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최국의 압도적인 응원은 결국 경기장 안에서도 영향을 미쳤다. 한국이 치명적인 수비 실수로 선제골을 내준 배경에도 엄청난 함성이 있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19일(이하 한국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 에스타디오 아크론에서 열린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2차전서 개최국 멕시코와 맞대결을 펼치고 있다.
경기 전부터 예상됐던 부분은 멕시코 팬들의 응원이었다. 할리스코주 정부가 경기 당일 휴교를 결정할 정도로 관심이 뜨거웠고 경기장은 초록색 유니폼을 입은 멕시코 팬들로 가득 찼다. 국가가 연주될 때부터 경기장은 거대한 함성으로 뒤덮였다.

한국 선수들은 경기 내내 엄청난 소음 속에서 경기를 치러야 했다. 결국 우려했던 장면이 나왔다.
한국은 후반 5분 치명적인 실수로 선제골을 허용했다.
멕시코의 공격 상황에서 페널티지역 안으로 높게 떠오른 볼을 김승규가 처리하기 위해 뛰어올랐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이기혁도 같은 공간으로 진입했다는 점이다.
평소 같으면 골키퍼의 콜에 따라 수비수가 비켜주거나 움직임을 조정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경기장을 가득 메운 멕시코 팬들의 함성 속에서 의사소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결국 김승규와 이기혁의 동선이 겹쳤고 김승규는 공을 완벽하게 처리하지 못했다. 캐칭 후 착지 과정에서 볼을 놓쳤고 이를 놓치지 않은 로모가 빈 골문에 침착하게 밀어 넣으며 선제골을 기록했다.
실점 직후 한국 선수들은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김승규는 머리를 감싸 쥐며 자책했고 수비진 역시 서로를 바라보며 상황을 정리하는 모습이었다.
대표팀 입장에서는 단순한 기술적 실수로 보기 어려운 장면이었다.
이날 에스타디오 아크론은 사실상 거대한 멕시코 응원장과 같았다. 한국 선수들이 공을 잡을 때마다 야유가 쏟아졌고 멕시코가 공격에 나설 때마다 경기장이 흔들릴 정도의 함성이 이어졌다.
축구에서 골키퍼와 수비수의 소통은 매우 중요하다. 특히 공중볼 상황에서는 골키퍼의 콜이 절대적이다. 하지만 수만 명 관중이 만들어낸 엄청난 소음은 그 기본적인 의사소통마저 어렵게 만들었다.
월드컵 무대에서 개최국이 갖는 가장 큰 이점 중 하나가 바로 홈 응원이다.

이날 과달라하라에서는 그 위력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멕시코 팬들은 경기 시작부터 끝까지 쉬지 않았고 결국 한국 수비진의 순간적인 혼선을 유발하는 데도 영향을 미쳤다.
체코전에서 역전승을 만들었던 한국은 이번에는 개최국의 거센 응원 속에서 예상치 못한 변수와 마주하게 됐다. 그리고 그 대가는 선제 실점이라는 뼈아픈 결과로 이어졌다. / 10bird@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