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월드컵 개막을 앞두고 주장 완장을 잃었다.
일본축구협회(JFA)는 12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2026 북중미월드컵에 참가하는 일본 대표팀 명단 변경을 발표했다. 리버풀 소속 미드필더 엔도 와타루가 부상으로 팀에서 이탈하고, 보루시아 묀헨글라트바흐 공격수 마치노 슈토가 대체 발탁됐다. 엔도에게 배정됐던 등번호 6번도 비게 됐다.
단순한 명단 교체가 아니다. 로이터 통신은 엔도가 월드컵 출전 포기와 함께 대표팀 은퇴까지 선언했다고 전했다. 엔도는 부상 이후 회복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했고 후회는 없다는 취지의 입장을 남겼다. 월드컵에 나서지 못하는 아쉬움은 감추지 못했지만, 카타르 월드컵 이후 주장으로 팀을 이끌며 일본이 우승을 말할 수 있는 팀으로 성장한 것을 자랑스럽게 여겼다.

엔도는 일본 대표팀의 중원 중심이자 정신적 축이었다. 리버풀에서도 수비형 미드필더와 센터백을 오가는 활용도를 보여줬고, 대표팀에서는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 체제의 균형을 잡았다. 공을 오래 소유하는 일본의 빌드업에서 엔도의 위치 선정과 압박 대응은 출발점에 가까웠다. 공을 잃은 뒤 1차 저지선 역할도 엔도 몫이었다.
불과 한 달 전만 해도 엔도는 본선 명단 안에 있었다. 리버풀은 지난 5월 15일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엔도가 일본의 월드컵 명단에 포함됐고, 주장으로 대회에 나설 예정이라고 전했다. 엔도도 당시 부상 회복 과정이 쉽지 않았지만 자신을 믿고 준비하겠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본선 직전까지 희망이 남아 있었기에 이번 이탈의 타격은 더 크다.
몸은 끝까지 따라오지 않았다. 엔도는 리버풀 시즌 중 발 부상으로 이탈했고, 5월 31일 아이슬란드와 평가전에서 복귀했지만 전반만 소화한 뒤 불편함을 느꼈다. 일본은 멕시코 전지훈련과 내슈빌 베이스캠프에서 엔도의 상태를 지켜봤다. 공개 훈련에서 러닝과 패스 훈련을 소화하며 가능성을 남겼지만, 정상 훈련과 본선 첫 경기 출전까지는 시간이 부족했다.

대체 발탁된 마치노는 전방 자원이다. 엔도의 이탈로 중원 숫자를 보강한 것이 아니라 공격 옵션을 추가한 셈이다. 일본은 이미 미토마 가오루, 미나미노 다쿠미 등 공격 핵심 자원의 부상 공백도 안고 있었다. 엔도까지 빠지면서 모리야스호는 중원 보호와 전방 압박의 연결을 새로 맞춰야 한다. 본선 직전 흔들린 건 선수 한 명의 자리만이 아니다.
일본은 최근 두 차례 월드컵에서 모두 16강에 올랐다. 2022 카타르 대회에서는 독일과 스페인을 꺾고 조 1위를 차지했다. 이번 대회 목표도 더 높은 단계였다. 그래서 엔도의 부상 낙마는 더 뼈아프다. 주장, 수비형 미드필더, 경험 많은 유럽파라는 세 역할이 한꺼번에 빠졌다.
엔도는 마지막 메시지에서 앞으로는 팬으로 일본 대표팀을 응원하겠다고 밝혔다. 일본은 F조에 편성됐다. 첫 경기는 14일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열리는 네덜란드전이다. 이후 튀니지, 스웨덴을 차례로 만난다. 일본의 8번째 월드컵 본선은 주장 엔도 없이 시작된다.
첫 경기가 네덜란드전이라는 점도 부담이다. 일본은 대회 시작과 동시에 중원의 기준점을 바꿔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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