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은 잠시 접어두어야 할 때다."
스플릿 라운드까지 남은 경기는 1경기다. 오는 4일 열리는 K리그 클래식 33라운드 결과에 따라 12개의 K리그 클래식 팀은 상위 그룹 6팀, 하위 그룹 6팀으로 분류된다. 현재까지 상위 그룹의 5팀이 정해진 가운데 마지막 자리를 놓고 제주, 인천, 전남이 경쟁하고 있다.
'공교롭다'는 표현이 너무 잘 어울린다. 개띠 모임 '견우회'의 절친 제주 조성환 감독, 인천 김도훈 감독, 전남 노상래 감독이 스플릿 라운드 상위 그룹의 한 자리를 놓고 막판까지 경쟁을 하게 됐다. 시즌 초만 하더라도 세 감독 우정을 바탕으로 한 경쟁이 조명을 받았다.

하지만 경쟁은 전쟁과 같다. 우정은 잠시 뒤로 할 때다. 조성환 감독도 동의했다.
그는 "우리들이 목표로 했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출전을 위해서는 상위 그룹에 들어야 한다. 게다가 난 FA컵 8강에서 친구팀 인천에 졌다. 우정은 잠시 접어두어야 할 때다"고 말했다.
상위 그룹에 대한 열망은 어느 때보다 강했다. 조 감독은 "상위 그룹에 들지 못하면 죽음과 같다고 생각하고 훈련을 하고 있다. 비장하다. 우리의 의지대로 되는 건 아닌 만큼 일단 전북 현대를 이기고 결과를 기다려야 할 것이다"고 전했다.
상위 그룹 진출이 가장 유리한 건 현재 6위인 인천이다. 그러나 제주가 승점 2점 차로 추격 중이다. 제주의 상위 그룹행 가능성도 적지 않다. 제주가 선두 전북을 상대하지만, 인천도 4위 성남 FC를 상대하는 만큼 양 팀 모두 어려운 경기를 해야만 하는 상황이다.
조 감독은 "어느 팀과 경기를 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우리가 하려는 플레이를 제대로 펼치고, 하고자 하는 의욕 등 정신적인 면에서 우위를 점해야 한다. 그래야 전북을 상대로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모든 신경이 거기에 쏠려 있다"고 강조했다.
경우의 수도 생각해야 한다. 인천이 성남과 비길 경우 제주는 전북을 이겨도 득실차를 따져야 한다. 현재 인천과 득실차는 3골. 제주로서는 많은 골을 넣어 이겨야만 하는 상황이다.
조 감독은 "경우의 수가 있다. 1골로만 이겨야 한다면 전략적인 운영이 가능하다. 그러나 다득점이 필요한 상황이 존재한다. 실리적인 것보다는 공격적인 운영을 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하지만 최근 제주는 부진에 빠져 있다. 여름부터 흔들렸다. 또한 홈에서 강했던 모습이 사라져 최근 홈 8경기에서 1승 2무 5패를 기록했다. 이 때문에 시즌 초 상위 그룹에 안착할 것이라는 기대가 무너졌다.
조 감독은 "시즌 초 이후 부상자와 크고 작은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했다. 수비수 알렉스가 6월 이후 3개월을 결장했다. 그게 가장 중요하다"며 "그래도 무너졌던 페이스가 회복되고 있다. 포기하지 않고 불씨를 살린 선수들을 보면 긍정적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 경기가 많이 아쉽다. 지금보다 승점을 더 쌓을 찬스가 있었다. 그러나 돌이켜보면 때는 늦었다"면서 "전북전에서 젖 먹던 힘까지 사력을 다해 이긴다면 행운이 올 것이다. 초반에 불운을 많이 겪었는데 좋은 결과를 거두면 행운이 따르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sportsh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