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개국특집 월화미니시리즈 ‘빠담빠담...그와 그녀의 심장박동소리’(이하 빠담빠담, 극본 노희경, 연출 김규태)가 시청률 1.878%(전국기준)를 기록하면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2008년 드라마 ‘그들이 사는 세상’으로 시청자들에게 따뜻하고 섬세한 감성을 선사한 노희경 작가와 김규태 PD가 배우 정우성, 한지민, 김범과 손잡고 또 한 번 시청자들을 깊은 감성에 빠뜨렸다.
종합편성채널(이하 종편) 드라마 중 가장 큰 기대를 받으며 시작한 ‘빠담빠담’은 그 기대만큼의 시청률을 내놓지 못했다. 하지만 역시나 노희경 작가의 힘은 강했다. 초반에는 잔잔한 물결이 이는 듯 했지만 결국 큰 여운을 남기고 떠났다.

처음 판타지 장르에 도전한 노희경 작가는 ‘빠담빠담’을 통해 노희경표 판타지 드라마를 구축했고 각각의 캐릭터들에게 각각의 뚜렷한 색깔을 심어주면서 ‘살아 있는’ 인물들을 완성했다. 단 한 회만 시청해도 그가 얼마나 공을 들였는지 알 수 있다.
‘빠담빠담’은 양강칠(정우성)과 그의 수호천사 이국수(김범), 강칠을 사랑하는 정지나(한지민)을 중심으로 스토리가 전개된다. 천사와 기적이라는 독특한 소재의 드라마 ‘빠담빠담’은 후반까지도 강칠과 지민의 사랑, 시한부 선고를 받은 강칠에게 기적이 일어나는 스토리가 이어지는 듯 했다.
하지만 노희경 작가가 말하고 싶었던 건 ‘기적’이었다. 신이 나타나 죽은 사람을 살리고 천재지변을 움직이는 기적이 아니라 우리에게 매일 소소하게 일어나고 있는 기적이다. 강칠이 “기적은 멀리 있지 않았다. 매 순간이 기적이다”고 말한 것처럼 말이다.
처세술 책에 나오는 식상한 말 같지만 알면서도 나도 모르게 우리의 삶을 다시 돌아보게 만드는 대사였다. 우리네 삶을 얘기하면서 그 속에서 친숙한 감성과 감정을 이끌어내는 노희경 작가의 힘이라고나 할까.
‘빠담빠담’이 종편 드라마 중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드라마 1호로 기록된 데는 노희경 작가뿐만 아니라 그가 만들어낸 캐릭터들을 배우들이 100% 살리면서 드라마에 대한 몰입도를 높였다.
정우성, 한지민, 김범은 서로 크기가 다르지만 각자 날이 제대로 서 있는 톱니바퀴 세 개를 잘 맞물리면서 빈틈없는 연기를 보여줬다. 정우성은 자신에게 꼭 맞는 옷을 입은 듯 자유롭게 연기를 펼쳤다. 능청스럽다가도 가슴 사무치는 눈물 연기를 소화한 그는 ‘정우성의 재발견’이라는 평까지 받았다.
또한 김범은 ‘빠담빠담’이 그에게 성인식이었다고 표현할 수 있을 만큼 성숙한 연기를 선보이며 앞으로의 성장을 기대케 했다. 베테랑 연기파 배우 나문희는 마치 우리네 엄마를 보는 것처럼 연기하며 수 없이 시청자들을 울렸다.
완벽한 스토리와 캐릭터로 웰메이드 드라마라 불리는 ‘빠담빠담’. 그 후속으로 오는 13일 첫 방송되는 의학드라마 ‘신드롬’이 1%대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빠담빠담’의 명성을 이어나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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