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현·류지혁 없어도, 디아즈 빠져도…11년 만의 전반기 1위, 삼성은 끝내 웃었다. 철벽 수비 덕분에...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26.07.10 06: 52

우승하는 팀에는 이유가 있다.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가 11년 만에 전반기를 1위로 마칠 수 있었던 원동력 가운데 하나는 흔들리지 않는 수비였다.
삼성은 지난 9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전반기 마지막 맞대결에서 6-5 승리를 거두며 2015년 이후 처음으로 전반기 1위를 차지했다.
삼성의 저력은 경기 막판 가장 극적인 순간에 드러났다. KBO리그 최소 실책 1위를 달리는 탄탄한 수비가 승리를 지켜냈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

6-3으로 앞선 9회초. 삼성 마무리 김재윤이 대타 문성주에게 볼넷, 홍창기에게 좌측 펜스 상단을 직격하는 2루타를 허용하며 무사 2, 3루 위기에 몰렸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
타석에는 박해민. 김재윤의 초구 포크볼을 강하게 잡아당겼고 타구는 1루 선상으로 빠져나가는 듯했다. 하지만 어지럼증을 느낀 르윈 디아즈 대신 5회부터 1루를 맡은 전병우가 몸을 날려 타구를 걷어냈다. 장타가 될 수 있었던 타구를 막아내며 타자 주자를 잡아냈고, 실점도 최소화했다.
KBSN 스포츠 조성환 해설위원은 "장타가 나왔다면 주자 두 명이 모두 들어오고 무사 3루가 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 굉장히 잘 잡았다"고 감탄했다.
그러나 위기는 끝나지 않았다. 삼성은 이후 오스틴 딘, 송찬의, 박동원에게 3타자 연속 볼넷을 내주며 6-5, 1점 차까지 쫓겼다. 계속된 1사 만루. 타석에는 이날 멀티히트를 기록한 천성호가 들어섰다.
천성호가 김재윤의 초구 바깥쪽 직구를 밀어친 타구는 유격수 김상준 정면으로 향했다. 김상준은 침착하게 2루수 양우현에게 연결했고, 다시 1루수 전병우에게 이어지는 병살 플레이가 완성됐다. 천성호는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으로 끝까지 살기 위해 몸을 던졌지만 결과는 아웃이었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
경기 후 박진만 감독은 KBSN 스포츠와의 방송 인터뷰를 통해 흥미로운 뒷이야기를 공개했다. 그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이 생각나 유격수 김상준을 조금 전진시켰는데 결과적으로 잘 됐다"고 말했다.
박진만 감독이 언급한 장면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결승전이다. 당시 한국은 9회 1사 만루에서 유격수 박진만이 병살타를 완성하며 금메달을 확정했다. 17년 전 자신의 경험이 삼성의 전반기 1위를 결정짓는 마지막 수비에도 녹아든 셈이다.
병살 플레이를 완성한 양우현은 구단 공식 유튜브 채널 '라이온즈 TV'를 통해 "마지막 타구가 제게 올 것 같았는데 상준이에게 가더라. 무조건 아웃시켜야 한다고 생각했다. 상준이가 잘 던져줘서 마무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
더 의미 있는 건 삼성 내야진이 '베스트 멤버'가 아니었다는 점이다. 주전 유격수 이재현은 허리 통증으로 1군 엔트리에서 빠졌고, 류지혁은 전날 충돌 여파로 뇌진탕 증세를 보여 결장했다. 디아즈마저 경기 도중 어지럼증으로 교체됐다. 김영웅을 제외하면 평소의 주전 내야진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전병우와 김상준, 양우현은 결정적인 순간 흔들리지 않았다. 누가 나가도 빈틈을 허용하지 않는 삼성의 수비는 올 시즌 최소 실책 1위를 기록한 이유를 다시 한번 증명했다. 11년 만의 전반기 1위 뒤에는 실점을 막아내는 탄탄한 수비가 있었다. 삼성이 가장 큰 자부심으로 여기는 철벽 수비가 전반기 마지막 승부에서도 팀을 정상으로 이끌었다. /wha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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