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감독의 최대피해자다. 주장 손흥민(34, LAFC)이 월드컵을 마친 착잡한 심경을 고백했다.
손흥민은 29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장문의 글을 게재하며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다. 모른 척할 수도 없고 현실을 피하고 싶지도 않다"며 입을 열었다.
홍명보 감독과 달리 손흥민은 가장 먼저 국민과 축구 팬들에게 고개를 숙였다. 손흥민은 "대한민국 국민 여러분과 축구를 사랑해주시는 팬분들께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며 "저 역시 축구를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이런 경기를 지켜봤다면 정말 안타깝고 답답하고 힘들었을 것이다. 죄송하다는 말 한마디로는 팬분들의 실망과 상처를 담아낼 수 없을 것 같다"고 사과했다.

손흥민은 이번 월드컵이 자신에게도 특별한 무대였다고 털어놨다. 그는 "저에게도 누구보다 소중한 대회였고 제가 늘 말해왔던 '어린아이의 꿈의 무대'가 무너져 내린 것 같아 이루 말할 수 없이 착잡하고 마음이 아프다"며 "지금도 이 현실을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이 무대를 위해 정말 많은 것들이 희생됐음을 잘 알고 있다. 여러분께서 보내주신 시간과 마음, 변함없는 응원과 사랑에 끝내 보답하지 못했다는 사실에 큰 책임감을 느낀다"며 거듭 사죄했다.

손흥민은 실망한 팬들에게 반드시 다시 기쁨을 안겨주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지금 이렇게 말로 다 표현하기보다 대한민국 국민 여러분과 축구 팬분들의 마음을 돌릴 수 있도록 다시 제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겠다"며 "다시 여러분께 즐거움을 드릴 수 있도록 죽기 살기로 달려보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팬분들과 했던 약속은 절대 잊지 않았다. 팬분들이 저를 찾으실 때까지, 저를 필요로 하실 때까지 제 모든 것을 쏟아부어 다시 잘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마지막으로 손흥민은 “이런 상황 속에서 또 한 번 부탁드리는 것이 죄송하지만 모든 선수들에게 너무 많은 비판과 상처를 주기보다는 정말 힘드시겠지만 따뜻한 응원과 격려를 보내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한국은 이번 북중미월드컵 조별리그에서 1승 2패를 기록해 A조 3위에 머물렀고, 각 조 3위 팀 순위에서도 밀리며 32강 진출에 실패했다. 홍명보 감독이 대표팀에서 사퇴했다. 정부가 대한축구협회 특별감사에 착수하는 등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다.

홍명보 감독을 비롯해 김민재, 이강인 등 선수 8명은 30일 새벽 귀국한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