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이을용도 뿌듯해 할 활약이었다. 이태석(24, 아우스트리아 빈)이 기대 이상의 경기력으로 홍명보호의 승리에 힘을 보탰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12일(한국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의 에스타디오 과달라하라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A조 1차전에서 체코를 상대로 2-1 역전승을 거뒀다. 한국은 같은 날 남아프리카공화국을 2-0으로 제압한 개최국 멕시코에 이은 조 2위에 올랐다.
짜릿한 역전승이었다. 한국은 초반부터 체코의 뒷공간을 공략하며 경기를 주도했다. 하지만 몇 차례 좋은 기회를 만들고도 상대 골키퍼 선방에 막혀 득점하지 못했고, 후반 14분 롱스로인 한 방에 먼저 실점하며 끌려갔다. '장신 군단' 체코의 높이에 알고도 당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홍명보호는 그대로 무너지지 않았다. 후반 22분 황인범의 침착한 마무리로 동점을 만들었고, 후반 35분 손흥민 대신 교체 투입된 오현규의 역전골로 경기를 뒤집었다. 한국은 더 이상 실점하지 않고 경기를 마치면서 2010 남아공 월드컵 이후 16년 만에 월드컵 1차전 승리를 손에 넣었다.

왼쪽 윙백으로 출전한 이태석도 단단한 활약을 펼치며 합격점을 받았다. 옌스 카스트로프를 제치고 선발로 나선 그는 부지런히 좌측면을 누비며 공수에 기여했다. 평가전에서 이따금 뒷공간을 노출하며 불안감을 남겼던 모습은 더 이상 찾아볼 수 없었다.
사실 팬들 사이에선 독일 혼혈 출신 카스트로프가 기용될 것이란 예상도 적지 않았다. 그는 소속팀 묀헨글라트바흐에서도 공격적인 왼쪽 윙백으로 자리 잡은 데다가 대회 직전 친선경기에서도 공격적인 재능을 뽐냈기 때문. 분데스리가 무대에서도 통하고 있는 카스트로프의 활약을 충분히 기대해 볼 법했다.
하지만 홍명보 감독은 전문 수비수가 아닌 카스트로프 대신 이태석을 선발로 내세웠다. 공수 밸런스에 더 신경 쓰면서 체코의 주요 공격 루트 중 하나인 블라디미르 초우팔을 활용한 우측을 틀어막겠다는 생각이었다. 또한 체코의 장신 군단을 상대로 빠른 타이밍의 크로스와 뒷공간 공략이 필요하다는 점에서도 오른발잡이 카스트로프보다는 왼발잡이 이태석이 유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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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적으로 홍명보 감독의 선택은 옳았다. 이태석은 왼쪽 센터백 이기혁과 호흡을 맞추며 안정적으로 체코 공격을 막아냈고, 적극적으로 오버래핑하며 제 몫을 해냈다. 손흥민을 향한 컷백 패스로 어시스트에 가까운 장면을 만들기도 했다. 물론 다음 경기에선 카스트로프가 더 좋은 활약을 펼칠 수도 있지만, 이날만큼은 이태석이 정답이었다.
이태석은 후반 24분 엄지성과 교체되기 전까지 패스 성공률 84%(21/25), 키패스 2회, 롱패스 성공률 80%(4/5), 피파울 1회 등을 기록했다. 특히 체코의 장신 공격수들을 상대로도 적극적으로 싸워주며 헤더 클리어링 5회, 공중볼 경합 성공 3회(3/6)를 기록한 점이 인상 깊었다.
특별한 기록도 작성한 이태석이다. 그는 2002 한일 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이었던 아버지 이을용의 뒤를 이어 월드컵 무대를 누비며 한국 축구 역사상 두 번째로 대를 이어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은 선수가 됐다. 이전까지는 '차범근-차두리' 부자가 유일했다.
한편 이을용은 차남 이승준(용인FC)과 함께 이천수의 유튜브 채널 '리춘수'에 출연해 아들의 활약을 함께 지켜봤다. 그는 이태석이 교체 아웃되자 "할 만큼 했어"라며 박수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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