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전엔 등번호도 달지 못했던 공격수가 성장해 한국 축구를 구했다. 오현규(25, 베식타스)가 고열을 이겨내고 귀중한 역전골을 터트렸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12일(한국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의 에스타디오 과달라하라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A조 1차전에서 체코를 상대로 2-1 역전승을 거뒀다. 한국은 남아프리카공화국을 2-0으로 제압한 개최국 멕시코에 이은 조 2위에 올랐다.
한국은 3-4-3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이재성-손흥민-이강인, 이태석-황인범-백승호-설영우, 이기혁-김민재-이한범, 김승규가 선발 명단을 꾸렸다. 왼발잡이 센터백 김태현이 발목 부상으로 자리를 비우면서 최종 명단에 깜짝 승선한 이기혁이 선발 자리까지 꿰차게 됐다.

체코도 3-4-3 포메이션으로 맞섰다. 파벨 슐츠-파트리크 시크-루카시 프로보드, 야로슬라프 젤레니-알렉산드르 소이카-토마시 소우체크-블라디미르 초우팔, 라디슬라프 크레이치-로빈 흐라나치-샤체판 할로우페크, 마체이 코바르시가 선발로 나섰다. 예상과 달리 소이카와 젤레니가 선택받은 점이 눈에 띄었다.

오현규가 한국을 승리로 이끄는 역전골이자 결승골을 터트렸다. 그는 1-1로 맞서고 있던 후반 24분 교체 투입됐고, 경기장에 들어선 지 10분 만에 득점포를 가동하며 마음껏 포효했다.
후반 35분 백승호가 우측으로 파고드는 황인범을 향해 정확한 롱패스를 배달했다. 그대로 파고든 황인범이 낮은 크로스를 올렸고, 가까운 골문 쪽으로 쇄도하던 오현규가 발을 갖다 대며 마무리했다. 짜릿한 역전골이었다. 한국은 이 골을 지켜내며 승리를 완성했다.
경기 후 방송 인터뷰에서 오현규는 좀처럼 말을 잇지 못했다. 감정을 추스른 그는 "일단 뭐라고 말로 설명을 할 수 없도록 없는 감정인 것 같다"라며 "사실 오늘 경기 전에 몸이 너무 안 좋았다. 열이 38도까지 오르면서 '오늘 경기를 뛸 수 있을까'라는 생각도 많이 했다"고 고백했다.
이어 그는 "여기 계신 모든 스태프분들과 저희 닥터 선생님들이 극진하게 보살펴주신 덕분에 오늘 이렇게 경기를 뛸 수 있었고, 골도 넣을 수 있었던 것 같다"라고 감사를 표했다.

한국이 월드컵 본선 첫 경기에서 승리한 건 2010 남아공 월드컵 이후 16년 만이다. 4년 전 카타르 월드컵에선 27번째 멤버로 경기장 밖에서 힘을 보탰던 오현규가 더욱더 성장하면서 한국 축구를 승리로 이끄는 대표 공격수가 됐다.
오현규는 "이렇게 월드컵에 뛰는 것만으로도 정말 감격스럽고 너무 감사한 일이다. 감독님께서 기회를 주셔서 또 골까지 넣고, 승리할 수 있어서 스트라이커로서 다행이고 감사하다"고 밝혔다.
다음 경기는 개최국 멕시코다. 장소는 똑같이 에스타디오 과달라하라. 오현규는 "오늘 승리한 좋은 흐름대로, 겸손하게 하겠다. 멕시코 홈인 만큼 상대 분석을 잘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 100% 그 이상 쏟아낼 수 있도록 잘 준비하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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