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의 위상에서 많이 추락했다. 하지만 팀을 위해서 어떤 보직에서든지 기꺼이 나서고 있다. KBO MVP 출신 에릭 페디(시카고 화이트삭스)가 궂은 일을 마다하지 않으면서 자신의 가치를 보여주고 있다.
페디는 25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레이트 필드에서 열린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와의 경기, 오프너 이후 팀의 두 번째 투수로 등판해 4이닝 5피안타 3볼넷 2탈삼진 2실점(1자책점)의 기록을 남겼다.
이날 페디는 오프너 선발 크리프 머피에 이어 2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등판했다. 출발은 좋지 않았다. 리스 호스킨스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허용한 뒤 카흐릴 왓슨에게도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을 내주며 1사 1,2루 위기를 자초했다. 하지만 다니엘 슈니먼을 상대로 2루수 땅볼을 유도하면서 병살타로 2회를 마무리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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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회에는 패트릭 베일리를 3루수 땅볼로 처리했다. 스티븐 콴에게 좌전안타를 맞았지만 트래비스 바자나를 2루수 땅볼로 유도해 1루 선행주자를 잡아냈고 브라이언 로키오를 3루수 직선타로 처리하며 3회를 넘겼다. 4회에는 선두타자 데이빗 프라이를 유격수 땅볼로 처리한 뒤 카일 만자르도에게는 중전안타를 내줬다. 하지만 리스 호스킨스를 삼진 처리한 뒤 카흐릴 왓슨을 중견수 뜬공으로 돌려세워 이닝을 정리했다.
5회는 다니엘 슈니먼을 2루수 뜬공 처리한 뒤 패트릭 베일리를 3루수 땅볼로 잡아냈다. 2사 후 스티븐 콴에게 다시 중전안타를 맞았지만 트래비스 바자나를 우익수 뜬공 처리하면서 경기 중반을 넘겼다. 0-0의 팽팽한 균형이 이어지고 있었다.
그러나 페디는 결국 실점했다. 수비 도움을 받지 못했다. 5회 선두타자 브라이언 로키오에게 우전안타를 맞았다. 데이빗 프라이를 유격수 땅볼로 유도했지만 실책이 나오면서 무사 1,2루 위기가 이어졌다. 카일 만자르도에게도 볼넷을 내주며 무사 만루 위기가 이어졌다. 리스 호스킨스를 삼진 처리하며 한숨을 돌렸지만 카흐릴 왓슨에게 2타점 좌전 적시타를 얻어 맞았다. 여기에 또 다시 송구 실책이 겹쳤다. 1사 2,3루로 위기가 증폭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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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디의 임무는 여기까지였다. 이후 브랜든 아이서트에게 공을 넘겼다. 다니엘 슈니먼을 삼진, 패트릭 베일리도 삼진 처리하면서 추가 실점 없이 6회를 마무리 지었다. 페디의 실점도 늘어나지 않았다.2023년 NC 다이노스 유니폼을 입고 20승 6패 209탈삼진 평균자책점 2.00으로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했고 정규시즌 MVP, 최동원상, 골든글러브를 석권한 페디다. 메이저리그에서 실패로 판정 받은 1라운드 유망주가 한국에서 부활했다. 이후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2년 1500만 달러 계약을 맺으면서 메이저리그로 금의환향했다. KBO리그 역수출 투수 가운데 역대 최고액 계약이었다.
메이저리그 복귀 첫 시즌이었던 2024년에는 시즌 중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로 트레이드됐고 31경기 177⅓이닝 9승 9패 평균자책점 3.30의 기록을 남겨미 메이저리그에 연착륙하는 듯 했다. 하지만 이듬해 페디는 32경기(24선발) 4승 13패 평균자책점 5.49에 그쳤다. 세인트루이스를 떠나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밀워키 브루워스 등 팀을 전전했다. 가는 팀마다 방출 되면서 떠돌이 신세로 위상이 추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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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KBO리그 복귀 루머가 솔솔 피어올랐다. 페디의 보류권을 쥐고 있었던 NC가 페디의 복귀를 적극적으로 추진했다. 페디에게 최고액 수준의 대우를 준비했다. 그러나 페디는 메이저리그 잔류 의사가 더 강했고 화이트삭스와 1년 150만 달러 계약을 다시 체결했다.페디는 선발 로테이션이 포함된 가운데 시즌을 시작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오프너 투수 이후 뒤에 롱릴리프로 나서는 벌크가이 역할을 주로 맡고 있다. 이날 역시 페디의 역할을 벌크가이였다. 선발로 나서든, 벌크가이로 나서든 어디서든지 제 몫을 해내고 있다. 6월 5경기에서 선발 등판은 한 번 뿐이었고 최근 4경기 모두 벌크가이 롱릴리프였다. 6월 성적은 5경기 평균자책점 1.69(21⅓이닝 4자책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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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디가 맡는 역할에 만족하지 못하는 선수도 있다. 2024년 KIA 타이거즈에서 활약했던 에릭 라우어는 벌크가이 역할에 대놓고 불만을 품기도 했다. 라우어는 지난 5월, 토론토 블루제이스 시절 “솔직히 말해서 그건(오프너 이후 벌크가이 등판) 진짜 싫다. 참을 수 없을 정도다. 경기 전 루틴이 깨진다. 리듬과 루틴이 깨져서 힘들다. 이런 방식이 계속되길 바라지 않지만 그건 내 권한 밖의 일이다”고 자신의 기용 방식에 대한 불만을 폭발시키기도 했다. 존 슈나이더 감독을 저격하는 발언이기도 했다. 결국 라우어는 토론토에서 방출됐고 LA 다저스에서 새출발했다.
페디의 메이저리그 커리어에 다시 굴곡이 생겼지만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을 충실히 해내면서 자신의 가치를 다시 높이고 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