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이 미국에서 열리고 있다. 그런데 정작 미국인들의 관심은 다른 곳을 향하고 있다.
영국 'BBC'는 12일(한국시간) "미국에서 월드컵은 NBA 파이널과 경쟁하고 있다"라며 대회 개막에도 좀처럼 달아오르지 않는 현지 분위기를 조명했다.
실제로 뉴욕과 로스앤젤레스 등 월드컵 주요 개최 도시에서는 축구보다 농구가 더 큰 관심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6/06/13/202606131028772942_6a2ccb195914b.jpg)
BBC는 뉴욕 맨해튼 거리에서 차량 위에 올라 환호하는 팬들과 해변가 술집이 들썩이는 모습을 소개했다. 하지만 그 열광의 이유는 월드컵이 아니었다.
뉴욕 닉스가 샌안토니오 스퍼스를 상대로 NBA 파이널 역사상 최대 역전승을 거두면서 도시 전체가 들썩인 것이다.
미국 대표팀이 파라과이와 월드컵 개막전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도 뉴욕 시민들의 관심은 농구에 쏠려 있었다. 한 닉스 팬은 BBC와 인터뷰에서 "솔직히 월드컵 관련 소식은 거의 챙겨보지 않았다. 지금 내 관심은 닉스뿐"이라고 말했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6/06/13/202606131028772942_6a2ccb19c1909.jpg)
또 다른 팬도 "NBA 파이널이 끝나면 그때 월드컵을 볼 것"이라며 "현재 뉴욕에서는 닉스가 모든 것을 집어삼키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1994년 미국 월드컵은 미국 축구 역사에서 중요한 전환점이었다. 대회 성공을 계기로 축구 인기가 상승했고 MLS 출범으로 이어졌다.
32년이 지난 지금, 월드컵이 다시 미국으로 돌아왔음에도 당시와 같은 열기는 아직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BBC의 진단이다.
물론 개최국 분위기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뉴욕 곳곳에서는 월드컵 참가국 색상으로 꾸며진 지하철을 볼 수 있고, 타임스스퀘어에는 리오넬 메시의 대형 광고판이 등장했다. 브라질과 모로코 유니폼을 입고 거리를 걷는 팬들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월드컵보다 NBA가 더 큰 화제를 모으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로스앤젤레스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LA 국제공항 주변에는 월드컵을 홍보하는 배너가 설치됐고, 도심 곳곳에는 미국 대표팀 선수들이 등장하는 전광판과 메시 벽화가 세워졌다.
그럼에도 축구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은 월드컵 개막 사실조차 모르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BBC는 택시 기사 한 명이 "월드컵이 열린다고? 누가 경기하는데?"라고 되묻는 사례를 소개하기도 했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6/06/13/202606131028772942_6a2ccb1a7e0eb.jpg)
심지어 스코틀랜드 대표팀 팬들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 28년 만에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은 스코틀랜드 팬들은 미국 보스턴에서 현지인들에게 "왜 미국에 왔느냐"는 질문을 받았다고 전했다.
한 스코틀랜드 팬은 "스코틀랜드 유니폼을 입고 있었는데도 우체국 직원이 월드컵이 열리는지조차 모르고 있었다"라고 말했다.
다만 대회 조직위원회는 시간이 흐를수록 분위기가 달라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래리 프리드먼 LA 월드컵 조직위원회 공동위원장은 "지금까지는 천천히 관심이 쌓여왔다. 하지만 개막이 다가오면서 사람들의 기대감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LA에는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이 살고 있고 많은 국가들이 이번 대회에 참가한다. 대회가 시작되면 분위기는 완전히 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젊은 세대에서는 월드컵에 대한 관심이 조금씩 높아지는 모습도 감지된다.
BBC와 인터뷰한 한 젊은 팬은 "친구들과 함께 응원 파티를 준비하고 있다. 아직 축구에 관심 없는 친구들도 있지만 미국 대표팀을 응원하며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라고 말했다.
다른 팬들 역시 "처음으로 월드컵을 챙겨볼 생각"이라며 개최국에서 열리는 월드컵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6/06/13/202606131028772942_6a2ccb1b089a0.jpg)
가장 큰 걸림돌은 티켓 가격이다. 미국의 월드컵 개막전을 앞두고도 표가 남아 있었지만 가장 저렴한 티켓 가격이 1120달러(약 162만 원)에 달했다.
현지 가족 팬들은 BBC에 "아이들과 함께 직접 경기장에 가고 싶지만 가격 때문에 사실상 불가능하다"라고 토로했다.
결국 미국 월드컵의 성공 여부는 개최국 미국 대표팀의 성적과도 직결될 전망이다.
BBC는 "미국이 좋은 성적을 거둘수록 관심도 커질 가능성이 높다"라며 "1994년 월드컵이 미국 축구의 성장 계기가 됐던 것처럼 이번 대회 역시 장기적으로 미국 축구에 큰 영향을 남길 수 있다"라고 전망했다.
월드컵은 미국에 돌아왔지만, 아직 미국 전체가 월드컵에 빠져든 것은 아니다. NBA 파이널과 높은 티켓 가격, 상대적으로 낮은 축구 관심도 속에서 북중미 월드컵은 이제 막 미국인들의 마음을 얻기 위한 경쟁을 시작했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6/06/13/202606131028772942_6a2ccb1b8a268.jpg)
한편 미국은 13일 파라과이와 맞붙어 4-1로 승리했다. 이 경기 결과로 월드컵 열기를 끌어 올릴 수 있을지 지켜보자. /reccos23@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