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人] 우연 아닌 땀이 만든 이종호의 원더골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6.06.16 05: 59

엄청난 골이 터졌다. 논스톱 발리슛으로 만든 골. 우리는 그런 골을 원더골(wondergoal)이라 부른다. 엄청났기에 우연이 만든 골 같았다. 아니었다. 골의 주인공 이종호(전북 현대)는 엄청난 골을 만들기 위해 매일 굵은 땀을 흘렸다. 그리고 그 땀은 원더골이라는 결실을 맺었다.
경기 종료 40여초전을 남긴 시점. 모두가 1-1로 경기가 끝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이종호는 포기하지 않았다. 로페즈가 오른쪽 측면을 침투하는 것을 본 이종호는 문전으로 파고 들었다. 수비수가 붙었지만 로페즈가 크로스를 올리는 시점에서 수비수를 떨쳐내고 공에 발을 맞췄다. 문전에서 다시 나오는 순간이라 쉽지 않았다. 그러나 이종호의 발을 떠난 공은 골대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수원 삼성은 고개를 숙였다. 반격을 할 힘이 남아 있지 않아 선수들이 주저 않을 정도. 시간도 없었다. 공을 다시 가운데로 가져가고 경기를 재개하자 주심은 경기 종료를 알리는 휘슬을 불었다. 수원은 다시 한 번 고개를 숙였고, 경기 종료 직전 승부를 갈른 전북은 기뻐했다. 특히 올해 정규리그 첫 골을 넣은 이종호에게는 어떤 승리보다 의미가 있었다.

이종호는 2달 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서 전북 이적 후 첫 골을 넣었다. 그러나 기뻐하지 못했다. 빈즈엉(베트남)과 원정경기였는데, 이종호의 득점포에도 전북은 2-3으로 패배했다. 2명의 수비수가 퇴장을 당하는 악재를 넘지 못했다. 이종호는 이적 후 첫 골을 넣었지만 기뻐할 수가 없었다. 자연스럽게 이종호의 전북 데뷔골도 쉽게 잊혀졌다.
이종호가 좀처럼 골맛을 보지 못한 데에는 출전 기회가 적었던 이유도 있다. 이종호는 지난 두 시즌 동안 전남 드래곤즈에서 10골, 12골을 넣은 득점력이 있는 선수다. 그러나 전남과 달리 전북에서는 주전 경쟁에서 밀렸다. 이종호는 수원전을 포함해 올해 정규리그 6경기에 출전하는데 그쳤다. 출전 시간은 260여분에 불과하다. 한 경기에서 45분도 뛰지 못한 셈이다.
이종호에게 꾸준한 기회를 주지 못한 전북 최강희 감독이 "올 시즌 가장 미안한 선수가 이종호다"고 할 정도. 이종호도 고민이 많았다. 그는 "솔직하게 나도 (전북으로 이적한 것을) 후회했다. 출전하지 못하는 것이 길어지다 보니..."라고 말했다. 그러나 좌절은 하지 않았다. 최강희 감독과 면담을 통해 자신감을 찾은 이종호는 훈련을 통해 부정적인 생각을 떨쳐냈다.
그 결실이 원더골이다. 전북에는 K리그 내에서도 뛰어난 발리슛 능력을 지닌 이동국이 있다. 이종호는 평소 이동국의 발리슛을 지켜보며 따라하려고 노력했다. 그는 "평소 훈련할 때 동국이형의 발리슛을 따라하려고 노력했다. 어떻게 임팩트를 해야 하는지를 지켜보면서 많은 노력을 했다"고 설명했다. 결국 그 노력은 헛되지 않았다. 굵은 땀을 흘리며 한 훈련을 몸이 자연스럽게 반응했다. 이종호도 "훈련에 매진해서 중요한 경기서 좋은 골을 넣은 것 같다"며 오랜만에 미소를 지었다. /sportsher@osen.co.kr
[사진] 전주=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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