심은경 "벼랑 끝에 서 있는 마음으로 연기"..데뷔 첫 연극 무대서 내공
OSEN 최이정 기자
발행 2026.05.26 08: 47

배우 심은경이 데뷔 후 첫 국내 연극 무대를 성공적으로 진행 중이다.
심은경은 지난 22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개막한 국립극단의 신작 연극 '반야 아재'(작 안톤 체호프, 번역 장한, 번안·연출 조광화, 5월 31일까지 공연)에서 '박이보(바냐)'의 조카 '서은희(쏘냐)' 역을 맡아 주연으로 무대에 올랐다. 이번 공연은 캐스팅 공개 직후 전 회차 전석 초고속 매진을 기록했다. 베일을 벗은 본 공연에서 심은경은 무대 위 호평을 이끌어내며 매체를 넘나드는 연기자로서의 내공을 다시 한번 증명했다.
연극 '반야 아재'는 러시아 사실주의 문학의 거장 안톤 체호프의 대표 희곡 '바냐 아저씨'를 조광화 연출이 한국적 정서와 시대적 배경을 입혀 새롭게 탄생시킨 작품이다.

시대적 배경을 1930년대 말 경성으로 옮겨, 근대식 정미소라는 상징적인 공간을 중심으로 인간의 상실과 무력감을 깊이 있게 풀어냈다. 대극장의 공간감을 적극 활용한 무대 장치와 1막 중반부터 실제로 쏟아지는 비 등은 인물들의 불안한 감정을 극대화하며 관객들의 몰입도를 높였다.
그 중심에서 극을 단단히 이끈 심은경은 실패한 짝사랑과 외모 콤플렉스를 안고 살아가면서도 고단한 현실을 묵묵히 견뎌내는 '서은희'를 섬세하고 입체적으로 그려냈다. 스크린을 넘어 무대로 연기 반경을 넓힌 그는 대사 한 마디, 눈빛 하나에도 복합적인 감정을 오롯이 담아냈다.
특히 공연의 대미를 장식하는 서은희의 엔딩 독백은 단연 압권이었다. 심은경은 담담한 어조로 “저세상에서 돌아보면 되죠. 우리가 얼마나 힘들었고 아파서 울었는지! (중략) 그때 환하게 웃으며 말해요. 그렇게 아파도, 우린 도망가지 않았구나. 살아갔구나”라는 대사를 뱉어내며 관객들의 마음을 깊숙이 파고들었다. 희망을 놓지 않는 서은희의 강인한 생명력이 심은경의 연기와 만나 객석에 묵직한 여운을 선사했다.
첫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친 심은경은 캐릭터에 대한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은희의 삶은 지리멸렬하고 숨이 턱 막힐 만큼 벅차다. 어쩌면 도망치고 싶었겠지만, 은희는 그 고단한 노동 속에서 결국 살아내는 것이 가장 값진 일이라는 것을 분명히 깨달았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마치 벼랑 끝에 서 있는 것 같지만, 그럼에도 삶을 포기하지 않고 작은 한 발을 내디디겠다는 마음으로 연기하고 있다"라며 "기라성 같은 선배님들과 무대에 설 수 있어 영광인 동시에 배우로서 정말 많은 것을 배웠다"고 벅찬 소회를 더했다.
이번 공연은 심은경과 더불어 박이보 역의 조성하를 비롯해 손숙, 남명렬, 기주봉, 정경순 등 한국 연극계를 이끌어온 거장들이 총출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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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국립극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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