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 부담’ 이재영, 외로웠던 플레이오프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6.03.13 15: 53

어느덧 국내 최고 날개 공격수로 성장한 이재영(20, 흥국생명, 178㎝)이지만 홀로 챔피언결정전의 문을 활짝 열기는 역부족이었다. 공·수에서 짊어지고 있는 부담이 너무 컸다. 그 짐을 덜어주지 못한 흥국생명은 플레이오프 진출에 만족해야 했다.
흥국생명은 13일 인천계양체육관에서 열린 ‘2015-2016 NH농협 V-리그’ 여자부 플레이오프 현대건설과의 2차전에서 1세트를 잡고도 내리 3세트를 내주며 세트스코어 1-3으로 역전패했다. 지난 11일 수원에서 열린 1차전에서도 1세트 승리 후 역전패를 당했던 흥국생명은 전체 전적 2패로 탈락의 고배를 맛봤다.
5시즌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의 감격을 누릴 수 있었던 것은 이재영의 비중이 절대적이었다. 지난 시즌 신인왕 출신인 이재영은 팀의 에이스로 한 시즌을 종횡무진했다. 정규시즌 29경기에서 498점을 올리며 전체 7위, 국내 선수 중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며 팀의 3위를 이끌었다. 리시브에서도 세트당 3.48개를 기록해 전체 3위를 기록했다.

간혹 기복이 있는 시기도 있었지만 한 시즌을 놓고 보면 더할 나위 없는 성적이었다. 이런 이재영은 흥국생명이 가장 믿는 도끼였다. 하지만 너무 많은 것을 요구받은 탓에 도끼날이 무뎌져 있었다. 공격과 수비에서 해야 할 일이 너무 많았던 이재영은 결국 높이와 강서브를 앞세운 현대건설을 상대로 쉽지 않은 2경기를 치러야 했다.
1차전에서 25득점으로 팀 내 최다 득점을 올린 이재영이지만 공격 성공률이 29.85%까지 떨어졌다. 공격 성공률이 필연적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는 오픈 공격 시도가 무려 46번에 달했다. 외국인 선수 알렉시스가 중앙에 박혀 있는 흥국생명으로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수비 부담도 컸다. 상대 서브는 당연히 이재영에 집중됐다. 팀 내에서 가장 많은 총 35번의 서브를 받았다. 51.43%의 좋은 성공률을 기록하기는 했지만 체력 부담이 컸다.
2차전에서도 쉽지 않은 경기가 이어졌다. 상대의 집중 견제에 고전했다. 역시 팀 내 최다인 15점을 올리며 고군분투했지만 2세트에서는 상대의 목적타 서브가 쏟아지며 리시브에서도 급격히 흔들리는 모습이었다. 리시브를 받고 다시 뛰어 오르기는 쉽지 않았다. 범실이 7개 나왔다. 책임감을 가지고 최선을 다했지만 원맨쇼로는 한계가 있었다.
결국 시즌 중반 부상으로 팀을 떠난 테일러 심슨의 공백이 커 보였다. 이재영의 반대편에서 공격을 담당하며 언제든지 짐을 나눠들 수 있었던 선수였지만 5라운드 뒤꿈치 부상을 당한 끝에 교체됐다. 새로 데려온 알렉시스 올가드는 센터 포지션의 선수였다. 높이를 앞세운 블로킹에서는 도움이 됐지만 센터 포지션의 한계상 이재영의 공격 부담을 나눠 갖지는 못했다.
흥국생명은 1·2세트 모두 이재영이 후위에 있을 때 마땅한 공격 루트를 찾지 못했고 이는 현대건설의 연속 득점으로 이어지며 분위기를 내주고 말았다. 2차전 4세트에는 알렉시스를 빼고 국내 선수들로만 라인업을 짰지만 역부족이었다. 최고의 시즌을 보낸 이재영이었다. 플레이오프에서도 강인했다. 그러나 배구는 역시 6명이 하는 경기였고 이재영은 경기 후 눈물로 아쉬운 심경을 대변했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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