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 케인(33, 바이에른 뮌헨)의 페널티킥은 한 번 막혔다. 그러나 VAR은 다시 킥을 선언했고, 케인은 두 번째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잉글랜드는 18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 댈러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L조 1차전에서 크로아티아를 4-2로 꺾었다.
경기는 초반부터 뜨거웠다. 잉글랜드는 전반 9분 페널티킥을 얻었다. 루카 모드리치가 박스 안에서 노니 마두에케를 막는 과정에서 파울을 범했고, 주심은 곧바로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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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커는 케인이었다. 케인의 첫 슈팅은 크로아티아 골키퍼 도미니크 리바코비치에게 막혔다. 잉글랜드 입장에서는 아쉬운 장면이었다. 그러나 곧바로 VAR이 개입했다. 이유는 리바코비치의 위치였다.
영국 'BBC'는 18일 "케인은 VAR 덕분에 크로아티아를 상대로 페널티킥 선제골을 넣을 수 있었다"라며 해당 장면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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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정상 페널티킥이 진행되는 순간 골키퍼는 한쪽 발을 골라인 위에 두고 있거나, 최소한 골라인 위 공중에 위치해야 한다. 하지만 중계 화면상 리바코비치는 케인이 킥을 하기 직전 아주 미세하게 먼저 앞으로 움직인 것으로 확인됐다.
그런데 BBC는 여기서 끝이 아니라고 짚었다. 설령 리바코비치가 골라인 위에 정확히 남아 있었다고 해도, 케인의 페널티킥은 다시 선언될 수 있었다.
리바코비치가 케인의 첫 슈팅을 막은 뒤 흐른 공은 맨체스터 시티 수비수 요슈코 그바르디올에게 향했다. 그바르디올은 곧바로 공을 걷어냈다. 문제는 그바르디올 역시 케인이 킥을 하는 순간 너무 빨리 박스 안으로 들어왔다는 점이다.
수비수가 페널티킥 전에 박스 안으로 들어왔다고 해서 무조건 재시도가 선언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 움직임이 상대 공격수에게 영향을 줬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당시 마두에케는 그바르디올 뒤쪽에 있었다. 그바르디올이 먼저 박스 안으로 들어와 공을 걷어내면서, 마두에케가 리바운드 슈팅을 시도할 기회를 막은 셈이 됐다. 결국 골키퍼의 이른 움직임과 수비수의 박스 침범이 모두 맞물리며 잉글랜드에 다시 기회가 주어졌다.
케인은 두 번째 시도에서 실수하지 않았다. 그는 오른발로 침착하게 골망을 흔들며 잉글랜드에 선제골을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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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로운 점은 케인에게 비슷한 경험이 있었다는 것이다. BBC에 따르면 케인은 올 시즌 바이에른 뮌헨 소속으로 아탈란타를 상대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경기에서도 비슷한 상황을 겪었다.
당시 케인은 경기 후 "상대 골키퍼가 골라인에서 먼저 나오는 것을 좋아한다는 것을 봤다. 내가 멈추면 골키퍼가 너무 앞으로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했고, 실제로 그렇게 됐다"라고 말한 바 있다.
크로아티아전에서도 비슷한 장면이 나왔다. 케인은 특유의 타이밍 조절로 골키퍼의 움직임을 유도했고, 리바코비치는 아주 미세하게 먼저 움직였다. 결과적으로 첫 슈팅은 막혔지만, VAR 판독 끝에 케인은 두 번째 기회를 얻었다.
전 잉글랜드 수비수 코너 코디는 BBC 라디오 5 라이브를 통해 케인의 영리함을 칭찬했다. 그는 "케인은 어떤 방식의 페널티킥도 찰 수 있다. 그만큼 페널티킥을 잘 찬다"라고 말했다.
이어 코디는 "만약 케인이 상대 골키퍼들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어떤 습관을 가지고 있는지 보고 이런 생각을 한 것이라면 정말 영리한 일이다. 그는 분명히 훈련했고, 골키퍼를 분석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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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토트넘 홋스퍼·잉글랜드 골키퍼 폴 로빈슨도 비슷한 의견을 냈다. 그는 "케인에게 효과가 있었다. 골키퍼는 골라인에서 나왔다. 흥미로운 점은 케인이 두 번째 킥에서도 같은 기술을 유지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로빈슨은 첫 번째 슈팅 자체는 완벽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첫 번째 페널티킥은 골키퍼에게 너무 가까웠다. 골키퍼가 유리한 위치를 얻으려 하지 않았더라도 막았을 가능성이 있었다"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케인은 첫 번째 페널티킥에서 배웠다. 같은 방향으로 차는 용기를 냈고, 두 번째 슈팅은 훨씬 더 코너에 가까웠다. 그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수많은 페널티킥을 연습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케인은 이 골 이후 전반 42분 데클란 라이스의 코너킥을 헤더로 마무리하며 멀티골을 완성했다. 이 득점으로 케인은 월드컵 본선 통산 10골에 도달했고, 게리 리네커가 보유한 잉글랜드 월드컵 최다골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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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글랜드는 케인의 멀티골, 주드 벨링엄의 후반 초반 결승골, 교체 투입된 마커스 래시포드의 쐐기골을 묶어 크로아티아를 4-2로 제압했다. 크로아티아는 마틴 바투리나와 페타르 무사의 골로 두 차례 따라붙었지만, 끝내 승부를 뒤집지는 못했다.
첫 번째 페널티킥은 막혔다. 하지만 규정은 케인에게 두 번째 기회를 줬고, 케인은 그 기회를 골로 바꿨다. 잉글랜드의 월드컵 첫 승은 그렇게 VAR과 케인의 침착함에서 출발했다. /reccos23@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