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터뷰] 황선홍이 건네는 작별 인사, "고맙고 미안하다"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5.11.09 05: 30

"고맙고 미안하다."
포항 스틸러스는 지난달 29일 황선홍(47) 감독이 올 시즌을 끝으로 사령탑에서 물러난다고 공식 발표했다. 지난 2011년부터 성공적으로 팀을 이끌어온 황 감독은 5년의 시간을 뒤로한 채 이별을 준비하고 있었다. 황 감독은 지난 8일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린 포항과 성남FC의 2015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36라운드를 앞두고 그간의 거취와 관련해 허심탄회한 입장을 밝혔다. "홀가분하다. 숨긴다고 될 문제가 아니고, 죄지은 것도 아니다. 시즌 중이었고, 선수들이 동요할 수 있는 긴박한 상황이었다. 미안하게 생각한다."
황 감독은 "끝까지 결과를 봐야 한다. 선수들이 경기장서 느슨한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않는다. 선수들을 믿고 있다. 진정한 프로와 강팀의 기준이 될 수 있다. 흔들리지 않고 기존에 하던 걸 지키고 최선을 다해줬으면 좋겠다. 충분히 그렇게 해줄 것이다"고 믿음을 보냈다. 그러면서 "프로다워야 한다. 혼란스럽고, 섭섭하겠지만 프로 선수이고 감독이다. 어떤 상황이 와도 본분에 충실한다면 끝까지 좋은 추억을 쌓을 수 있을 것이다"고 당부의 말을 전했다.

포항의 레전드인 황 감독은 지난 5년간 까마득한 후배들과 동고동락하며 웃고 울었다. 그에겐 잊지 못할 시간들이다. "감회가 새롭다. 이제 포항에서 경기를 하고 싶어도 못한다. 티를 안내려 해도 아쉬움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황 감독은 포항에서 뚜렷한 성과를 냈다. 화수분처럼 쏟아지는 유스 선수들로 '쇄국정책'을 이겨냈다. 외국인 선수 없이 호성적을 이끈 덕분에 '황선대원군'이라는 별칭도 얻었다. '스틸타카' 신조어는 덤이었다. 황 감독은 "모든 게 추억이다. 선수들에게 고맙다. 포항은 역사가 있는 팀이다. 2010년을 제외하고 지금껏 최고를 향해 달려왔다. 이런 팀의 감독으로 있었다는 게 영광이고 감사하다"고 고마워했다.
황 감독이 이끄는 포항은 지난 2012년 FA컵 우승에 이어 2013년 K리그 최초로 정규리그와 FA컵서 더블을 달성했다. 오르지 못한 산도 있었다.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서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 황 감독은 "욕심은 끝이 없다. ACL서 목표를 다 이루지 못했다. 클럽에서 이룰 수 있는 가장 큰 성과는 ACL 우승이다. 성적에 미련이 많이 남는다"고 아쉬워했다.
포항은 이날 성남과 비기며 다음 시즌 ACL 플레이오프 진출권을 확보했다. 이젠 포항과 함께 아시아 정복에 도전할 수 없는 황 감독으로서는 아쉬움이 남을 테지만 유종의 미를 거둘 기회는 남아 있다. 황 감독은 "2위가 목표다. 다음 수원전을 이겨서 플레이오프를 거치지 않고 ACL 나가는 게 최선"이라며 "포항에 온 뒤로 리그서 98승을 했다. 100승이 목표다. 수원과 서울을 꼭 이기고 싶다"고 눈을 반짝였다./dolyng@osen.co.kr
[사진] 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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