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혜진(25, 우리은행)의 득점본능이 드디어 살아났다.
춘천 우리은행 한새는 22일 오후 춘천 호반체육관에서 벌어진 KDB생명 2015-2016 여자프로농구 2라운드서 부천 KEB하나은행을 74-65로 물리쳤다. 6승 1패의 우리은행은 단독 선두를 굳게 지켰다. 아울러 1라운드 KEB하나전 패배를 갚았다. 4승 3패의 KEB하나는 2위를 유지했다.
박혜진은 여자프로농구를 대표하는 공격형 가드다. 2014-2015시즌 정규시즌과 챔피언결정전 MVP를 싹쓸이한 박혜진은 대세다. 포인트가드서 슈팅가드로 정착한 뒤 득점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올 시즌 박혜진은 평균 7.2점으로 3년 만에 한 자릿수 득점을 기록 중이었다. 2010년 이후 본인의 가장 낮은 수치다. 박혜진은 개막전에서 16점을 넣었다. 그러나 5일 KDB생명전 무득점에 그치고 말았다. 올 시즌 유난히 슛이 터지지 않는다. 3점슛 성공률이 18.9%에 불과했다.
KEB하나전을 앞둔 위성우 감독은 “득점을 잘하는 선수도 득점왕을 매번 하는 것은 아니다. 못하는 시즌도 있기 마련이다. 박혜진의 득점이 약간 떨어졌지만, 너무 선수를 닦달하지 않는다. 슛이 안 들어가도 리바운드와 수비에서 공헌해주는 것을 높이 산다”며 제자의 부담을 덜었다.
박혜진 자신도 들어가지 않는 슈팅에 답답함을 느꼈다. 그는 “나도 왜 슛이 들어가지 않는지 모르겠다”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팀 훈련이 끝나고 나머지 슈팅연습을 할 정도로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이러한 숨은 노력은 결국에 빛을 봤다.
KEB전에서 박혜진은 작정한 듯 터졌다. 박혜진은 전반전에만 3점슛 3개 포함, 12점을 몰아쳤다. 승부처였던 3쿼터에도 박혜진 악착 같이 리바운드와 득점에 가세했다. 슛 기회가 오면 주저하지 않고 던졌다. 이날 박혜진은 14점, 3점슛 2개로 터졌다. 리바운드 7개와 3스틸, 3어시스트를 보태며 궂은 일도 적극적이었다.
경기 후 만난 박혜진은 “1라운드 때 우리가 (하나은행에) 져서 이겨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었다. 감독님이 ‘35경기 중 한 경기’라고 생각하라고 했다. 오늘 이겨도 다른 경기에서 지면 같다고 하셨다. 준비한 것만 열심히 하자고 했는데 잘 돼서 이겼다”며 웃었다.
박혜진은 이날 활약에 만족을 하지 못했다. 활약이 좋다는 칭찬에 박혜진은 “솔직히 아직도 만족하기 창피하다. 내가 생각해도 많이 부족하다. 오늘은 슛이 들어갔는데, 꾸준히 들어가야 한다. 당분간 슛 연습이 계속 필요하다”고 반성했다.
박혜진의 슬럼프 탈출 뒤에는 위성우 감독의 따뜻한 배려가 있었다. 박혜진은 “내게 이상이 없는데 슛이 안 들어간다고 생각했다. 감독님도 괜찮다고 하셨다. 감독님이 비디오를 찾아보시고 (내 슛폼에) 뭐가 문제인지 봐주신다. 요즘 신경을 많이 써주신다. 빨리 내 폼을 찾아 믿음에 보답해야 한다”며 책임감을 보였다.

이날 쉐키나 스트릭렌은 4쿼터에만 17점을 넣는 등 30점으로 맹활약했다. 박혜진은 “스트릭렌의 기술을 다 배우고 싶다. 실력차이는 어마어마하다. 운동할 때 보면 자신 있는 것이 슛이다. 수비가 득점ㅇ르 안주려고 해도 잘 쏜다. 그런 기술을 배우고 싶다”고 했다.
옆에서 듣던 스트릭렌은 “박혜진과 내가 비슷한 점이 많다. 둘 다 좋은 슈터다. 실수를 하면 생각이 많아지는 공통점이 있다. 코치님이 계속 슛을 쏘라고 날 믿어주셔서 도움이 됐다. 계속 쏘다보면 좋아질 것”이라며 박혜진에게 충고를 했다.
박혜진이 영점조준에 성공하며 우리은행은 앞으로 더욱 무서워질 전망. 박혜진은 “체력적으로 크게 힘들지 않다. 내 나이에 이렇게 뛰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전주원 코치님이 ‘너 나이 때는 5쿼터씩 뛰어도 된다’고 농담을 하신다”며 체력에 자신감을 보였다. / jasonseo3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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