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이닝만 던져도 좋은데...".
KIA타이거즈 이범호 감독의 입이 귀에 걸렸다. 만 19살 막내투수 김태형이 생애 첫 퀄리티스타트플러스(7이닝 3자책점 이하)를 기록했다. 5이닝만 던져도 성공인데 7이닝까지 소화하며 데뷔 이후 최고의 투구를 펼쳤다. 팀의 스윕패를 막는 설욕에 선발진의 숨통까지 트여준 완벽투였다. 이제 확실한 영건 선발 한 명을 보유하게 됐다.
지난 2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베어스와 경기에 선발등판해 7회까지 4피안타 무사사구 3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팀은 12-1로 크게 이기고 시리즈 싹쓸이패를 모면했다. 팀은 이틀간의 아쉬움을 씻어냈다. 수도권 원정 9연전에서 6승3패의 호성적을 거두고 기분좋게 광주로 귀환했다.

어린투수의 눈부신 투구였다. 6회까지 이렇다할 위기도 없었다. 7회 박준순에게 던진 스위퍼가 실투성으로 들어가면서 좌월 솔로홈런을 맞은 것이 유일한 아쉬움이었다. 이후 세 타자를 모조리 우익수 뜬공으로 잡아내고 7이닝을 책임졌다. 7이닝 소화는 데뷔 처음이다. 퀄리티스타트플러스도 처음이었다.

볼넷이 하나도 없었다는 점도 박수를 받을만했다. 그만큼 마운드에서 자신감 있게 볼을 던졌다. 적극적으로 스트라이크존을 공략하는 투구에 두산 타자들의 방망이가 맥을 추지 못했다. 최고 151km짜리 직구를 중심으로 고속슬라이더, 체인지업, 스위퍼, 커브까지 간간히 섞었다.
이날은 애당초 에이스 아담 올러의 등판순서였다. 리그가 중반에 접어들면서 올러의 투구이닝이 많았다. 나흘간격 등판도 부담이 될 수 있었다. 그래서 이틀연속 두산에게 패했는데도 올러를 과감하게 휴식을 주었고 2년차 김태형을 내세웠다. 스윕패를 당하더라도 올러의 어깨가 중요하다는 판단이었다.
좋던 팀 분위기도 가라앉았다. 첫날과 둘째날까지 타선이 침묵하면서 2연패를 당해 답답함이 엄습했다. 김태형이 멋지게 분위기를 바꾸어주었다. 막내가 버텨주자 타선도 중반에 응답했다. 김호령이 투런홈런과 만루싹쓸이 2루타를 터트렸다. 김도영도 23호 홈런을 날리는 등 12점을 뽑아주었다. 막내의 호투가 빚어낸 대폭발이었다.
이범호 감독은 “김태형이 기대했던 5이닝을 넘어 7이닝을 완벽하게 막았다. 경기 초반 득점이 나오지 않으면서 부담을 가질 수도 있었는데 팽팽한 투수전에서 밀리지 않았다. 경기 중반 타자들이 점수를 뽑아내자 더 힘을 내서 자신의 투구를 다 해줬다. 올러에게 이틀의 휴식을 부여한 상황에서의 호투라 그 의미가 더욱 큰 것 같다”며 박수를 보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