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준용, ‘2미터 가드’로 가능성 보였다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5.09.28 06: 30

한국농구에도 2미터짜리 가드가 나올 수 있을까. 가능성이 있다. 주인공은 최준용(21, 연세대)이다.
김동광 감독이 지휘하는 남자농구대표팀은 27일 오후(이하 한국시간) 중국 후난성 장사시 다윤시티아레나에서 개최된 2015 아시아남자농구선수권 2차 결선 F조 첫 경기서 레바논에게 85-71로 역전승을 거뒀다. 2승 1패를 기록한 한국은 중국(3승)에 이어 F조 2위를 기록했다. 한국은 28일 카타르와 대결한다. 
한국은 전반전 던진 9개의 3점슛 중 2개만 넣으며 32-43으로 뒤졌다. 개인기가 좋은 레바논을 상대로 한 대인방어가 번번이 뚫렸다. 후반전 김동광 감독이 최준용을 기용한 것은 ‘신의 한 수’였다. 세 명의 빅맨이 골밑을 지키는 2-3 지역방어를 가동해 레바논의 돌파를 차단했다. 골밑이 두터워지자 레바논은 당황했다. 때를 놓치지 않고 양동근이 레바논의 공을 뺏어 속공으로 연결했다. 최준용의 보이지 않는 역할이 컸다.

최준용의 진가는 공격에서도 두드러졌다. 그는 2미터의 장신이면서 속공의 최전선에서 뛸 수 있는 스피드까지 겸비했다. 긴박할 때는 3점슛도 날렸다. 뿐만 아니라 최준용은 직접 공을 몰고 코트를 넘어와서 어시스트까지 뿌릴 능력이 있다. 코너에 있는 이승현을 정확하게 본 최준용은 어시스트까지 배달했다. 최준용은 10점, 2어시스트, 1스틸, 1블록슛, 3점슛 2개로 최고의 ‘신스틸러’가 됐다.
그간 한국농구에서 ‘2미터 가드’는 없었다. 은퇴한 정훈(36, 200cm)이나 정효근(22, 전자랜드, 201cm)이 고교시절 가드를 봤지만, 성인무대로 넘어오면서 3,4번을 봤다. 최준용은 마산동중시절 가드로 뛰었다. 이후 갑자기 키가 많이 자라면서 포워드를 보고 있다. 경복고와 연세대에서 주로 4번이었고, 국가대표에서 3번으로 뛰고 있다.
최준용의 남다른 볼핸들링과 패스능력, 시야, 긴 슛거리 등을 골고루 감안할 때 그의 재능을 가장 잘 살릴 수 있는 포지션은 1~2번 가드일 수 있다.
유재학 모비스 감독은 국가대표 감독시절 “최준용을 포인트가드로 한 번 키워보고 싶다. 재능이 있다. 그런데 제대로 가르치려면 내가 계속 데리고 있어야 하는데 너무 시간이 없다”며 최준용의 재능을 높이 샀다. 
김동광 감독도 최준용의 다재다능함을 적극 활용하는 중이다. 싱가포르전에서 최준용은 10점, 10리바운드, 8어시스트, 3스틸로 대활약했다. 상대가 워낙 약체긴 했지만, 김태술을 도와 보조리딩을 하는 최준용의 활약은 단연 돋보였다. 현재 대표팀은 박찬희가 손가락골절로 뛸 수 없어 가드가 부족하다. 양동근과 김태술이 힘들 때 간간히 이정현이 포인트가드로 나서고 있다. 최준용까지 장신가드 역할을 해줌으로써 대표팀의 운영에 더 여유가 생겼다.
레바논전 후 김동광 감독은 “(최)준용이가 오늘 제 몫을 충분히 해줬다. 대학생들에게 기대하고 있다. 왜냐하면 (조)성민이나 다른 선수들이 많이 알려졌다. 양동근, 조성민에게 밀착수비가 붙으면 헤쳐 나가기 힘들다. 그럴 때 최준용, 문성곤, 이종현, 강상재가 돌아가며 해주면 게임을 풀기가 쉬워진다”고 칭찬했다.
최준용은 “연습 때 형들이 1번(포인트가드) 역할을 연습시킨다. 나중에 1번을 하고 싶은 생각도 있다. (양)동근이 형이 자신감을 많이 심어주신다”며 가능성을 보였다. 최준용의 다재다능함이 드디어 국가대표팀에서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 jasonseo3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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