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유율은 한국이 압도했다. 하지만 승리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몫이었다. 숫자를 들여다보면 이유는 분명했다. 공은 오래 소유했지만 정작 상대 골문을 위협하는 공격은 부족했고, 결정적인 장면은 오히려 남아공이 더 많이 만들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25일(이하 한국시간) 멕시코 몬테레이 BBVA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최종전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에 0-1로 패했다.
비기기만 해도 자력으로 32강 진출을 확정할 수 있었던 경기였다. 그러나 한국은 끝내 승점을 얻지 못했고 조 3위로 내려앉으며 다른 조 결과를 기다려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경기 직후 해외에서도 한국의 경기력을 냉정하게 평가했다.
경기 분석에서는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남아공 벤치는 환호했다. 남아공은 한국을 1-0으로 꺾고 사상 처음으로 월드컵 토너먼트에 진출했다"며 "결승골을 넣은 마세코는 팀에 승리를 안길 자격이 충분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눈에 띄는 대목은 한국 공격에 대한 분석이었다.
풋몹은 "남아공은 경기 초반 한국의 압박을 잘 버텨냈고, 한국은 공격에서 영감을 전혀 보여주지 못했다(Lacking in inspiration)"고 지적했다.
단순한 인상이 아니라 기록도 이를 뒷받침했다.
한국은 90분 동안 볼 점유율 **68.4%**를 기록했다. 경기 내내 공은 한국이 더 오래 소유했다. 얼핏 보면 한국이 경기를 지배한 것처럼 보일 수 있는 수치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공격 지표인 기대득점(xG) 은 달랐다. 한국의 기대득점은 1.0에 그쳤다. 반면 남아공은 1.1을 기록했다.
기대득점은 슈팅의 위치와 각도, 득점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계산하는 지표다. 다시 말해 남아공이 한국보다 더 좋은 득점 기회를 만들었다는 의미다. 실제 경기 내용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한국은 전반부터 점유율을 가져갔지만 대부분 후방과 중원에서 공을 돌리는 데 그쳤다. 남아공 수비를 흔들 수 있는 전진 패스나 침투는 많지 않았고, 공격 템포도 느렸다.
반면 남아공은 한국의 빌드업을 무리하게 따라가지 않았다. 라인을 내린 뒤 공간을 지키면서 한국의 실수를 기다렸고, 공을 빼앗으면 빠르게 측면으로 연결해 역습을 전개했다.
한국이 가장 경계했던 방식이었다. 홍명보 감독 역시 경기 전 기자회견에서 "남아공은 역습이 가장 위협적인 팀"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정작 경기에서는 그 장면을 막아내지 못했다.

결국 후반 18분 한국 수비 뒷공간을 공략한 남아공은 타펠로 마세코의 왼발 슈팅으로 결승골을 만들어냈다. 한국은 뒤늦게 손흥민과 조규성 등을 투입하며 반격에 나섔지만 끝내 남아공 수비를 무너뜨리지 못했다.
볼은 오래 소유했지만 상대를 흔들지 못했고, 남아공은 적은 점유율 속에서도 더 효율적으로 경기를 운영했다. 축구통계매체 풋몹에 따르면 한국은 68.4%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숫자는 1.0과 1.1이었다.
점유율에서는 한국이 압도했지만, 가장 결정적인 공격 지표에서는 남아공이 앞섰다. 그리고 그 작은 차이가 결국 월드컵 조별리그 최종전의 승패를 갈랐다. / 10bird@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