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가 독일과 브라질의 줄에 섰다.
프랑스는 10일(한국시간) 미국 폭스버러 보스턴 스타디움에서 열린 모로코와 2026 북중미월드컵 8강전에서 2-0으로 이겼다. 2018년 러시아 대회 우승, 2022년 카타르 대회 준우승에 이어 2026년에도 4강이다. 세 대회 연속 월드컵 4강. 월드컵 역사에서 독일과 브라질만 먼저 밟았던 길이다.
답답한 전반도 프랑스를 꺾지 못했다. 킬리안 음바페는 전반 28분 페널티킥을 야신 부누에게 막혔다. 프랑스는 슈팅을 쌓고도 득점 없이 하프타임으로 들어갔다. 그래도 후반 15분 장면 하나로 모로코의 벽을 열었다. 음바페가 박스 안에서 수비를 방패처럼 세운 뒤 오른발로 감아 찬 공이 골문 구석으로 꽂혔다.

모로코의 저항은 6분 만에 다시 흔들렸다. 음바페가 끌고 간 시선 뒤로 공간이 생겼고, 우스만 뎀벨레가 낮은 슈팅으로 골문을 갈랐다. 2-0. 프랑스는 한 번 앞서자 속도를 조절했다. 모로코는 후반 막판이 돼서야 유효슈팅을 만들었다. 2022년 카타르 4강에서 0-2로 졌던 기억은 2026년 8강에서도 같은 스코어로 되풀이됐다.

기록은 더 무겁다. 독일은 1982년부터 1990년까지 3회 연속 4강에 올랐고, 2002년부터 2014년까지는 4회 연속 4강을 찍었다. 브라질은 1994년부터 2002년까지 세 대회 연속 4강에 진입했다. 프랑스는 그 다음이다. 월드컵을 한 번 잘 치른 팀이 아니라, 세 대회 동안 무너지지 않은 팀이 됐다.
데샹 체제의 저점도 사라졌다. 프랑스는 2014년 8강, 2018년 우승, 2022년 준우승, 2026년 4강을 만들었다. 세대가 바뀌고 부상자가 나와도 토너먼트 후반부에는 늘 남았다. 지네딘 지단의 세대가 1998년과 2006년을 만들었다면, 지금 프랑스는 음바페를 앞세워 더 긴 주기를 쓰고 있다.
이번 대회 흐름도 강하다. 프랑스는 토너먼트 세 경기에서 실점이 없다. 스웨덴전 3-0, 파라과이전 1-0, 모로코전 2-0이다. 공격은 음바페와 뎀벨레가 열고, 뒤에서는 마이크 메냥과 수비라인이 문을 닫았다. 이름값만 센 팀이 아니다. 한 번 앞서면 상대에게 슈팅 각도도 내주지 않는다.
프랑스는 한 명에게만 기대지 않았다. 음바페는 결정 장면을 만들고, 뎀벨레는 반대편에서 마침표를 찍는다. 마이클 올리세와 데지레 두에는 공을 운반하고, 루카스 디뉴와 쥘 쿤데는 측면에서 계속 올라선다. 상대가 음바페 쪽으로 몸을 기울이면 다른 쪽에서 슈팅이 나온다. 모로코가 전반을 버틴 뒤에도 후반 6분 사이 두 골을 내준 이유다.

2018년의 프랑스는 빠르고 젊었다. 2022년의 프랑스는 부상 공백을 견디며 결승까지 갔다. 2026년의 프랑스는 더 노련하다. 전반에 페널티킥을 놓쳐도 흔들리지 않고, 상대가 내려서면 기다렸다가 빈틈을 찢는다. 우승 경험이 있는 팀의 인내가 경기마다 묻어난다. 월드컵 토너먼트에서 가장 어려운 것은 잘하는 경기보다 버티는 경기다. 프랑스는 두 가지를 모두 한다.
프랑스의 4강은 이제 당연한 장면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 숫자는 가볍지 않다. 독일과 브라질이 남긴 기록표에 들어간 국가는 아무 때나 나오지 않는다. 월드컵은 한 세대의 컨디션, 감독의 선택, 부상 운, 승부차기 한 번에 무너지는 대회다. 프랑스는 그 변수들을 세 대회 연속으로 통과했다. 이번 4강은 단순한 생존이 아니라 지배에 가깝다.
다음 목표는 더 크다. 프랑스는 댈러스에서 스페인-벨기에전 승자와 결승행을 다툰다. 4강은 이미 왕조의 숫자다. 한 경기를 더 잡으면 2018년, 2022년에 이어 세 대회 연속 결승 무대가 열린다. 독일과 브라질 옆에 선 프랑스가 이제 그들보다 더 높은 줄을 향해 다시 뛴다.
/mcadoo@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