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지 않으면 다른 선수랑 똑같다”.
이종욱과 함께 두산 발야구를 담당하고 있는 외야수 정수빈(23)은 뛰는 야구에 강하다. 거침없이 뛰고 상대 내야를 휘젓는 게 주 임무다. 상대 팀에는 부담이다.
정수빈은 넥센과의 준플레이오프에서부터 두산에 활기를 불어넣는 공격과 주루를 선보이고 있다. 정수빈은 1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2차전 LG와의 경기를 앞두고 뛰는 야구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정수빈은 “죽어도 뛰어야 된다. 견제가 있지만 그래도 뛰어야 된다”고 말했다. 정수빈은 지난 16일 LG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 1회 두 번째 득점에 성공했다. 최준석의 3루 땅볼 때 LG 정성훈의 홈 송구 실책으로 홈에서 살았다. 정수빈은 당시 상황에 대해 “죽어도 홈에서 죽어야겠다는 생각으로 뛰었다”고 했다.
정수빈은 야구에 임하는 자세에 대해서는 “과감함이다”라고 했다. 이어 “어이없는 실수만 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했다. 또 “포스트시즌 단기전인 만큼 때에 따라서 과감하게 뛰고 타석에서는 신중 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넥센과의 준플레이오프에서 여러 차례 주루사를 당했던 부분에 대해서는 “그 경험이 도움이 됐다. 조심성이 생겼다. 하지만 크게 신경 쓰지는 않는다”고도 했다. 끝으로 “나가면 뛰어야 된다”며 “뛰지 않으면 다른 선수랑 똑같아진다”고 강조했다.
정수빈은 올해 정규리그에서 23차례 도루에 성공하며 발야구 두산의 한 축을 담당했다. 5년 연속 두 자릿수 도루도 기록했다. 포스트시즌에서도 여차하면 뛰고 또 뛴다. 때로는 실수도 있고 누상에서 아웃되기도 하지만 정수빈은 또 달린다.
비록 정수빈은 전날 LG와의 2차전에서는 4타수 무안타로 침묵했지만 이날 두산 타선은 LG 선발 리즈에 단 1안타로 밀렸다. 정수빈은 8회 보살로 홈에 쇄도하던 박용택을 잡았다. 하지만 정수빈도 출루에는 성공하지 못하며 뛰는 야구를 시도하지 못했다. 손과 발이 묶인 두산으로서는 점수를 내기 어려웠다.
두산은 18일 하루 쉬고 19일부터 LG와 플레이오프 3차전을 갖는다. 정수빈이 살아야 두산 야구도 활기를 띤다. 허슬 플레이와 상대 내야를 휘젓는 정수빈. 때로는 기습 번트로 허를 찌를 수도 있다. 정수빈이 그래서 또 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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