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광호, 중동 모래바람에 맞서라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5.09.27 06: 31

중동의 ‘모래바람’에 맞서라! 남자농구대표팀에 내려진 특명이다.
김동광 감독이 지휘하는 남자농구대표팀은 27일 오후(이하 한국시간) 중국 후난성 장사시 다윤시티 아레나에서 개최되는 2015 아시아남자농구선수권 2차 결선 1차전에서 레바논을 상대한다.
한국은 1차 예선에서 거둔 1승 1패를 안고 레바논, 카타르, 카자흐스탄과 차례로 맞붙는다. 중국, 요르단까지 가세한 F조 6팀 중 4팀이 8강에 간다. 8강서 이란 또는 필리핀을 피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F조 2위 안에 들어야 한다. 올해 대회서 중동국가가 강세를 드러내고 있다. 결코 쉽지만은 않은 과제다.

▲ 미국출신만 세 명이 뛰는 레바논
2000년대 중반 레바논, 요르단, 카타르는 ‘오일달러’를 내세워 미국선수들을 노골적으로 수입해 국적을 부여했다. 이들이 모두 대표선수로 나오면서 아시아농구의 지각변동이 생겼다. 결국 이런 부작용을 막기 위해 국제농구연맹(FIBA)은 16세 이후 국적을 바꾼 귀화선수는 팀 당 한 명만 보유하도록 했다. 현재는 이 규정을 적극 활용해 노골적으로 한 명의 ‘용병’을 두는 추세다.
현재 레바논에는 사실상 미국선수가 3명 있다. 바셀 바우지(26, 203cm)와 찰스 타벳(27, 204cm)은 미국에서 태어났지만, 일찌감치 레바논 국적을 얻어 대표로 뛰고 있다. NBA출신 센터 로렌 우즈(36, 218cm)는 대회직전 참가를 고사했다. 레바논 협회와 출전을 놓고 협상을 하다 금액이 맞지 않아 거부했다고 한다. 대신 미국귀화선수 재스먼 영블러드(31, 192cm)가 가세했다.
‘탈아시아급 포워드’였던 파디 엘 카티브(36)는 이번 대회 출전을 고사하며 사실상 대표팀에서 은퇴했다. 이 선수가 안 나오는 것만 해도 한국에 큰 행운이다. 미국선수들이 많긴 하지만 크게 무서워할 정도는 아니다.
레바논에서 가장 무서운 선수는 ‘쌍포’ 아미르 사오드(24, 182cm)와 재스먼 영블러드(31, 192cm)다. 두 명의 슈팅가드가 동시에 나오면서 막강한 화력을 선보인다. 사오드는 신장은 작지만 운동능력이 매우 좋아 더블클러치를 쉽게 구사한다. 또 왼손슈터로 3점슛까지 매우 정확하다. ‘왼손잡이 조성원’으로 연상하면 쉽다.
귀화선수 영블러드는 ‘레바논의 제임스 하든’이다. 워낙 돌파가 좋은데다 드리블에 이은 3점슛에도 능하다. 하든처럼 스텝백 점프슛이 특기다. 제자리에서 덩크슛을 때릴 정도로 점프력이 탁월하다. 한국에서 조성민, 이정현, 문태영 등이 이들과 상대해야 한다. 쉽지만은 않을 전망이다. 
▲ 득점 1위 보유한 ‘복병’ 카타르
이번 대회서 기대보다 성적이 좋은 팀으로 카타르를 꼽을 수 있다. 중동의 그저 그런 팀 정도로 여겨졌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훨씬 전력이 좋다. 카타르는 카자흐스탄과 레바논을 연파하고 일찌감치 예선을 통과했다. 특히 레바논과 2차 연장 접전 끝에 이겼을 정도로 집념이 강하다.
카타르는 에이스였던 무사 야신 이스마일이 은퇴했다. 하지만 포워드 알리 사애드(32, 201cm)는 건재하다. 여기에 귀화선수 클린트 존슨의 기량이 워낙 출중하다. 센터진의 높이는 205cm 두 명으로 우리와 비슷하지만 몸싸움이 더 좋다.
존슨은 평균 25.7점으로 득점 1위를 달리고 있다. 문제는 너무 존슨이 북치고 장구치고 혼자 다 한다는 점이다. 존슨은 리바운드도 7.7개로 가장 많이 잡고 있다. 어시스트는 2.3개로 적다. 패스보다는 본인이 직접 해결하려는 경향이 짙다. 존슨은 양동근과 함께 아시아 최고가드 자리를 놓고 다툴 것으로 보인다. 양동근의 수비력이라면 존슨을 묶을 수 있다. 문제는 양동근의 체력이다.
▲ 아시아에 있는 ‘유럽팀’ 카자흐스탄 
구소련의 후예인 카자흐스탄은 아시아보다 유럽에 가까운 팀이다. 체격조건이 무시무시하다. 12명의 선수 중 세 명을 제외하면 196cm가 넘는다. 2미터 이상 장신자가 6명이다. 높이는 남부럽지 않은 팀이다. 주전 중 귀화선수 제리 존슨(33, 182cm)을 제외하면 나머지 선수들의 평균신장이 203.5cm다.
러시아 기자에 따르면 카자흐스탄 대표팀에서 정말로 카자흐스탄 출신은 단 세 명에 불과하다. 8명은 러시아사람이지만 카자흐스탄 여권을 가지고 있어 대표로 나올 수 있다고 한다. 재밌는 것은 카자흐스탄 선수 12명 중 절반이 자국리그팀 아스타나에서 함께 뛰는 사이라는 것. 더 놀라운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호흡이 좋지 않다는 점이다.
카자흐스탄의 에이스는 센터 안톤 포노마레프(27, 211cm)다. 그는 대표경력이 9년인 베테랑이지만 27세에 불과하다. 2007년 19세의 나이에 성인무대에 데뷔했기 때문. 장신을 살린 포스트업도 할 줄 알고, 3점슛까지 능하다. 높이가 좋아 골밑수비도 좋다. 평균 14점을 올리는 ‘아시아의 노비츠키’라고 보면 된다.
포노마레프는 평균 12.3개의 리바운드를 잡아 전체 2위다. 그가 잘 잡는 것도 있지만, 다른 선수들이 포노마레프에게 너무 의존한다. 카자흐스탄은 분명 높이가 위력적이지만 다른 부문은 취약하다. 특히 수비력이 떨어지는 편이다. 한국이 초반에 3점슛이 터져준다면, 어렵지 않게 이길 수 있을 전망이다.
제리 존슨은 화려한 드리블이 일품이다. 붙여서 내주는 패스도 괜찮다. 그는 평균 14점, 5.7어시스트를 기록 중이다. 그러나 그는 너무 오래 공을 끈다. 또 3점슛이 없는 반쪽짜리라 큰 위협은 아니다. 귀화선수는 분명 부담이다. 그러나 양동근을 보유한 한국이 걱정할 정도의 상대는 아니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장사(중국)=서정환 기자 jasonseo3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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