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효 감독의 승부수도 기적을 만들지는 못했다. 수원 삼성이 골키퍼를 최전방 공격수로 투입하는 초유의 장면까지 연출했지만, 연장 혈투 끝에 K3리그 부산교통공사에 덜미를 잡히며 코리아컵을 조기 마감했다.
수원은 15일 오후 7시 양산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6-2027 하나은행 코리아컵 64강에서 부산교통공사에 연장 접전 끝 1-2로 패했다. 전반 페신의 선제골로 앞서갔지만 후반 동점을 허용했고, 연장전에서는 자책골까지 나오며 32강 진출에 실패했다.
이로써 수원삼성은 코리아컵 우승을 통한 ACL 진출 가능성은 완전히 사라졌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https://file.osen.co.kr/article/2026/07/15/202607152231773729_6a578c4a0bff2.png)
경기 전부터 수원의 상황은 녹록지 않았다.
김도연과 일류첸코, 페신, 김지성, 고승범, 김성주, 정동윤, 이준재, 모경빈 등 주축 자원들이 선발 명단에 포함됐고, 포항 스틸러스에서 영입한 한현서도 선발 데뷔전을 치렀다. 골문은 베테랑 양형모가 맡았다.
문제는 벤치였다. 부산교통공사가 교체 명단 9명을 모두 채운 반면 수원은 골키퍼 이경준을 포함해 박대원, 르본, 강성진, 김지호, 박지원 등 단 6명만 대기했다. 애초부터 교체 자원이 부족한 상태에서 경기를 시작했다.
출발은 수원이 좋았다.
전반 11분 코너킥 상황에서 고승범의 발리슈팅이 크로스처럼 연결됐고, 이를 페신이 헤더로 마무리하며 선제골을 터뜨렸다.
기세를 탄 수원은 추가골도 노렸다. 전반 19분 한현서가 박스 안에서 오른발 발리슛을 시도했지만 크로스바를 넘어갔다. 고승범의 중거리 프리킥과 김도연의 감아차기 슈팅도 이어졌지만 추가 득점은 나오지 않았다.
부산교통공사도 얀을 중심으로 반격했다.
전반 39분 얀이 수비수 두 명을 제친 뒤 강한 왼발 슈팅을 시도했고, 후반 초반에는 다이빙 헤더로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었다.
결국 균형은 수원의 실수에서 깨졌다.
후반 17분 양형모가 페널티박스 안에서 볼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치명적인 터치를 범했고, 이를 공다휘가 가로챘다. 이어진 패스를 받은 얀이 빈 골문으로 침착하게 마무리하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이정효 감독은 즉각 승부수를 던졌다.
강성진과 르본, 김지호를 연이어 투입하며 공격 숫자를 늘렸다. 하지만 후반 28분 교체 투입됐던 박대원이 부상으로 다시 경기장을 떠나면서 박지원까지 투입해야 했다.
이 교체로 수원은 준비했던 모든 필드 플레이어 교체 카드를 소진했다.
승부는 연장으로 이어졌고 예상치 못한 장면이 펼쳐졌다.
연장 전반 시작과 함께 이정효 감독은 2006년생 골키퍼 이경준을 공격수로 투입했다. 더 이상 투입할 필드 플레이어가 없었기 때문이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https://file.osen.co.kr/article/2026/07/15/202607152231773729_6a578c512fc81.png)
이경준은 필드 유니폼조차 없어 부상으로 빠진 박대원의 유니폼을 입고 최전방 공격수 역할을 맡았다. 골키퍼가 스트라이커로 프로 데뷔전을 치르는 보기 드문 장면이었다.
궁여지책도 결과를 바꾸지는 못했다.
연장 전반 15분 부산교통공사 양정운의 크로스를 막으려던 김지호의 발에 공이 맞고 그대로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자책골이었다.
역전을 허용한 수원은 남은 시간 총공세를 펼쳤지만 부산교통공사의 골문을 끝내 열지 못했다.
결국 수원은 K3리그 선두 부산교통공사에 1-2로 무릎을 꿇으며 코리아컵을 64강에서 마감했다. 선수 부족 속에서 골키퍼까지 필드 플레이어로 내세우는 극단적인 승부수를 던졌지만, 하부리그 팀의 벽을 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reccos23@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