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통령인데 美 경기 안 봤다...트럼프, 월드컵 불참 둘러싼 '분석' "놀랄 일 있을 것"
OSEN 정승우 기자
발행 2026.06.28 07: 29

개막 전엔 그렇게 시끄럽더니, 도널드 트럼프(80) 미국 대통령은 아직 월드컵 경기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영국 'BBC'는 27일(이하 한국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많은 이들이 예상한 것과 달리 아직 월드컵 경기를 한 차례도 관전하지 않았다"라며 그의 월드컵 불참 배경을 조명했다.
미국은 2026 FIFA(국제축구연맹) 북중미 월드컵 공동 개최국이다. 캐나다, 멕시코와 함께 대회를 치르고 있다. 미국 대표팀도 조별리그 3경기 중 2경기에서 승리하며 토너먼트 진출에 성공했다. 개최국 대통령이 자국 경기장에 모습을 드러낼 것이라는 예상은 자연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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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대회 전부터 월드컵에 각별한 관심을 보여왔다. 그는 FIFA의 티켓 판매 규모를 언급하며 "역대 가장 성공적인 월드컵"이라고 평가했다. 지난해 대통령 취임 전날 열린 집회에서도 월드컵을 언급했다. 지난해 12월 워싱턴 D.C.에서 열린 조 추첨식에도 중심 인물로 등장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으로부터 FIFA 초대 평화상을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과 인판티노 회장은 최근 몇 년간 가까운 관계를 유지해 왔다. 인판티노 회장은 백악관 집무실은 물론 트럼프 대통령의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자택에도 초청된 인물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주요 스포츠 이벤트에는 꾸준히 모습을 드러냈다. 두 번째 임기 동안 슈퍼볼, 지난해 여름 클럽월드컵 결승, 베스페이지에서 열린 골프 라이더컵 개막일 등을 직접 찾았다. 이런 점 때문에 월드컵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낼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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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작 미국이 지난 12일 로스앤젤레스에서 파라과이를 상대로 대회 첫 경기를 치렀을 때 트럼프 대통령은 없었다. 개막 행사 직후 열린 경기였지만, 워싱턴에서는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이 대신 현장을 찾았다.
BBC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틀 뒤 백악관 잔디밭에서 열린 종합격투기 UFC 행사를 우선순위에 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 행사는 그의 80번째 생일과 미국 건국 250주년을 기념하는 성격을 갖고 있었다.
개최국 정상은 보통 자국의 월드컵 첫 경기에 참석해왔다.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는 셰이크 타밈 빈 하마드 알사니 카타르 국왕이 카타르의 첫 경기를 지켜봤다.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모스크바에서 자국 경기를 관전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시절 백악관 미디어 담당자로 일했던 정치 전략가 페데리코 데 헤수스는 트럼프 대통령의 선택이 "그답지 않은 일은 아니다"라고 봤다.
그는 BBC 스포츠를 통해 "UFC는 트럼프가 공들여온 스포츠이고, 특별한 관계를 맺고 있는 종목"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가 다른 스포츠 이벤트에 참석한 사례를 보라. 정규시즌 경기가 아니라 슈퍼볼을 찾았다. 시청률이 모이는 메인 이벤트, 즉 월드컵 결승이 그에게 중요한 무대가 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열린 미국의 호주전, 튀르키예전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데 헤수스는 오바마 전 대통령이라면 다른 방식으로 접근했을 것이라고 봤다. 그는 오바마 전 대통령이 개막식에 참석해 "품격 있는 개최국 지도자이자 외교관 역할"을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적 부담도 거론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초 뉴욕에서 열린 NBA 파이널을 관전한 최초의 미국 대통령이 됐지만, 현장에서 야유를 받았다. 월드컵 경기장은 더 국제적인 관중층이 모이는 장소다.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이민 정책을 둘러싼 논란까지 고려하면, 백악관 참모진이 반응을 우려했을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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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로스앤젤레스와 시애틀은 민주당 성향이 강한 도시다. 미국의 조별리그 경기가 열린 지역이라는 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현장 반응에 부담을 느꼈을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결승전 전까지 월드컵 경기장에 나타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인판티노 회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7월 19일 뉴저지에서 열리는 결승전에 참석해 우승 트로피를 수여하는 방안을 계획하고 있다고 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자신이 트로피 수여 요청을 받았다고 밝혔다.
백악관 월드컵 태스크포스 책임자인 앤드루 줄리아니는 트럼프 대통령이 결승전 이전에도 모습을 드러낼 수 있다고 암시했다.
그는 영국 '텔레그래프'와 인터뷰에서 "내 상사이자 제47대 대통령인 트럼프를 거의 30년 가까이 알고 지냈다. 그는 긴장감을 주는 것을 좋아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사람들을 계속 주목하게 만드는 것을 좋아한다. 지켜보면 놀랄 일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일정이 바빴던 점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미국의 개막전이 열리던 시기 그는 6월 15일부터 17일까지 프랑스에서 열린 G7 정상회의 참석을 준비하고 있었다. 이란과 평화 합의를 끌어내기 위한 협상도 진행 중이었다. 해당 합의는 18일 발표됐다.
다른 공동 개최국 정상들도 모두 적극적으로 현장을 찾은 것은 아니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밴쿠버에서 열린 캐나다-카타르전을 직접 관전했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은 높은 티켓 가격을 이유로 어떤 경기에도 참석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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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 측 인사들은 그가 아직 경기장을 찾지 않았다고 해서 월드컵에 무관심한 것은 아니라고 강조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대표팀의 첫 경기 전날 선수단에 전화를 걸었다.
FIFA도 미국 정부의 지원에 만족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회 기간 마크웨인 멀린 국토안보부 장관,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 보건복지부 장관, 숀 더피 교통부 장관 등이 경기장을 찾았다. 부통령 부인 우샤 밴스도 미국-튀르키예전을 관전하며 백악관을 대표했다.
BBC는 트럼프 대통령이 결승전에 참석하고, 그의 존재감이 대회 자체를 지나치게 덮지만 않는다면 FIFA는 만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동시에 트럼프 대통령이 대형 스포츠 이벤트가 제공하는 노출과 무대를 즐겨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결승전 전에도 경기장에 등장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짚었다. /reccos23@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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