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일주일 사이 ‘캡틴’ 손흥민의 손끝에서 전혀 다른 무게감이 전해졌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19일(한국시간) 멕시코 에스타디오 과달라하라에서 열린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2차전에서 개최국 멕시코에 0-1로 아쉬운 패배를 당했다. 체코전 역전승(2-1 승)의 기세를 이어가려 했지만 치명적인 실책과 골 운이 따르지 않으며 조 2위가 됐다.
이날 손흥민은 최전방에서 외로운 싸움을 벌였다. 많은 기회를 잡지 못했지만 공을 잡을 때마다 드리블 성공률 100%, 지상 경합 성공률 100%를 기록하며 전방에서 버텨냈다. 하지만 흐름을 바꾸려는 홍명보 감독의 선택에 따라 후반 12분 오현규와 교체되며 벤치로 향했다. 1차전 체코전과 판박이 같은 교체 타이밍이었다.

눈길을 끈 장면은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린 직후에 나왔다.
1차전 체코전 당시 후반 임시 주장을 맡았던 김민재는 경기가 끝나자마자 손흥민에게 정중히 주장 완장을 돌려줬다. 손흥민 역시 환한 미소와 함께 다시 완장을 팔에 차며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다. 전 세계 축구팬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만든 ‘두 월클의 리스펙트’였다.
하지만 멕시코전 패배 직후의 공기는 전혀 달랐다. 경기 후 김민재는 다시 한번 손흥민에게 다가와 주장 완장을 건넸다. 그러나 손흥민은 완장을 차지 않았다.
손흥민은 건네받은 완장을 왼손에 그대로 꼭 쥔 채 후배들에게 직행했다. 패배의 아쉬움으로 고개를 숙인 팀원을 일일이 안아주고 다독이기 바빴다.





원정 응원석 붉은악마를 향해 인사를 건넬 때도 완장은 그의 팔이 아닌 ‘손’에 쥐어져 있었다. 캡틴으로서 패배를 막지 못했다는 무거운 책임감이 그의 손끝에 고스란히 묻어난 장면이었다. 본인의 교체 아쉬움이나 씁쓸함은 철저히 뒤로한 채 의기소침해진 팀원들과 팬들을 먼저 생각한 리더의 품격이기도 했다.
1패를 안았지만 대표팀의 월드컵은 끝나지 않았다. 완장을 손에 쥐고 후배들의 멘털부터 수습한 손흥민의 '손의 리더십'이 다가올 운명의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다시 한번 대표팀을 하나로 묶어세울 수 있을지 주목된다.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