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농구선수권 최고의 빅매치가 부상으로 김이 빠지게 됐다.
필리핀은 27일 오후(이하 한국시간) 중국 후난성 장사시 다윤시티아레나에서 개최된 2015 아시아남자농구선수권 2차 결선 E조 1차전에서 일본을 73-66으로 이겼다. 2승 1패의 필리핀은 3연승의 이란에 이어 E조 2위로 올라섰다. 필리핀과 이란은 28일에 맞붙는다. 사실상 E조 1위를 가리는 순위결정전 성격이다.
양 팀을 대표하는 센터는 NBA출신 괴물이다. 이란은 아시아최고센터 하메드 하다디(30, 218cm)가 버티고 있다. 하다디는 이란선수 최초로 NBA에 진출, 멤피스와 피닉스 등지에서 뛰었다. 하지만 늘 벤치만 지키고 별 활약 없이 돌아왔다. 현재 하다디는 아시아쿼터제가 있는 중국리그 CBA에서 활약하고 있다. 적어도 아시아무대서 하다디를 당할 수 있는 센터는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늘 높이가 고민이었던 필리핀은 NBA 브루클린 네츠에서 뛰었던 안드레이 블라치를 귀화시키는 초강수를 뒀다. 블라치는 지난해 스페인 농구월드컵에서 평균 21.2점, 13.8리바운드, 1.6스틸의 가공할 위력을 선보였다. 필리핀은 세네갈을 81-79로 잡고 40년 만에 농구월드컵 사상 첫 승을 신고했다.
정통센터인 하다디와 달리 블라치는 파워포워드에 가깝다. 블라치는 3점슛을 자유자재로 쏠 정도로 슛거리가 길다. 하지만 이번 대회서는 기대이하다. 비시즌에 운동을 안해 몸무게가 8~10kg가량 불었다. 그는 이번 대회 4경기서 평균 21.6분을 뛰며 16점, 9.5리바운드의 평범한 성적을 내고 있다. 야투율은 41.1%에 불과하다. 체력이 달리다보니 수비는 뒷전이다. 걸어 다니는 경우가 많다.
가뜩이나 힘이 부치는 블라치는 일본전에서 발목부상까지 당했다. 하다디와의 ‘거인대결’은 해보기도 전에 김이 빠져버렸다.

일본전 승리 후 토마스 볼드윈 필리핀대표팀 감독은 “블라치가 다쳤다고 세상이 끝난 것은 아니다. 내일 얼마나 회복될지 지켜보겠다”며 이란 여기자에게 “블라치가 안 나올 것이라고 기대했다면 실망할 것”이라고 농담을 했다. 그러나 하다디와 블라치의 매치업을 묻자 “블라치를 하다디에게 붙이지 않을 것”이라고 정색했다.
블라치는 체력이 달려 출전시간이 너무 적다는 지적에 “계속 이겨나가겠다. 더 경쟁을 할 것이다. 내 관심은 출전시간보다 이기는 것이다. 내일 이란전에 이기는데 집중하겠다”고 대답했다. 부상에 대해서는 “내일까지는 괜찮아 질 것”이라고 낙관했다.
블라치 대 하다디의 매치업은 아시아농구선수권 판도를 가늠할 중요한 대결이다. 현재로서 하다디의 우세가 예상된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안드레이 블라치(위), 토마스 볼드윈 필리핀 감독(아래) / 장사(중국)=서정환 기자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