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 칠 때 떠나지 못한 자의 결말이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41, 알 나스르)가 이제라도 물러나야 한다는 목소리가 포르투갈 현지에서 높아지고 있다. 눈물로 마지막 월드컵을 마친 전설을 향한 존중은 변함없지만, 그를 90분 뛰게 해야 한다는 집착이 월드컵을 망쳤다는 지적이다.
포르투갈 '아 볼라'는 7일(한국시간) "우리는 호날두를 '죽이고' 싶은 게 아니다. 하지만 이제는 그만이다. 캡틴의 시대는 이미 필요 이상으로 오래 이어져 왔고, 이제는 반드시 끝나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포르투갈은 같은 날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16강전에서 스페인에 0-1로 패하며 탈락했다. 후반 추가시간 1분 교체 투입된 미켈 메리노에게 결승골을 내주면서 연장전 돌입을 눈앞에 두고 무너졌다.

대회 전만 해도 포르투갈은 주앙 네베스와 브루노 페르난데스, 비티냐 등으로 이뤄진 세계 최고 수준의 중원으로 기대받았다. 이번만큼은 우승 후보로 꼽힐 자격이 있는 듯 보였다. 그러나 첫 경기부터 콩고민주공화국과 비기며 불안하게 출발했고, 정작 미드필더들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결국 포르투갈은 스페인을 만나 무너지고 말았다.

무엇보다 이번 대회는 호날두의 마지막 월드컵이었다. 그는 스페인전을 앞두고 이번이 자신의 마지막 월드컵이라고 직접 밝혔지만, 끝내 우승 꿈을 이루지 못한 채 월드컵 무대를 떠났다. 경기 종료 직후에는 눈물을 참지 못하며 팬들에게 인사를 건네는 모습도 포착됐다.
이날 호날두는 90분 풀타임을 소화했으나 스페인 수비에 묶이며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로베르토 마르티네스 감독은 끝까지 '크로아티아전 역전골의 주인공' 곤살로 하무스를 벤치에 두면서 호날두에 대한 무한 신뢰를 드러냈다. 그러나 이는 결과적으로 패착이 됐다.
통산 6번째 월드컵도 눈물로 끝낸 호날두. 그는 월드컵 토너먼트에서 10경기 1골로 유독 약한 모습을 보였다. 대회 전체로 보면 27경기 11골로 뛰어난 기록을 자랑하지만, 중요한 순간 약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운 이유다.
'헤코르드'는 "호날두는 월드컵 통산 11골(이번 대회 3골)을 기록한 채 또 한 번의 아쉬움을 남기며 마지막 무대를 마쳤다"며 "안타깝게도 호날두와 포르투갈 국민에게 이런 장면은 처음이 아니었다. 그는 2022 카타르 대회에서도 모로코에 패하며 8강 탈락했고, 라커룸으로 향하는 터널에서 눈물 흘렸다. 세계 최고의 무대에서 호날두의 마지막은 슬픔으로 남게 됐다"고 짚었다.

냉철한 진단도 이어졌다. 아 볼라 시종일관 기대 이하의 경기력을 보여주다가 탈락한 포르투갈 대표팀을 향해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매체는 "포르투갈축구협회의 허세와 오만은 지난 몇 달 동안 신문 지면을 가득 채웠고 수백만 포르투갈 국민의 기대를 부풀렸다. 이번 월드컵이야말로 우리의 것이 될 것이라고 했다"고 전했다.
이어 매체는 "이번이야말로 포르투갈이 우승할 것이라고 했다. 대표팀 역사상 이런 미드필더진은 없었다고 했다.호날두는 23년 동안 자신을 끝내려 했던 모든 사람들의 입을 다물게 할 것이라고 했다"며 "하지만 월드컵 5경기 동안 포르투갈은 콩고민주공화국전과 콜롬비아전, 두 경기에서 처참한 모습을 보였다"고 덧붙였다.
가장 큰 요인으로는 마르티네스 감독의 용병술 고집이 지적됐다. 아 볼라는 "그 책임자는 단 한 사람이다. 마르티네스"라며 "호날두와 페르난데스의 기존 위상을 절대 건드리지 않으려는 집착은 결국 포르투갈을 눈물 속에 남겨두었다"고 비판했다.
호날두를 빼고 곤살로 하무스를 투입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매체는 "하무스를 투입하지 않은 건 마르티네스가 보여준 공포 영화의 마지막 장면이었다. 포르투갈축구협회가 파장을 일으키지 않고, 집이 불타는데도 미소를 지으며 손만 흔들 사람으로 선택한 외교관 같은 감독 말이다. 하무스는 월드컵에서 평균 37분마다 공격 포인트를 올렸던 선수"라고 짚었다.

일단 마르티네스 감독은 경기 직후 포르투갈 대표팀을 떠난다고 선언했다. 후임 사령탑으론 얼마 전까지 알 나스르에서 호날두와 함께했던 조르제 제수스 감독이 유력한 상황. 헤코르드는 "제수스의 부임은 말뿐이 아니라 행동으로 이어져야 하는 출발점이 돼야 한다. 포르투갈은 마침내 모두가 원하는 강팀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급한 건 대표팀 세대교체와 호날두의 역할 변화다. 사실 호날두는 지난 2022 카타르 월드컵이 라스트 댄스가 될 것처럼 보였지만, 이번 대회에서도 하무스를 밀어내고 모든 경기에서 선발 출전했다. 심지어 후반 36분 교체된 크로아티아전을 제외하곤 모두 풀타임을 소화했다.
다만 활약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호날두는 5경기에서 441분간 피치를 누비면서 3골을 기록했다. 그러나 그중 2골이 5-0으로 승리한 우즈베키스탄전에서 나왔고, 나머지 하나는 크로아티아전 페널티킥 득점이었다. 중요한 순간 홀로 변화를 만들진 못했다.
아 볼라는 "이제 호날두가 한발 물러설 시간이다.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그의 자존심은 현재 훨씬 더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는 선수의 백업이 되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다. 호날두를 90분, 90분, 또 90분 반드시 뛰게 해야 한다는 병적인 집착이 없었다면 이번 월드컵이 어떻게 흘러갔을지는 영원히 알 수 없게 됐다"며 변화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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