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의 좋았던 게 느껴졌다.”
5연패로 전반기를 끝낼 위기, 그래도 KIA 타이거즈에는 영원한 에이스 양현종이 있었다. 양현종은 9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정규시즌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5피안타 1볼넷 1탈삼진 1실점의 역투를 기록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승리 투수 요건을 갖추고 마운드를 내려왔고 시즌 6승째를 수확했다. 팀도 4연패를 탈출하고 전반기를 마무리 지을 수 있었다.
양현종에 앞서 치른 2경기, KIA는 모두 두 자릿수 실점을 하면서 대패를 당했다. 양현종의 어깨는 무거울 수밖에 없었다. 이범호 감독은 이번 롯데 3연전 총력전을 선언했는데, 총력전을 실행할 수도 없을 정도로 일찌감치 무너졌다.

이날 경기도 패할 수 없었던 KIA는 에이스 양현종에게도 특별히 부탁을 했다. “1회부터 전력으로 던져달라”고 주문했다. 불펜진도 빠르게 가동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이후 또 다른 선발 자원 황동하가 준비하고 있었고 이틀간 쉰 필승조 자원들도 빠르게 투입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하지만 그럴 필요가 없었다. 양현종이 롯데 타자들을 효과적으로 틀어막았다. 이틀간 두 자릿수 득점으로 마운드를 두들긴 롯데 타자들을 힘으로 제압했다. 올 시즌 양현종의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130km대를 형성했다. 하지만 이날 양현종은 최고 구속 시속 144km, 평균 구속 140km를 찍었다. 말 그대로 전력을 다해 던졌다. 양현종의 올해 구위를 생각한 롯데 타자들은 예상 외의 구속과 구위에 배트가 밀렸다. 그렇게 양현종의 호투, KIA의 4연패 탈출이 완성됐다.
경기 후 양현종은 “이틀 간 롯데 타자들의 컨디션이 정말 좋다는 생각을 했고 거기에 맞게 준비를 했다. 피하기 보다는 그래도 공격적으로 들어가서 인플레이 타구를 빨리 만들고 아웃카운트로 바꾼다는 식으로 던졌다”며 “컨디션이 좋았고 공격적으로 들어가서 많은 이닝은 아니지만 그래도 5이닝을 잘 마치고 내려갔다”라고 되돌아봤다.

양현종은 코칭스태프의 부탁을 받아들였다. 그는 “선발 당일에는 많이 예민해져서 이런저런 얘기를 많이 안 들으려고 한다. 그런데 감독님께서 오늘은 중간 투수들도 많이 쉬었고 전반기 마지막 경기라서 일찍 교체할 수도 있다. 이기는 경기를 하고 싶다고 말씀을 하셔서 전력을 다해 던져줬으면 하는 요청을 하셨다. 크게 생각은 안했지만 공격적으로 던지다 보니까 1회부터 강하게 던졌다”고 설명했다.

이날 구속에 대해서는 전성기의 좋았던 느낌을 되찾았다고 언급했다. “오늘은 예전의 좋았던 느낌, 그런 무브먼트가 느꼈다. 저도 정말 후련하게 공을 던진 것 같다”고 말하는 양현종이다. 구속에 대해서는 “더 좋아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한다. 아직 100%는 아니지만 아픈 건 없다. 오늘 전력으로 던졌기 때문에 앞으로 어떤 모습 보여줄 지는 더 기대가 된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올해 양현종은 퀄리티스타트가 없다. 6이닝 이상 소화한 경기도 없다. 스스로도 “부족하다”고 고백한다. 그러면서 “예전에는 제가 한 경기를 책임질 수 있는 힘이 있었지만 지금은 그런 힘이 없다. 항상 중간 투수들에게 부탁하는 입장이었다. 올해 6이닝 이상 던진 적이 없어서 미안하고 고맙게 생각을 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 더 많은 이닝, 예전의 양현종처럼 한 경기를 오롯이 책임지는 투수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도 전했다. 그는 “한 경기를 책임질 수 있는 힘이 있었던 옛날 생각도 나긴 한다”면서 “더 많이 던지고 싶고 중간 투수들의 부담을 덜어주고 싶은 마음도 있다. 후반기도 그렇가 야구 유니폼을 벗는 날까지 항상 그 마음을 자고 있을 것 같다”라고 강조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