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적료보다는 실력이다. 팀에 합류할 때 기록한 이적료는 경기장에 나설 기회를 제공하기는 하지만, 기회를 확실하게 만들 수는 없었다. 500만 파운드(약 87억 원)의 몸값을 기록한 델레 알리(20, 토트넘)이 2200만 파운드(약 384억 원)의 이적료를 기록한 손흥민(24, 토트넘)보다 출전 기회를 많이 잡는 이유였다.
손흥민이 6경기 연속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했다. 토트넘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은 4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리버풀에서 열린 2015-2016 프리미어리그 20라운드 에버튼과 원정경기에 손흥민을 출전 선수 명단에 포함시켰다. 그러나 선발로 내세우지 않았다. 손흥민은 후반 24분 크리스티안 에릭센 대신 투입돼 20여분을 그라운드에서 뛰었다.
이번 시즌 초 토트넘에 이적할 당시 손흥민은 많은 관심을 받았다. 레버쿠젠에서 선보이던 폭발적인 움직임과 문전을 향한 쇄도가 프리미어리그에서도 볼 수 있는 것이라는 기대감이었다. 그러나 손흥민은 이날 전까지 프리미어리그 11경기에서 2골을 넣는데 그쳤다. 손흥민에게 향한 기대감은 실망감이 될 수밖에 없었다.

적지 않은 이적료를 투자한 토트넘 입장에서는 아쉬움이 생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아쉬움을 만회하기 위해 손흥민을 억지로 선발로 기용할 수는 없었다. 결국 토트넘은 손흥민이 아닌 신예 알리를 선택했다. 알리는 올해로 만 20세가 된 잉글랜드의 유망주로, 토트넘은 지난해 초 리그 원(3부리그)의 MK 돈스로부터 500만 파운드에 알리를 영입했다.
손흥민과 알리의 몸값은 4배 이상 차이가 난다. 시즌 초반에는 토트넘이 알리보다 손흥민을 중용할 수밖에 없는 이유였다. 그러나 시즌이 절반 가량 지난 지금은 전혀 다르다. 알리는 선발로 나서지만, 손흥민은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해 교체 멤버로 투입되고 있다. 알리가 몸값의 차이를 극복할 만큼의 경기력을 그라운드에서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알리의 활약은 에버튼전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2선에 배치된 알리는 적극적인 공격 가담과 문전 쇄도로 수 차례 기회를 만들었다. 전반 46분에는 토비 알데르베이럴트가 길게 찔러준 패스를 가슴으로 받은 후 논스톱 슈팅을 시도해 골망을 갈랐다. 제 자리에서 받은 공을 받은 것이 아니라, 앞으로 달려오는 상황에서 공을 받았다. 알리의 뛰어난 트래핑 능력과 정확한 슈팅 능력을 모두 엿볼 수 있었다.
알리는 해결사 역할만 한 것이 아니다. 자신보다 동료가 더 좋은 기회를 잡을 것이라고 판단했을 때에는 주저하지 않고 반박자 빠른 템포의 패스를 시도했다. 후반 7분이 그렇다. 알리는 자신이 공을 잡아 슈팅을 시도할 수 있음에도 뒤에서 쇄도하는 해리 케인에게 공을 내줬다. 알리는 공을 잡은 이후 패스를 시도하면 상대 수비수들이 준비를 할 것이라고 판단, 가슴으로 트래핑을 하지 않고 바로 패스를 시도해 케인에게 연결했다. /sportsh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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