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틀리프, 왜 리틀을 만나 이를 갈았을까?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5.10.08 13: 41

미국대학농구(NCAA) 최고의 무대에서 자웅을 겨루던 라이벌들이 KBL에서 다시 만났다.
안양 KGC인삼공사는 7일 오후 안양체육관에서 개최된 2015-2016 KCC 프로농구 1라운드서 서울 삼성을 94-82로 제압했다. 4승 5패의 KGC는 SK, 동부, 삼성와 함께 공동 6위로 뛰어올랐다. 삼성은 3연패에 빠졌다.
이날 초점은 국가대표에서 복귀한 이정현(33점, 5스틸)과 문태영(22점, 10리바운드, 2스틸)에 모아졌다. 지난 시즌 KGC에서 뛰었던 장민국도 친정팀을 상대로 복수를 노렸다. 그런데 외국선수들 사이에서도 질긴 인연이 있었다. 바로 리카르도 라틀리프(26, 삼성)과 마리오 리틀(28 KGC)이다.

라틀리프는 2012년 미주리대학을 졸업하자마자 한국에서 프로생활을 시작했다. 그는 모비스를 3년 연속 챔피언에 올려놓으며 KBL 최고선수로 자리를 굳혔다. 2015 외국선수 드래프트서 라틀리프는 당당히 전체 1순위를 차지하며 삼성 유니폼을 입었다.
마리오 리틀은 미국대학농구 최고명문 캔자스대학 출신이다. 캔자스대학은 지난 8월 광주 유니버시아드에 미국농구대표팀으로 출전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리틀은 대학시절 토마스 로빈슨, 마커스 모리스, 마키프 모리스, 콜 알드리치, 타이션 테일러 등 NBA에 진출한 동료들과 함께 뛰었다. 리틀은 주로 백업슈팅가드와 포인트가드를 맡았다. 한국에서 ‘난사’라는 불명예를 쌓고 있지만, 리틀은 원래 슛이 뛰어난 선수다.
라틀리프와 리틀은 2010-2011시즌에 서로 격돌했다. 당시만 해도 미주리대학이 빅12 컨퍼런스 소속으로 SEC로 옮겨가기 전이었다. 캔자스와 미주리는 서로 보기만 해도 으르렁 거리는 100년이 넘은 전통의 라이벌이다. 연세대와 고려대의 관계라고 보면 된다. 농구에서는 캔자스가 압도적으로 우세다. 다만 미주리는 2009년과 2012년 빅12 컨퍼런스 토너먼트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가끔씩 캔자스의 발목을 잡았다.
2010-2011시즌 캔자스는 모리스 형제, 토마스 로빈슨, 타이션 테일러, 조쉬 셀비가 이끌었다. 리틀은 벤치멤버로 평균 5.1점, 3점슛 36.7%를 기록했다. 캔자스는 14승 2패로 빅12 컨퍼런스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했다. 미주리와 홈&원정 두 번 붙어서 103-86, 70-66으로 모두 이겼다. 캔자스는 빅12 컨퍼런스 토너먼트에서도 우승을 차지했다.
라틀리프는 2010-2011시즌 주전센터로 뛰며 10.6점, 6리바운드를 기록했다. 라틀리프는 2012년에 미주리를 빅12 토너먼트 우승으로 이끌며 대학생활을 마쳤다. 대학시절 리틀은 후보 선수였지만 캔자스는 항상 미주리를 이겼다. 라틀리프가 KBL에서 ‘원수’ 리틀을 다시 만났으니 전의를 불태울 수밖에 없는 이유였다.
포지션이 다른 라틀리프와 리틀은 맞부딪칠 일이 거의 없었다. 3쿼터 드디어 리틀이 투입돼 대결이 성사됐다. 리틀은 투입과 동시에 3점슛과 점프슛으로 7득점을 뽑아냈다. 김승기 감독대행은 “리틀이 KT전 결승골을 넣고 자신감이 많이 올라왔다”며 기뻐했다.
라틀리프는 두고만 보지 않았다. 3쿼터 종료 3분 30초를 남기고 리틀이 돌파를 할 때 라틀리프가 강력한 파리채 블록슛을 선사했다. 대학시절 팀 성적은 리틀이 화려해도 KBL에서는 라틀리프가 선배였다. 그런데 이날도 라틀리프(22점, 13리바운드, 2블록슛)의 활약이 더 좋았지만 승리는 후보선수 리틀(9점, 2리바운드)이 가져갔다.
리틀은 돌파를 시도할 때 문태영에게 공격자파울을 범했다. 문태영의 액션이 컸다. 리틀은 몸이 스치기만 해도 파울을 주는 한국리그에 적응이 덜 된 모습이다. 미국에서 선수가 찬스에서 슛을 실패해도 아무도 뭐라고 하지 않는다. 오히려 슛을 아끼면 더 욕을 먹는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완벽한 오픈찬스가 아니면 슛을 꺼리는 선수가 더 많다. 슛을 넣어도 ‘이기적인 선수’라는 시선이 붙는다. 농구에서도 미국과 한국 사이에 큰 문화의 차이가 있다. 리틀이 넘어야 할 산이다.
김승기 감독은 “리틀이 난사를 했다고 욕을 많이 먹었다. 하지만 다 던져야 하는 타이밍이었다. 본인도 초반에 너무 슛이 들어가지 않아 당황한 눈치였다. 다행히 지금은 점점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며 리틀의 기량을 두고 본다는 계획이다. 2라운드부터 외국선수 두 명이 3쿼터에 동시출전한다. 리틀이 찰스 로드와 어떤 시너지 효과를 낼지 궁금하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대학시절 라틀리프와 리틀 / ⓒAFPBBNews = News1(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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