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도 화려한 '라스트 댄스'는 볼 수 없는 걸까. 4년 전 눈물 흘리며 퇴장했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41, 알 나스르)가 돌아온 월드컵 무대에서 시작부터 고개를 떨궜다.
포르투갈은 18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NRG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K조 1차전에서 콩고민주공화국과 1-1로 비겼다.
사실 경기 전까지만 해도 포르투갈의 낙승이 점쳐졌다. FIFA 랭킹만 놓고 봐도 포르투갈은 세계 7위로 유럽에서도 손꼽히는 강팀 중 하나이고, 콩고민주공화국은 FIFA 랭킹 45위인 데다가 월드컵 경험이 있는 선수들이 한 명도 없기 때문. 무엇보다 주앙 네베스와 비티냐, 브루노 페르난데스 등이 버티고 있는 포르투갈 중원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기대받았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 보니 달랐다. 포르투갈은 전반 6분 네베스의 헤더 선제골로 기분 좋게 출발했지만, 이후로는 좀처럼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지 못했다. 오히려 전반 추가시간 요안 위사에게 헤더 동점골을 허용하고 말았다.

후반전도 쉽지 않았다. 콩고민주공화국이 위협적인 역습을 펼치며 포르투갈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골대 불운이 아니었다면 경기를 뒤집을 수도 있었다.
반대로 포르투갈은 빈공을 거듭하면서 더 이상 콩고민주공화국의 골문을 열지 못했다. 결국 우승 후보 중 하나로 꼽히던 포르투갈은 그대로 승점 1점에 만족해야 했다. 이날 포르투갈이 기록한 슈팅은 고작 7개로 콩고민주공화국(8개)보다도 적었다.
특히 호날두가 90분 동안 아무 존재감도 드러내지 못했다. 오히려 그는 골문 앞에서 동료에게 양보했다면 더 좋은 슈팅 기회가 될 뻔했던 상황에서 형편없는 슈팅을 날리면서 머리를 감싸 쥐었다. 이날 호날두의 기록은 슈팅 5회, 유효 슈팅 0회, 기회 창출 0회, 피파울 0회로 초라했다.
사실 호날두는 지난 2022 카타르 월드컵이 마지막 대회일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그는 8강에서 모로코의 돌풍에 집어삼켜져 탈락한 뒤 눈물을 흘리며 퇴장했고, 다시 돌아와 자신의 통산 6번째 월드컵 무대를 누비게 됐다. 호날두는 이번 대회가 정말 마지막이라며 남다른 각오를 다지기도 했다.

그러나 월드컵 첫 경기에서 볼 수 있었던 건 세월의 흔적뿐이었다. 당연히 해외 언론에서도 집중 포화가 쏟아지고 있다. '디 애슬레틱'은 "한때 위대했던 선수의 초라한 잔영"이라며 "한 시간 넘게 사실상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실수도 없었다. 그냥 없는 것과 다르지 않았다"라고 지적했다.
영국 '포포투' 역시 "호날두는 포르투갈의 발목을 잡고 있다. 그리고 그의 개인주의가 월드컵에서 우승한다면 축구에는 결코 좋은 일이 아닐 것"이라며 "리오넬 메시는 발롱도르를 8번 받았고, 월드컵까지 들어 올렸다. 그래서 호날두는 그것을 따라잡기 위해 여전히 버티고 있는 듯하다. 마치 무파사가 절벽에 매달려 있는 것처럼"이라고 꼬집었다.
또한 매체는 "2026년의 호날두는 또 다른 차원의 존재다. 대역배우처럼 보인다. 로베르토 마르티네스 감독이 자기도 모르게 포르투갈이라는 배를 묶어 놓은 거대한 자아의 닻"이라며 "그 닻은 과거 유벤투스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그랬듯, 팀 전체를 가라앉힐 수 있다"고 경고했다.

호날두가 마네킹이나 다름없었다는 직격탄도 등장했다. 영국 '인디펜던트'는 "10명과 동상 하나: 포르투갈은 또다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자존심을 위해 월드컵을 희생하고 있다"라며 "만약 포르투갈이 호날두 없이 뛰었다면 이겼을지도 모른다"고 강조했다.
심지어 포르투갈 자국 내에서도 비판이 쇄도했다. '아 볼라'는 신문 1면 제목으로 "이래서는 안 된다"라며 주장 호날두의 사진을 대문짝만하게 실었다. 매체는 "호날두는 90분을 뛰었지만, 평소답지 않게 두 번의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날렸다"고 짚었다.
'헤코르드'도 마찬가지였다. 매체는 "이래서는 포르투갈에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라며 "팀과 마찬가지로 영감이 부족했다. 호날두는 자신의 최고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했다"고 적었다. 이외에도 포르투갈 매체들은 "호날두는 더 이상 플러스가 아니다", "한심할 정도로 평범한 경기력", "형편없는 경기력" 등의 신랄한 비판을 터트렸다.
다만 호날두는 우즈베키스탄과 2차전에서도 선발 출전할 가능성이 커보인다. 마르티네스 감독은 경기 후 "득점이 필요한 상황에 세계 최고의 골잡이를 빼는 건 말도 안 되는 일"이라며 "박스 안에서 호날두가 가진 경험은 굉장히 중요하다. 그가 수비를 끌어당겨주는 게 중요하다"고 비판을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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