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와 스크린에서 허영만 전성시대가 열리고 있다. 그의 원작을 바탕으로 만들어지는 작품들이 속속 빅히트를 기록하면서 판권료도 천정부지로 치솟는 추세다. 요즘 허 화백의 진가는 SBS를 통해서 다시 한번 확인됐다. 김래원 남상미 주연의 '식객'이 20%대 탄탄한 시청률로 종영한데 이어 '타짜'가 후속으로 기다리고 있다. 한 작가의 작품이 연속해서 프라임 타임 TV 드라마로 방영된 사례는 국내에서 찾아보기 힘들다. 두 작품 모두 영화로 먼저 만들어져 흥행 대박을 기록했다. '타짜'는 조승우 김혜수 주연의 영화로 만들어져 전국 700만 관객을 기록했고 '식객'도 김강우 임원희 이하나를 앞세워 400만명을 불러모았다. 이에 따라 A급 시나리오 고갈에 목마른 영화 및 드라마 제작사들은 허 화백에게 끊임없이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탄탄한 스토리를 바탕으로 한 그의 만화 원작들을 탐을 내서다. 1980년대 김성수 감독의 히트작 '비트' 이후, 이미 많은 허영만 작품들이 영화로 만들어졌지만 아직 남아있는 보물은 수두룩하다. 판권료 10년전 300만에서 수억원대로 급상승 당연한 결과로 판권료도 치솟고 있다. 1998년 SBS에서 김민종 김희선 송윤아 권해효 주연으로 방영됐던 '미스터 Q'의 경우 판권료가 300만원 정도였다는 게 충무로 관계자들의 귀띔이다. 2006년 개봉했던 영화 '타짜'는 판권료가 5000만원. 당시로서는 최고가 수준으로 만화 소재 원작 쟁탈전의 물꼬를 트는 계기였다. '타짜'의 대박 흥행부터 허 화백의 원작들은 큰 돈을 주고도 쉽게 살수없는 금쪽 시나리오로 자리잡았다. 어떻게든 그의 만화 판권을 따내려는 제작자들이 눈도장을 찍기 위해 애쓸 정도다. 결국 드라마 '식객'과 '타짜'로 건너와서부터는 판권료가 수억원을 넘어섰을 거라는 게 제작사 관계자들의 추정이다. 허영만 원작의 인기는 어제 오늘 시작된 게 아니다. 영화와 드라마를 통해서 검증된지 오래다. 흔들리는 청춘의 고뇌와 사랑을 그린 김성수 감독의 ‘비트’(1997년)는 그 시절 폭발적 흥행을 기록했다. 정우성 고소영이 주인공 민과 로미를 맡았고 아직 뜨기 전의 유오성 임창정이 인상깊은 조연으로 출연했다. 고소영은 아직까지 ‘비트’를 넘을만한 흥행작을 내지 못하고 있다 이에 앞서 SBS 드라마로 만들어진 ‘아스팔트의 사나이’도 큰 화제를 모았다. 이병헌 정우성 최진실 이영애 등 캐스팅도 화려했지만 웃길 때 웃기면서 스릴의 고삐를 늦추지 않는 원작만화의 탄탄한 스토리가 한 몫을 했다. 허영만 작품 창고에는 아직도 보물 수두룩 허 화백의 작품 창고에는 아직도 수많은 보물이 남아 있다. ‘타짜’와 ‘비트’에 견줘서 절대 뒤지지않을 원작 만화들이다. 이 가운데 그의 출세작이나 다름없는 ‘각시탈’(1974년) 판권은 '무사'의 김성수 감독이 찜을 했다. 일제시대 양민을 괴롭히는 일본군을 상대로 ‘조로’ 이상의 활약을 펼치는 한 고독한 영웅의 이야기다. 김 감독은 "어렸을 때 읽은 '각시탈'은 언제나 내 머릿속에 영화 소재로 맴돌고 있었다. 촬영 기술이나 제작비 때문에 미루고 있었지만 이제는 여건이 갖춰졌다"며 고 밝힌 바 있다. 그가 지금까지 발표한 작품은 '변칙복서' '태양을 향해 달려라' '퇴역전선' '아스팔트 사나이' '카멜레온의 시' '고독한 기타맨' '미스터Q' '세일즈맨' '오늘은 마요일' '오!한강' 등 스포츠와 기업, 정치, 문화 등 거의 모든 분야에 걸쳐 수십편에 달한다. 허영만 만화의 특징은 다양한 소재를 통해 세상사의 이곳저곳을 심도있고 드라마틱하게 그려낸다는 점. 여기에 특유의 유머 감각으로 재미를 더하고 화풍도 뛰어나다. 소재 빈곤의 제작 시장에서 허영만 전성시대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mcgwire@osen.co.kr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