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런 시어러(56)는 잉글랜드가 멕시코와 아스테카 스타디움을 두려워할 이유가 없다고 봤다.
영국 'BBC'는 5일(한국시간) 앨런 시어러의 칼럼을 통해 잉글랜드와 멕시코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16강전을 전망했다.
토마스 투헬 감독이 이끄는 잉글랜드는 멕시코시티의 아즈테카 스타디움에서 공동 개최국 멕시코와 16강전을 치른다. 아즈테카 스타디움은 멕시코 축구의 상징과도 같은 장소다. 높은 고도, 강한 홈 분위기, 멕시코 팬들의 압도적인 응원이 잉글랜드를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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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러는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그는 "아즈테카 스타디움에서 잉글랜드가 마주할 어려운 조건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그래도 선수들이 그런 것들을 걱정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선수들은 두려움보다 '한번 해보자'라고 생각할 것이다. 나라도 그랬을 것"이라고 했다.
시어러는 경기장의 분위기보다 실제 경기력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선수들이 경기장에 나서는 순간 모든 이야기는 멈춘다.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고 경기 자체를 한다면 잉글랜드가 이길 것이라고 본다"라고 전망했다.
물론 변수가 적지 않다. 멕시코는 홈에서 경기한다. 관중의 최대 80%가 멕시코 팬일 수 있다. 잉글랜드가 이번 대회에서 지금까지 경험한 분위기와는 완전히 다르다. 앞서 잉글랜드는 미국에서 치른 네 경기 모두에서 팬 수 우위를 누렸다. 애틀랜타에서 열린 콩고민주공화국전에서는 관중 약 75%가 잉글랜드를 응원했다.
아즈테카는 다르다. 시어러도 "고도, 분위기, 모든 면에서 힘든 경기가 될 것"이라고 인정했다.
그럼에도 그는 선수들이 오히려 이런 무대를 기다려왔을 것이라고 봤다. 시어러는 "선수로서 이런 경기와 순간은 평생 훈련하고 노력하는 이유다. 상징적인 경기장에서 월드컵을 치르고, 수백만 명의 TV 시청자 앞에서 8강행을 걸고 뛰는 것은 어린 시절부터 꿈꾸는 일"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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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즈테카는 잉글랜드 축구에도 특별한 장소다. 잉글랜드는 1986년 멕시코 월드컵 8강에서 아르헨티나에 패한 뒤 처음으로 아즈테카에서 월드컵 경기를 치른다. 당시 디에고 마라도나의 '신의 손'과 '세기의 골'이 나온 경기장이 바로 아스테카다.
시어러는 "10대 시절 TV로 1986년 월드컵을 본 뒤 아스테카에 가고 싶었다. 잉글랜드가 그 아르헨티나전 패배 이후 처음으로 돌아간다. 멋진 장관이자 독특한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 외적 변수도 있다. 멕시코시티는 이미 뜨거운 분위기다. 잉글랜드 선수단이 호텔에 도착했을 때도 강한 반응을 받았다. 앞서 에콰도르 선수단은 32강전을 앞두고 자동차 경적과 폭죽 소리 탓에 잠을 설친 것으로 알려졌다.
시어러는 잉글랜드 역시 경기 전날 비슷한 방해를 받을 수 있다고 봤다. 그는 "나중에 잉글랜드가 경기 전날 호텔 알람이나 비슷한 일로 방해를 받았다는 이야기를 듣게 돼도 전혀 놀랍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프리미어리그 경기를 앞두고 어느 호텔에 머물러도 가끔 그런 일이 생긴다. 짜증은 나지만 받아들이고 넘어가야 한다"라고 했다.
멕시코의 아즈테카 성적도 잉글랜드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멕시코는 1966년 이후 아즈테카에서 치른 공식전 89경기 중 단 2패만 기록했다. 강력한 홈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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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러는 이를 존중하면서도 과도한 의미 부여는 경계했다. 그는 "존중받을 만한 결과의 흐름이다. 다만 상대했던 팀 목록을 보면 매번 강팀과 싸운 것은 아니다. 그 기록이 멕시코를 이길 수 없는 팀처럼 보이게 하지는 않는다"라고 말했다.
그는 "선수 입장에서는 그런 기록을 알고도 '좋다, 이 도전도 받아들이자'라고 생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술적으로는 오른쪽 수비가 관건이다. 멕시코 공격수 훌리안 퀴뇨네스는 이번 월드컵에서 3골을 기록한 위험 인물이다. 리스 제임스가 햄스트링 부상으로 정상 컨디션이 아닌 상황에서 투헬 감독은 선택을 내려야 한다.
시어러는 "오른쪽 풀백으로 누가 뛰든 퀴뇨네스를 상대해야 한다. 제드 스펜스를 기용하면 수비 안정감은 더 얻을 수 있겠지만, 공격에서는 조금 잃을 수 있다. 누가 뛰든 지켜봐야 할 자리"라고 했다.
측면 공격진도 고민이다. 시어러는 왼쪽에서는 앤서니 고든이 선발 기회를 받을 만하다고 봤다. 그는 콩고민주공화국전 교체 투입 이후 충분히 좋은 모습을 보였다는 평가를 내렸다. 오른쪽은 노니 마두에케와 부카요 사카 중 누가 선택받을지 확신하기 어렵다고 했다.
중원은 손대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어러는 "데클란 라이스를 오른쪽 풀백으로 선발 기용하는 것은 생각조차 하지 않을 것이다. 라이스는 엘리엇 앤더슨, 주드 벨링엄과 함께 중원에서 좋은 균형을 만들어준다"라고 했다. 라이스는 콩고민주공화국전 막판 오른쪽 수비수로 경기를 마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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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러가 가장 강조한 부분은 경기 초반이다. 그는 "투헬이 어떤 팀을 고르든 콩고민주공화국전보다 훨씬 빠르게 경기를 시작해야 한다. 느리게 출발해 다시 선제 실점을 허용한다면 따라잡기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시어러는 이번 월드컵 전체 판도도 짚었다. 그는 16강부터 대회가 본격적으로 달아오른다고 봤다. 이번 대회 최고의 이야기는 카보베르데라고 했다. 카보베르데는 스페인과 0-0으로 비겼고, 아르헨티나를 상대로도 강한 인상을 남겼다. 디펜딩 챔피언 아르헨티나에 패했지만, 시어러는 "그들이 아르헨티나에 맞선 방식은 놀라웠다. 선수들은 패배 속에서도 고개를 들 자격이 있다"라고 평가했다.
우승 후보에 대한 생각은 바뀌지 않았다. 시어러는 여전히 프랑스를 대회 최강팀으로 꼽았다.
그는 "내가 대회 전 프랑스를 우승 후보로 꼽았을 때와 생각이 달라진 것은 없다. 프랑스는 여전히 넘어야 할 팀"이라고 했다.
이어 그는 "잉글랜드가 결승에서 프랑스와 맞붙을 수 있도록 대진 반대편을 통과하길 바란다"라고 했다.
득점왕 후보 역시 킬리안 음바페를 꼽았다. 시어러는 "득점 순위 상단을 보면 예상했던 이름들이 모두 있다. 음바페가 여전히 가장 유력하다. 프랑스는 아마 끝까지 갈 것이고, 그는 프랑스의 대부분 골을 넣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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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글랜드 팬으로서 바람도 덧붙였다. 시어러는 "해리 케인이 결승까지 음바페와 경쟁하길 바란다. 멕시코전에서 두 골 정도 더 넣는 것으로 시작하면 좋겠다"라고 했다.
잉글랜드는 높은 고도, 멕시코 홈팬, 아즈테카의 역사와 싸워야 한다. 시어러의 시선은 단순했다. 두려워할 무대가 아니라 즐겨야 할 무대다. /reccos23@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