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호 후계자는 여전히 허경민의 자리가 낯선 걸까. 1차지명 예비역 기대주가 수비에서 또 실수를 범하며 5회초 6실점 빅이닝 헌납의 빌미를 제공했다.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는 지난 1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펼쳐진 2026 신한 SOL KBO리그 KT 위즈와의 시즌 8차전에서 1-8 완패를 당하며 2연패에 빠졌다. 선두 경쟁 중인 KT의 높은 벽을 실감, 6연속 위닝시리즈 도전이 좌절됐다.
승부처는 1-1로 팽팽히 맞선 5회초였다. 두산 선발 타카다 타쿠로가 선두타자 한승택의 2루타, 최원준의 사구로 처한 1사 1, 3루에서 김현수를 만나 초구에 1타점 우전 적시타를 맞았다.

문제의 상황은 다음타자 타석 때 발생했다. 1사 1, 2루 위기에서 타카다가 안현민에게 내야땅볼을 유도한 상황. 3루수 안재석이 이를 캐치하며 병살타에 의한 이닝 종료가 예상됐으나 안재석이 2루에 부정확한 송구를 하며 1루주자를 포스아웃 시키는 데 그쳤다. 외야로 빠질 뻔한 공을 2루수 이유찬이 슬라이딩을 통해 가까스로 잡아낸 뒤 2루 베이스를 밟았다. 중계진은 “마치 골키퍼가 공을 막아내듯이 이유찬이 막아냈다”라고 평가했다.
2루 악송구를 떠나 안재석의 최초 판단에 짙은 아쉬움이 남았다. 3루 베이스 근처에서 타구를 잡았기에 3루 베이스를 직접 밟고 1루로 던져 병살 플레이를 완성할 수 있었으나 이보다 힘든 길을 택했고, 송구까지 부정확했다. 타자주자가 최근 햄스트링 부상에서 회복한 안현민이라 1루 승부가 충분히 승산이 있었다. 그러나 안재석에게 3루 베이스라는 선택지는 아예 없었고, 악송구로 인해 3루수-2루수-1루수 병살타를 완성시키지도 못했다.
결과적으로 안재석의 판단 미스는 이날의 승부처가 돼버렸다. 타카다는 샘 힐리어드의 볼넷으로 이어진 만루에서 김민혁에게 2타점 중전 적시타를 맞고 박치국에게 바통을 넘겼다. 그리고 박치국이 허경민, 오윤석에게 연속 적시타, 권동진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하며 상대에 승기를 내줬다. 이닝을 끝내야할 때 끝내지 못한 대가는 가혹했다.

공교롭게도 두산 김원형 감독은 경기에 앞서 흔들리는 안재석의 수비에 대해 애정 어린 쓴소리를 했다. 김 감독은 “(안)재석이는 안타가 안 나오면 부담을 갖는다. 중요한 순간에 삼진을 당하거나 병살타를 치면 미안하고 부담스러울 수 있는데 빨리 잊고 다음 이닝 수비에 집중해야 한다. 앞선 타석의 잔상이 계속 있으면 수비 실수가 나오기 마련이다. 타격 부진이 수비로 이어지면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안타를 못 치면 몇 타석 기다려줄 수 있지만, 수비는 아니다. 그래서 재석이가 2군에 있을 때도 수비를 더 중요시하라는 메시지를 줬다”라며 “1군에서 좋은 타격을 바탕으로 당장 주전을 하고 싶은 마음은 이해하나 수비가 안 되면 감독은 부담이 크다. 타격이 안 돼도 수비는 집중하는 선수가 됐으면 한다. 정수빈, 조수행, 박찬호 모두 수비를 잘해서 여기까지 온 선수들이다”라는 바람을 남겼다.
안재석은 이날 8번타자를 맡아 타석에서도 3타수 무안타 침묵했다. 2회말 2루수 뜬공, 4회말 우익수 뜬공, 6회말 중견수 뜬공을 기록한 뒤 대타 교체됐다. 최근 2경기 7타수 무안타 부진 속 시즌 타율이 2할2푼9리까지 떨어진 상황. 수비도 공격도 모두 풀리지 않는 총체적 난국이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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