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를 위해' 그로저, 서브 콘테스트 포기한 프로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5.12.26 05: 57

2년 전 러시아에서 서브 콘테스트 중 부상
"대표팀 다녀온 뒤 팀 우승 돕겠다"
 삼성화재의 주포이자 독일 국가대표팀의 일원인 괴르기 그로저(31)가 국가를 위한 변함 없는 마음을 드러냈다.

그로저는 지난 25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5~2016 V-리그 올스타전에 참가했다. 여자부 경기에서도 자신을 필요로하자 잠시 코트를 밟는 등 그는 체육관을 가득 메운 팬들 앞에서 즐거움을 주기 위해 노력했다. 경기를 마친 뒤에는 체육관에 찾아온 딸과도 추억을 쌓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올스타전은 처음이 아니다. 그로저는 경기 후 통역을 통해 "러시아와 독일에서 올스타 경기에 나가본 적이 있다. 폴란드에서만 못 나갔다. 올스타전은 나라마다 특징이 있는 것 같은데, 한국의 올스타전은 잘 짜여져 있고 즐거웠다"며 V-리그 올스타전 출전 소감을 밝혔다.
하지만 스파이크 서브 콘테스트에서 그의 모습을 볼 수 없었던 점은 팬들의 아쉬움 중 하나였다. 송명근(OK저축은행)이 113km로 우승한 이 콘테스트에서 삼성화재 대표로는 류윤식이 나갔고, 그로저는 몸만 풀었을 뿐 참가하지 않았다. 만약 나갔다면 가장 빠른 서브를 보여줄 수도 있었기에 팬들로서는 아쉬운 부분이었다.
이유는 있었다. 그로저는 "팀의 중요한 경기와 올림픽 예선이 남아 있어서 그랬다. 2년 전에 러시아에서 서브 콘테스트에 나갔다가 부상을 당했던 일이 있어서 몸 관리를 위해 나서지 않았다"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독일의 2016 리우 올림픽 배구 출전을 위해 힘을 보태야 하는 그로저는 부상이 찾아오거나 밸런스 저하가 생길 수 있는 위험을 떠안지 않고 몸 상태를 최선으로 끌어 올려 올림픽 예선에 임하겠다는 각오를 드러냈다.
팀 성적 역시 중요하다. "우리 팀은 우승이 목표다. 우승을 위해 모든 선수들이 서로 믿으면서 가고 있다. 올림픽 예선을 마치고 돌아와 최선을 다해 팀 우승을 돕겠다"라는 그의 말이 빈말로 들리지 않았다. 어느 유니폼을 입든 최상의 컨디션으로 경기에 임하고 싶다는 생각이었다.
대표팀 합류를 위해 곧 떠나는 그로저는 "팀 동료들에게는 미안하다. 어려운 이야기긴 하지만 국가를 위해서도 뛰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유럽은 모든 리그가 멈추고 올림픽 예선에 들어가는데, 여기(한국)는 그렇지 않아 동료들에게 미안하다고 생각한다. 대신 미안한 만큼 돌아와서 열심히 할 것이다"라며 동료들을 향한 진심을 표현하는 동시에 돌아와 반드시 팀 승리에 이바지하겠다고 굳게 다짐했다.
공백은 뼈아프지만, 그가 오기 전까지만 잘 버텨내면 삼성화재도 우승의 꿈을 버리지 않을 수 있다. 어디서나 프로인 그이기에 가장 믿을 만한 공격수를 잠시 떠나보내는 삼성화재도 그로저 복귀 후에 대한 걱정은 없다. V-리그로 돌아오면 다시 강력한 서브를 터뜨리며 삼성화재의 상위권 도약을 견인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 그로저는 자신의 가장 날카로운 무기를 잠시 아꼈다. /nick@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