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앙 무티뉴 떠올라” 포르투가 황인범 찍은 이유…8번·10번·더블 볼란치 모두 가능
OSEN 이인환 기자
발행 2026.07.15 05: 48

포르투가 황인범에게서 본 것은 힘으로 밀어붙이는 미드필더가 아니라 머리로 경기의 속도를 바꾸는 조율사였다.
포르투갈 ‘아 볼라’는 14일(한국시간) 포르투행 협상이 진행 중인 황인범의 경력과 전술적 특징을 집중적으로 소개했다. 황인범은 포르투와 조건을 맞춰가는 동시에 프란체스코 파리올리 감독의 새 중원을 채울 선수로 평가받고 있다.
비교 대상으로는 포르투와 포르투갈 대표팀의 중원을 이끌었던 주앙 무티뉴가 나왔다. 두 선수의 경력과 수준을 그대로 같은 선에 놓은 것은 아니다. 공을 받기 전 주변을 살피고 짧은 패스와 방향 전환으로 경기 속도를 조절하는 방식이 닮았다는 평가다.

황인범은 압도적인 체격으로 상대를 누르는 미드필더가 아니다. 대신 공이 들어오기 전에 다음 패스를 정한다. 상대 압박이 한쪽으로 몰리면 반대편으로 방향을 바꾸고, 공간이 열리면 직접 공을 몰고 전진한다.
수비에서는 몸싸움을 피하지 않는다. 공을 빼앗기 위해 앞으로 튀어나가는 순간이 빠르고, 상대의 첫 패스가 나가는 길을 먼저 막는다. 기술과 활동량을 함께 요구하는 포르투 중원에 필요한 성격이다.
자리도 하나가 아니다. 4-2-3-1에서는 공격수 뒤의 10번을 맡을 수 있다. 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 가운데 한 명으로 내려가 빌드업을 시작할 수도 있다. 4-3-3에서는 8번으로 움직이며 수비와 공격 사이를 오간다.
한국 대표팀 코칭스태프로 황인범을 지도했던 주앙 아로소 코치도 그의 다재다능함을 높게 봤다. 아로소는 황인범이 공격적인 임무와 수비적인 임무를 모두 이해하며, 공을 갖지 않은 상황에서도 맡은 역할을 끝까지 수행하는 선수라고 설명했다.
파리올리 감독에게 낯선 선수도 아니다. 파리올리는 아약스를 이끌던 시절 페예노르트의 황인범과 직접 맞붙었다. 공을 얼마나 오래 잡는지가 아니라 어디에서 받고 어느 방향으로 보내는지를 가까이서 확인했다.
포르투의 다른 미드필더들과도 성격이 다르다. 빅토르 프로홀트가 강한 활동량과 전진성을 앞세운다면 황인범은 패스의 속도와 위치를 조절한다. 세코 포파나처럼 힘으로 전진하는 유형과도 거리가 있다.
포르투가 황인범을 원하는 이유는 비슷한 선수를 한 명 더 쌓기 위해서가 아니다. 현재 중원에 없는 선택지를 더하려는 영입이다. 상대 압박이 강한 경기에서는 후방으로 내려가 공을 빼내고, 내려선 상대를 만나면 한 줄 올라가 페널티지역 주변에서 패스를 넣을 수 있다.
경험도 충분하다. 황인범은 대전에서 프로에 데뷔한 뒤 밴쿠버 화이트캡스와 루빈 카잔, 올림피아코스, 츠르베나 즈베즈다를 거쳐 페예노르트로 이동했다. 북미와 러시아, 그리스, 세르비아, 네덜란드에서 서로 다른 축구를 겪었다.
페예노르트에서는 두 시즌 동안 공식전 54경기에 출전해 4골 6도움을 기록했다. 계약은 2028년까지다. 네덜란드 구단이 낮은 가격에 서둘러 내보낼 이유는 없지만 포르투와의 협상은 이미 시작됐다.
대표팀에서는 A매치 77경기를 소화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한국 대표팀에 처음 불러 정착시켰고, 이후 어떤 감독 아래에서도 중앙의 자리를 지켰다.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도 체키아전 득점으로 한국의 대회 유일한 승리에 힘을 보탰다.
29세라는 나이는 포르투가 원하는 방향과도 맞는다. 성장 가능성만 보고 기다릴 선수가 아니라 합류 즉시 리그와 챔피언스리그에 넣을 수 있는 카드다. 포르투는 2026-2027시즌 챔피언스리그 리그 페이즈에 직행한다.
협상표에는 이적료와 계약 기간이 올라가 있다. 파리올리 감독이 그라운드에서 원하는 답은 이미 분명하다. 8번과 10번, 더블 볼란치를 오가며 공이 흐르는 방향을 바꾸는 미드필더다.
황인범이 포르투 유니폼을 입는다면 첫 임무는 거친 몸싸움으로 중원을 지배하는 일이 아니다. 상대가 달려들기 전에 한 박자 빠르게 공을 보내는 일이다. 현지에서 주앙 무티뉴의 이름이 나온 이유도 그 한 박자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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