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최악의 결과가 나온 뒤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물러난 인물은 홍명보 전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감독뿐이다.
홍 전 감독은 멕시코 과달라하라 대표팀 베이스캠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준비한 사퇴문을 발표한 뒤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별도의 질의응답은 없었다. 이후 선수단과 함께 귀국했지만 인천국제공항에서도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고, 귀국 이틀 만에 미국으로 출국했다.
하지만 대표팀 실패를 둘러싼 책임론은 홍 전 감독 선에서 멈춘 분위기다.

대한축구협회는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 이후에도 조직 개편이나 책임 있는 후속 조치를 내놓지 않았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대회 종료 후 사퇴 의사를 밝혔지만 아직 직을 유지하고 있으며, 협회 역시 기존 체제를 유지한 채 차기 대표팀 감독 선임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2014 브라질 월드컵 당시와도 다른 모습이다. 당시 홍명보 감독은 대회 종료 후 허정무 대한축구협회 부회장과 함께 동반 사퇴하며 책임을 졌다. 그러나 이번에는 대표팀 감독만 물러났을 뿐 협회 집행부 차원의 책임지는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월드컵 종료 이후 체육 행정 전반에 대한 개혁을 신속하게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고,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박지성 국제축구연맹(FIFA) 분과위원회 위원이 공동위원장을 맡는 K-축구 혁신위원회 출범도 추진되고 있다.
반면 대한축구협회는 차기 대표팀 감독 선임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협회는 조별리그 탈락이 확정된 지 닷새 만인 지난 3일 공식 사과문을 발표했고, 같은 날 전력강화위원회를 열어 새 대표팀 감독 선임 방향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
대한축구협회는 전력강화위원회가 대표팀 운영의 안정성을 최우선 과제로 두고 추가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고 설명했지만 구체적인 일정이나 선임 기준은 공개하지 않았다.
전력강화위원회는 현영민 위원장을 비롯해 김호영, 김도균, 김은중, 이미연, 전가을, 김종진 위원 등으로 구성돼 있으며, 협회는 북중미 월드컵을 앞둔 지난 5월 규정에 따라 재위촉 절차를 마쳤다고 밝혔다.

차기 대표팀 감독 선임은 시간적으로도 쉽지 않은 과제다. 2027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이 6개월 앞으로 다가왔고, 오는 9~10월에는 A매치 일정도 예정돼 있다.
대표팀 운영의 공백을 최소화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절차적 정당성과 신뢰를 확보하는 것 역시 중요한 과제로 꼽힌다. 협회가 충분한 쇄신 없이 차기 감독 선임 작업을 서두르는 모습은 여전히 여론의 우려를 사고 있다. /10bird@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