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KT 꺾고 창단 첫 '롤챔스' 우승...MVP '페이커' 이상혁'(종합 2보)
OSEN 고용준 기자
발행 2013.08.31 23: 11

기적의 패패승승승 시나리오 다시 한 번 완성됐다.
처음 연을 맺은 '롤챔스' 결승 무대였지만 찾아온 기회를 절대로 놓치지 않았다. 날이 바짝선 총알로 SK텔레콤 T1의 행복날개를 관통하지 못했다. SK텔레콤이 '이동 통신' 맞수인 KT를 꺾고 대망의 '롤챔스' 첫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SK텔레콤 T1은 31일 서울 잠실 올림픽 보조경기장에서 벌어진 '2013 LOL 챔피언스 리그(이하 롤챔스)' 서머 시즌 결승전에서 1, 2세트를 내주면서 벼랑 끝에 몰렸지만 간판스타인 중단 공격수 '페이커' 이상혁을 중심으로 전원이 똘똘뭉쳐서 짜릿한 3-2 역전 드라마를 완성시키면서 KT 불리츠를 제압하고 창단 첫 '롤챔스' 정상 등극에 성공했다. 아울러 CJ 블레이즈, CJ 프로스트, 나진 소드, MVP 오존에 이어 '롤챔스' 역대 5번째 우승팀이 됐다.

대회 MVP에는 팀의 중심인 '페이커' 이상혁이 역전극의 발판을 만들며넛 기자단투표와 팬문자투표를 합산해 1위를 차지했다. 지난 시즌 혜성처럼 등장해 SK텔레콤의 4강행을 견인했던 이상혁은 이번 시즌에서도 팀의 우승을 견인하면서 간판스타의 몫을 톡톡히 해냈다.
반면 창단 첫 '롤챔스' 우승과 '롤드컵' 직행티켓, 두 마리의 토끼잡기에 나섰던 KT 불리츠는 '이동통신사' 라이벌인 SK텔레콤의 벽을 넘지 못하고 준우승에 머물러야 했다.
이날 결승전은 '롤챔스' 역사의 한 획을 긋는 경기로 족적을 남겼다. 그간 결승전 단골손님이었던 CJ프로스트와 CJ 블레이즈 없이 치러진 결승전으로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기 때문. 신흥 강호로 주목받고 있는 KT 불리츠와 SK텔레콤은 이동통신 라이벌답게 명승부를 연출하면서 새로운 세대의 전쟁을 알렸다.
포문은 KT 불리츠가 열었다. KT는 '이즈리얼'을 선택한 하단 공격수(원거리 딜러) 고동빈을 중심으로 공격의 실마리를 풀어나갔다. 고동빈은 퍼스트 블러드부터 이즈리얼로 그야말로 폭탄을 퍼부우듯 강력한 공력을 연달아 퍼부으면서 1세트에서만 11킬 1데스 12어시스트로 KDA23을 달성하면서 팀의 승리를 견인했다.
귀중한 선취점을 손쉽게 따내면서 기선을 제압한 KT 불리츠는 2세트에서도 강력한 압박으로 승리 굳히기에 들어갔다. 2세트의 주인공은 환상적인 '자크'의 몸놀림을 보여준 상단 공격수(톱 솔러) '인섹' 최인석.
중단 공격수 '류' 류상욱의 실수로 퍼스트블러드는 놓쳤지만 KT는 최인석은 정글러 '카카오' 이병권과 기막힌 호흡으로 SK텔레콤의 숨통을 조금씩 조여갔다.
최인석이 자크로 바운스를 가동할 때마다 SK텔레콤의 챔피언들은 그야말로 추풍낙엽처럼 쓸려갈 수 밖에 없었다. 결국 17-4까지 킬 포인트를 앞서간 KT 불리츠는 상대 본진을 곧바로 정리하면서 승리, 2-0으로 달아나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SK텔레콤의 저력이 3세트부터 살아나기 시작했다. 1세트에서는 고동빈에 휘둘리고, 2세트서는 퍼스트블러드를 따내면서 유리하게 출발한 상황서 최인석과 이병권 듀오에 KO 당하면서 동점의 기회를 무산시키면서 팬들을 답답하게 했던 SK텔레콤은 3세트 일방적으로 KT 두들기며 추격의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중단 공격수 '페이커' 이상혁은 상대 라이너인 '류' 류상욱을 꽁꽁 묶으면서 착실하게 성장을 거듭했고, 중앙지역에서 확실하게 우위를 굳힌 상황에서 정글러가 하단 라인의 화력지원을 성공적으로 하면서 일방적인 학살극을 펼치면서 단숨에 경기의 주도권을 쥐었다.
앞선 세트들과 정반대의 경기양상을 보인 SK텔레콤은 20분도 안된 시점에 글로벌골드 1만 3000이상을 앞서가면서 여유있게 항복을 받아냈다.
분위기를 돌리자 이후는 거침이 없었다. 이상혁이 살아나자 그간 몸이 무거웠던 상단 공격수 '임팩트' 정언영이 '쉔'으로 KT를 교란시켰고, 화력이 갈리면서 우왕좌왕하던 KT는 SK텔레콤 챔프들의 날카로운 공격에 쓰러질 수 밖에 없었다.
특히 4세트 24분경 드래곤을 둘러싸고 사실상의 승부의 쐐기를 박는 4킬을 달성하면서 주도권을 쥐었고, 전라인 지역의 우세를 바탕으로 단숨에 상대 본부까지 정리하면서 기어코 승부를 2-2 원점으로 돌렸다.
블라인드 모드로 진행한 5세트도 SK텔레콤의 기세는 꺾임이 없었다. 10분까지 팽팽하게 경기가 흘러갔지만 '임팩트' 정언영이 신기에 가까운 생존력으로 흐름을 SK텔레콤쪽으로 굳혔다. 정언영은 7-6으로 살얼음 리드를 하는 20분경 '쉔'의 궁극기 단결된의지로 KT 불리츠의 맹공을 절묘하게 빠져나가면서 9-6으로 점수를 벌렸다.
균형이 무너지자 SK텔레콤의 쇼타임이 벌어졌다. SK텔레콤은 곧바로 드래곤 사냥에 성공하며넛 글로벌골드를 착실하게 챙겼고, 드래곤 스틸을 노렸던 KT 선수들을 전멸, 14-7로 앞서나가며 사실상 승부의 쐐기를 박았다.
역전을 노리던 KT 불리츠가 내셔 남작 사냥하는 틈을 노렸지만 오히려 4킬을 쓸어담으며 18-8로 더욱 점수를 벌렸다. SK텔레콤 T1은 내셔 남작을 사냥한 후 챙기는 이득인 '바론' 버프를 등에 업고 KT 수비 거점인 포탑을 2차라인 까지 정리했고, 글로벌골드도 1만 5000까지 차이를 냈다.
결국 SK텔레콤 T1은 26-12로 경기를 마무리하며 대망의 우승트로피를 품에 안는데 성공했다. 
팀 우승의 숨은 일등공신인 김정균 코치는 "게이머로 이룬 것이 없어서 마음에 많이 걸렸는데 아무것도 아닌 저를 받아주신 SK텔레콤에 너무 감사드리고, 불만 없이 도와준 선수들께 감사하다는 말을 하고 싶다"고 진한 눈물을 흘리면서 벅찬 우승소감을 밝혔다.
패장 이지훈 감독은 "비가 많이 오는데도 응원와주신 팬 여러분들께 감사드린다. 여기까지 와준 선수들에게 박수를 부탁드린다. SK텔레콤이 우승했지만 '롤드컵' 직행을 못해서 너무 아쉽다. 순위결정전에서 좋은 승부를 벌이고 싶다"라고 담담하게 패장의 변을 말했다.
우승을 자지한 SK텔레콤은 8000만원의 상금과 트로피가 수여됐고 준우승을 차지한 KT 불리츠는 4000만원의 상금이 수여됐다.
잠실=백승철 기자 bai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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