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프로축구 웨스턴 뉴욕 플래시(이하 WNYF) 이적을 확정지은 여자 국가대표 공격수 전가을(28)이 푸른 청사진을 밝혔다.
WNYF는 지난 2일(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전가을을 영입했다고 발표했다. 원소속팀 인천 현대제철과 계약기간이 1년 남은 전가을은 WNYF에서 1년간 임대로 뛴다.
전가을은 지난해 6월 캐나다서 열린 FIFA 여자월드컵 코스타리카와 조별리그 2차전서 골맛을 보며 16강 진출에 일조했다. 두 달 뒤 중국에서 열린 EAFF 여자 동아시안컵 일본전서는 후반 추가시간 그림 같은 프리킥 역전 결승골을 터뜨리며 2-1 승리를 이끌기도 했다. 전가을은 지난 2007년 A매치 데뷔전을 치른 뒤 통산 73경기서 34골을 기록했다.

활약을 인정받아 미국, 스웨덴 등의 클럽으로부터 러브콜을 받은 전가을은 캐나다 월드컵 우승국이자 여자 축구의 절대 강호인 미국 무대 진출의 꿈을 이루며 제2의 축구 인생을 열게 됐다.
국내 선수로는 최초로 미국 무대를 밟게 된 전가을은 5일 오후 인천 송도 테크노파크IT센터서 WNYF 입단 공식 기자회견을 열고 "꿈에 그리던 무대로 가는 것이라 선수로서 정말 기쁜 일이다. 최고의 리그에 속해 있는 팀에 간다는 자체가 설렌다"고 소감을 밝혔다.
다음은 전가을과의 일문일답.
-최고인 미국 무대 진출 소감은. 한국 여자 축구에도 의미가 있는데.
▲꿈에 그리던 무대로 가는 것이라 선수로서 정말 기쁜 일이다. 최고의 리그에 속해 있는 팀에 간다는 자체가 설렌다. 앞서 (지)소연이가 영국에 진출해서 잘하고 있지만 나도 미국에서 한국을 대표해 좋은 모습을 보여줘 다른 한국 선수들이 진출할 수 있게끔 미국과 세계적인 구단에 좋은 이미지를 심어주고 싶은 사명감이 있다.
-미국과 한국 무대가 다른 점은. WNYF서 본인의 역할은.
▲미국은 가장 최근 여자월드컵의 우승국이다. 최고의 여자 축구리그에 가게 돼 설레고 행복하다. 한국과 다른 점은 미국은 세계 최고의 여자 축구 선수를 보유하고 있고, 성적도 최고다. WNYF는 공격적으로 약하다. 두 시즌 챔피언 경험이 있지만 최근 득점력이 빈약하다. 나를 영입하는 이유가 있을 텐데 책임감 있게 팀의 주축이자 리더로서 공격을 이끌고 싶다.
-최고의 무대에서 얼마나 통할 것 같나. 목표는.
▲팀 순위가 현재 7위다. 개인적인 목표는 3위까지 이끌고 싶다. 팀 내 최고 득점자가 되고 싶다.
-체격도 크고 터프한 리그다. 본인의 어떤 장점을 살릴 것인가.
▲축구는 피지컬로 하는 것이 아니다. 여자 대표팀이 미국으로 전지훈련을 몇 번 갔는데 그 때마다 만족스러운 경기를 해서 자신감도 있다. 항상 꿈꿔왔던 부분이 이뤄졌기 때문에 기회를 얻은 만큼 마음껏 즐기면서 하고 싶다.
-본인의 어떤 부분을 높이 평가한 것 같나. 후배들에게 도움이 될만한 조언은.
▲잘 생기신 WNYF 단장님이 나를 오랫동안 지켜봐왔던 것 같다. 나의 장점을 빨리 보여주고 싶다. 내 뒤를 이어 많은 동료들의 해외 진출에 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최선을 다하다보면 언젠가 기회는 오는 것 같다. 한국 선수들은 세계로 나가도 충분히 통할 실력이다. 단지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을 뿐이다.
-세계 여자 축구의 흐름이 어떻게 변하고, 한국 축구가 어떻게 인정받는 것 같나.
▲미국이 월드컵 우승국이니 흐름이 그쪽으로 향할 것이다. 한국 여자 축구는 우습게 생각할 수 없는 팀이 된 것 같다. 그의 일원이 돼 개인적으로 영광이다. 월드컵 16강 진출로 역사를 썼듯 올림픽서도 역사의 한 획을 긋고 싶다.
-구단에서 많은 배려를 하는 것 같은데.
▲1월 1일 빅이벤트로 깜짝 영입 발표를 했다고 들었다. 나도 잠을 못자고 발표를 봤다. 기분이 좋다. 1월 1일부터 모든 분들께 기쁜 소식을 들려줄 수 있어 너무 가슴 벅 차 잠이 안왔다.
-3월 합류 전까지 계획은. 임대가 끝난 뒤 계획은.
▲현재 계획은 현대제철에 합류해 제주도 전지훈련에 동참하는 것이다. 오는 15일 4개국 친선대회를 위해 중국으로 가는데 구단 배려 속에 훈련을 같이 하게 됐다. 친선대회를 치른 뒤에는 올림픽을 준비할 것이다.
-추후 목표는.
▲더 큰 꿈을 더 꾸고 있다. 미국에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줘서 더 훌륭한 리그에서 나를 찾을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다.
-등번호 7번.
▲한국서도 7번을 달았기 때문에 기분이 좋다.
-영어, 낯선 환경에 대한 적응은.
▲영어는 계속 공부하고 있었다. 앞으로도 계속 해야할 부분이다. 언어가 안돼 불리한 점이 있겠지만 특유의 친밀함으로 선수들을 꼬드겨보겠다.
-시카고, 시애틀 등 다른 팀의 평가는.
▲국가대표 선수들이 포진해 있는 최고의 클럽이다. 그들은 최고의 클럽이지만 내소속팀은 WNYF다. 그 선수들과 붙어도 두려울 건 없다. 이긴다면 그 기쁨이 얼마나 짜릿한지 알고 있다. 지금은 약팀이지만 자신 있다.
-어떤 골을 넣고 싶나.
▲골은 다 좋다. 동아시안컵 프리킥 골은 내 축구 커리어에 있어서 생각만 해도 기쁜 골이다. 팀을 위기에서 구해내는 골을 넣고 싶다. 골이 필요할 때 결정적인 골을 넣고 싶다.
-후배이지만 해외파 선배인 지소연의 조언이 있었나.
▲노하우 좀 알려달라고 했더니 '그냥 알아서 해요' 이러더라. 알아서 하면 잘될 것 같다(웃음).
-월드컵을 앞두고 한국에서 여자 축구 선수로 사는 게 외롭고 힘들었다고 말했다. 지금이 최고의 순간인가.
▲앞으로 더 생각한 게 있기 때문에 최고의 순간이라고 말하기는 좀 그렇다. 최고의 순간을 만들 수 있는 기회를 얻은 것 같다.
-최고의 순간은 무엇인가.
▲계속 꿈을 꾸고 있기 때문에 콕 집어 말하기가 어렵다. 좋은 경기력과 결과로 좋은 소식을 들려드리고 싶다.
-한국 선수들의 잇딴 해외 진출로 전력 강화에 도움이 된 것 같다.
▲다음 월드컵까지 나가고 싶은 마음과 열정은 선수로서 가득하다. 세계적인 선수들과 부딪히고 환경적으로 잘 적응하면 좋을 것이다. 원래 긴장하는 편이 아닌데 캐나다 월드컵서는 긴장하고 몸이 굳었다. 이번 기회로 인해 좋은 선수들과 환경을 경험하고, 익숙해지면 긍정적 에너지가 대표팀 동료들에게 전달될 것이다.
-다른 리그서도 오퍼가 있었나. 미국으로 간 이유는.
▲영국에서도 얘기가 있었는데 WNYF와 얘기를 하면서 마음을 정하고 일을 진행했다. 항상 꿈꿔왔던 무대가 미국리그였다. 미국으로 가게 된 결정적인 이유였다./dolyng@osen.co.kr
[사진] 인천=이동해 기자 eastsea@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