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투수 승리가 왜 과대평가된 기록인가?" 266승 벌랜더 소신 발언, 투수 과보호 '일침'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6.07.15 04: 46

[OSEN=이상학 객원기자] 투수는 승리, 타자는 타점이 최고 덕목으로 여겨지던 시절이 있었다. 이른바 ‘투승타타’라고 일컬어지며 선수를 평가하는 절대적 기준으로 삼았지만 그런 시대는 한참 전에 지났다. 세이버메트릭스 발달로 선수 평가 척도가 세분화됐고, 팀 전력 영향을 많이 받는 승리나 타점은 그 한계가 뚜렷하다. 
하지만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결정한 메이저리그 현역 최다승(226승) 투수 저스틴 벌랜더(43·디트로이트 타이거스)의 생각은 다르다. 지난 14일(이하 한국시간) ‘USA투데이 스포츠’와 인터뷰에서 벌랜더는 선발투수의 승수가 과대평가된 기록이라는 것에 이해할 수 없다는 소신을 밝혔다. 
벌랜더는 “요즘 사람들이 승수를 별로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다는 걸 알고 있다. 하지만 주위를 둘러보라. 선발투수들은 확실히 예전만큼 길게 던지지 않고 있다. 투구수도 적고, 이 때문에 승수도 크게 줄어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진] 디트로이트 저스틴 벌랜더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어 그는 “승수라는 게 어떤 특정한 해나 특정한 날에는 그렇게 훌륭한 기록이 아닐 수 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꾸준히 승리하면 선발투수로서 해야 할 모든 일을 잘 해내고 있는 것이다. 이닝을 길게 끌고 가며 실점을 억제하고, 팀에 이길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다. 팀이 자주 승리한다면 그 투수는 제 몫을 다하고 있는 것이다. 큰 그림에서 본다면 승수는 훨씬 더 많은 것을 보여주는 기록이다”고 강조했다. 
사이영상 3회에 빛나는 벌랜더라서 당당하게 할 수 있는 말이다. 지난 2005년 디트로이트에서 데뷔한 벌랜더는 올해까지 21시즌 통산 266승을 기록하고 있다. 2011년 24승, 2019년 21승 포함 15승 이상만 12시즌이나 된다. 두 자릿수 승수는 무려 15시즌이다. 2011년 251이닝을 비롯해 200이닝도 12시즌으로, 통산 3571⅓이닝을 던지며 가장 전통적인 선발투수의 커리어를 쌓았다. 
요즘처럼 투수를 세심하게 관리하며 과보호하는 시대에 벌랜더 같은 투수는 또 나오기 어렵다. USA투데이 스포츠는 ‘1901년부터 2015년까지 6이닝 동안 퍼펙트 게임을 펼치던 투수가 교체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하지만 지난 10년간 이런 일이 세 차례 있었다. 지난주에는 4일 동안 두 번이나 있었다’며 ‘벌랜더는 이를 도저히 이해할 수 없어 한다’고 전했다. 
[사진] 디트로이트 저스틴 벌랜더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유리 페레즈(마이애미 말린스)가 지난 6일 애슬레틱스전에서 6이닝 8탈삼진 무실점 퍼펙트로 막았으나 92구에 교체됐고, 제러드 존스(피츠버그 파이어리츠)도 지난 9일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전에서 6이닝 8탈삼진 무실점 퍼펙트를 하고 있었지만 77구 만에 내려갔다. 투구수 관리 차원으로 벌랜더에겐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벌랜더는 선수 생활 동안 퍼펙트나 노히터 중 교체된 적이 있느냐는 물음에 “없다. 그런 대화조차 나눈 적이 없다. 어떻게 그런 질문을 할 수 있는가?”라며 퍼펙트 중인 투수들이 교체되는 것에 대해 “그걸 지켜보는 건 내게 정말 힘든 일이다”고 말했다. 
2000년대부터 2010년대, 2020년대 야구를 모두 경험 중인 벌랜더는 “야구가 정말 많이 변했다. 내가 처음 데뷔했을 때만 해도 경기 시간이 그리 길지 않았지만 3시간40분씩 걸리는 방향으로 진화하는 걸 지켜봤다. 피치 클락이 그 문제를 해결해줬다. 정말 훌륭한 도입이었다”며 “분석 야구의 등장도 장단점이 있다. 나도 그 혜택을 받았지만 때로는 선수나 구단이 지나치게 의존하기도 한다”고 짚었다. 
올 시즌을 앞두고 디트로이트와 1년 계약을 하며 친정팀에 돌아온 벌랜더는 지난 3월31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3⅔이닝 5실점 패전)이 유일한 등판이다. 고관절 염증으로 부상자 명단에 올랐고, 복귀 과정에서 햄스트링 부상까지 당하며 좌절했다. 결국 시즌 후 은퇴를 선언한 벌랜더이지만 남은 시즌 복귀 희망까지 놓은 것은 아니다. 그는 “다시 공을 던질 수 있다고 믿는다. 포스트시즌 기회가 있는 팀에서 좋은 투구를 할 수 있길 바란다. 그렇게 하기 위해 매일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waw@osen.co.kr
[사진] 디트로이트 저스틴 벌랜더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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