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안의 현장 속으로]오심과 8인 8색 감독 반응
OSEN 기자
발행 2008.06.16 09: 46

심판을 잘 보는 방법이 있을까…. 프로야구의 심판들은 한마디로 동네 북이다. 심판 잘 본다는 말은 한번 들어 본 적이 없고 툭하면 심판 탓이다. 운동장에 나가면 양팀 감독 2명, 코치 14명, 선수 50명, 구단 프론트 50명, 운동장에 오신 관중들- 요즘 같으면 많으면 3만 명, 적어도 1만 명ㅡ 정도 중계카메라 6~7대, 전국에서 야구를 시청하는 수십 혹은 수백만 시청자 여러분…. 이 모든 사람들이 심판의 판정에 울고 웃는다. 자, 이 험난한 정글로 심판은 자기 생계를 걸고 전장(?)에 뛰어든다. 수 많은 사람들 중에 제편은 집에서 (마음을 조리고) 시청하는 자기 가족밖에 없다. 이들 수백만 명은 그때그때마다 자기 중심적으로 적과 아군으로 바뀐다. 볼 하나에 명 심판과 형편없는 심판이 되고, 순간적으로 방금 우군이 판정 하나에 “죽일 놈”이라 고래고래 소리를 지른다. 과연 이 사람들은 누군가? 야구선수 출신들이다. 거의가 프로에서 몸 담았고 나름대로 야구를 잘했던 사람들이다. 요즘 프로에 들어가기 위하여 어떤 과정을 거치는 지는 모든 사람들이 잘 아시겠지만 이들도 고교나 대학에서 화려한 플레이로 팬들의 사랑을 받았던 선수 출신이고 열심히 노력하여 심판으로 활동하고 있다. 거의 모든 심판들은 팬들이 응원하는 팀에서 야구를 했던 사람들이다. 그럼 왜 야구선수 출신이라는 사람들이 오심을 하고 남들이 다 볼 수 있는 상황에 엉뚱한 판정을 내려서 엄청난 비난과 팬들은 물론 이해 당사자들인 구단의 눈치까지 봐야하는지를 설명해보겠다. 주심 주심의 포지션은 포수 뒤에 있다. 포수 뒤에서 변화무쌍하게 들어오는 공을 판정해야 한다. 가장 빈번한 오심(?)은 높낮이에서 나온다. 주심이 자주 홈플레이트 흙을 털어내는 이유는 양 사이드를 정확히 보기 위해서다. 홈플레이트 정 중앙에서 공의 코스를 보는 것은 쉽다. 보편적으로 양사이드 끝으로 걸쳐 들어오면 스트라익을 선언하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높낮이는 판단하기가 쉽지가 않다. 그중에서도 높은 공은 나름대로 위치를 정해 놓으면 판단하기 어려운 것은 아니다. 하지만 낮은 공은 정말 판단하기 쉽지 않다. 옛날에는 주심들이 커다란 보호 방패를 앞에다 놓고 심판을 봤는데 높낮이 판정이 쉽질 않아서 부상의 위험성을 감수하면서 지금의 보호 장비(포수 스타일)로 바뀌었다. (보호대를 착용하였지만 남성의 중요부분을 시속 140㎞짜리 빠른 공에 얻어맞는다면 여러분은 상상을 못할것이다. 맨날 엎어지는 두산의 이종욱은 뱃가죽에 굳은살이 배겼다지만 심판의 팔 다리는 검은 색이다. 맞아서, 멍이 들어서) 높고 낮은 구질의 공을 잘 보려면 어떻해야 하나? 요즘 투수들은 떨어지는 체인지업이나 포크볼을 능숙하게 구사한다. 주심이 투수 옆에서 포수를 마주보면 가장 정확하다. 팬들이 보시는 TV 화면처럼 멀리 센터 백스크린에서 줌으로 잡아내는 그림을 보면 가장 정확하다. 여러분들도 판단 할 수 있는 그 위치가 가장 정확한 포지션이다. 그럼 투수 옆으로 주심이 나가면 홈에서 벌어지는 판정은 누가 내리나? 1루심 참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야구에서 가장 오심이 많이 나오는 곳이다. 왜 여기서 오심이 많이 나올까? 1루는 공이 오는 방향과 타자 주자가 베이스로 뛰는 방향이 일치하지 않는다. 요즘 같이 발 빠른 주자가 한 팀에 서너명씩 있는 시대에 내야 땅볼은 1루에서 거의 접전이다. 아니 뭐, 롯데 이대호나 한화 김태균 같은 거구의 타자들은 빼고…. 1루심은 베이스를 보고 판정을 내린다. 눈은 베이스를 보면서, 귀는 공이 1루수 미트에 들어가는 소리를 들으면서 판정을 내린다. 같은 각도에서 눈으로만 보면서 판정 할 수 있다면 보다 정확한 판정이 나오겠지만 한쪽은 눈으로 한쪽은 귀로 소리를 들으면서 판정을 해야 하기 때문에 어려운 곳이다. 2루심 2루는 심판이 가장 정확하게 판정을 볼 수 있는 곳이다. 공과 주자와 수비수를 한눈에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더블플레이 때는 1루심과 같이 소리와 눈으로 함께 봐야 하지만. 도루를 판정하는 것도 옛날 보다는 좋은 판정이 나온다. 주자가 1루에 있으면 2루심이 다이아몬드 안쪽으로 들어와서 포수의 공이 수비수 글러브에 들어가는 것을 볼 수가 있다. 심판들의 포지션이 플레이 상황에 따라서 자주 바뀌면서 연구를 하기 때문이다. 3루심 참 골치아픈 곳이다. 1루나 2루처럼 공도 자주 오지도 않으면서 정말 간발의 차가 많은 곳이기 때문이다. 2루 주자가 번트로 3루에 들어 올 때, 타자가 3루타를 치고 들어 올 때, 앞을 보고 있는데 강한 타구가 외야 선상에 떨어 질 때, 홈런은 홈런인데 파울인지 홈런인지 판단해야할 때…. 자, 3루심은 포지션이 1루심과 마찬 가지로 수비수 뒤쪽 선상에 있다. 만약에 번트타구를 투수가 잡아서 3루로 송구하면 거의가 접전인데 먼저 3루수에 시야가 가려지고, 뛰어서 슬라이딩으로 들어오는 주자에게 가려지고, 그나마 포스아웃 상황이면 소리(글러브에 들어오는 공을 잡는 소리)를 들으면 판정이 쉽겠지만 터치플레이면 한마디로 죽을 맛이다. 1-1 동점상황에 주자 2루, 타자는 번트모션을 취하고 있으면 3루심의 긴장도는 상상을 초월한다. 그 상황에서 가장 좋은 심판의 포지션은 3루수 앞으로 나와야 한다. 심판이 판정을 잘 보려고 앞으로 나오면 좋아할 사람은 한명도 없다. 심판의 포지션은 심판을 못 볼 수밖에 없는 위치에 있다. 가장 어려운 위치에서 가장 잘 봐야하는 것이 심판이기 때문에 심판들이 오심을 하는것이다. 그럼 오심을 줄일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각 루에 심판이 앞뒤로 2명씩 놓고 해야 하는 것이다. 야구의 수비수는 9명인데 심판이 8명이나 운동장에 깔려 있다면 이건 야구가 아니고 심판이 하는 운동으로 전락 할 판이다. 우리가 그라운드에서 심판의 판정을 조사해보면 가장 중요한 판정미스 역시 1루와 3루에서 벌어진다. 야구가 얼마나 어려운 운동인가는 심판의 숫자에서 나타난다. 스포츠 종목에서 4명의 심판이 매일 욕을 먹어가며 하는 운동이 또 있는가? 그만큼 어려운 판정을 내려야하고 항상 긴장해야하는 심판들의 고충도 헤아리면서 야구를 관전하는 것이 건강상에도 좋을 것 같다. 그럼 심판은 어떻게 해야 하나? 프로야구 8개 구단 감독들의 반응을 살펴보자. “잘해야지 뭐….”(김인식 한화감독 버젼). “오심도 야구의 일부입니다.”(로이스터 롯데감독 버전). “뭐, 잘 볼 수도 못 볼 수도 있는 거 아닙니까?”(김경문 두산감독 버젼) “잘봐라. 못보면 또 모자 날아간다.”(이광환 우리 감독 버젼). “(2루에 슬라이딩으로 들어가는 시늉을 내면서) 세이프 맞지?? 어이그, KBO는 그저….”(김성근 SK감독 버젼) “뭐~ (조)인성이가 스트라이트는데, 뭐~ 뭐~”(김재박 LG감독 버젼). “똑바로 봐야 되는 거 아닙니까. 앞으로 잘 보슈”(선동렬 삼성감독 버젼). “음…. 내가 보기에는 아웃 같은데, 음….”(조범현 KIA 감독 버젼). 팬 여러분 야구감독들은 아무리 큰 오심이나 그 판정으로 자기 팀이 지더라도 이 정도로 항의를 하고 끝냅니다. 왜냐하면 야구심판들은 아무리 노력해도 오심을 할 수밖에 없다고 다들 아시기 때문입니다. 유승안 KBO 경기운영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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