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서현의 성장, 황승언의 재발견이라는 성과를 남기고 퇴장했다.
지난 20일 오후 방송된 MBC 수목드라마 '시간' 마지막 회에서는 권력으로 진실을 덮으로는 천회장(최종환 분)에 맞서 동생과 어머니의 죽음의 비밀을 세상에 밝힌 설지현(서현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설지현은 신민석(김준한 분), 은채아(황승언 분)의 도움으로 천회장이 그동안 악행을 했음을 인정하는 발언이 담긴 영상을 얻게 됐다. 신민석, 은채아는 끝까지 시험에 들게 됐지만, 결국 정의를 선택하고 설지현의 곁에 남았다. 두 사람은 설지현에게 천회장의 비리 장부까지 건네며 진실을 밝히고 참회를 할 뜻을 밝혔다.

마침내 천회장의 악행을 세상에 알린 설지현. 은채아도 설지현 동생의 죽음에 어느 정도 가담했음을 인정하며 공개적으로 설지현에게 사과했다. 천회장과 은채아는 결국 법정에 섰다. 도주한 줄 알았던 신민석은 천회장의 악행을 입증할 100억 입금 통장을 들고 법정에 나타났다. 결국 신민석, 천회장은 징역형을 선고 받았고, 은채아는 집행유예를 선고 받았다.
천회장은 마지막까지 큰아들과 경영권을 두고 대립했고, 신민석은 모든 걸 내려놓고 감옥에 들어갔다. 은채아 또한 모든 자리에서 내려왔다. 복수를 완성한 설지현도 마냥 행복하진 못했다. 모든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설지현은 천수호(김정현 분)를 그리워하며 "살기로 했으면 행복하게 살라"는 천수호의 말에 따라 버킷리스트를 이루어갔다.

'시간'은 초반부터 김정현, 서현의 열연으로 호평을 받았던 작품. 건강 문제로 김정현이 예상됐던 회차보다 더 일찍 하차를 했지만, 다행히 시한부 설정을 가지고 있던 천수호 캐릭터 덕분에 김정현의 하차는 '시간'에 큰 타격을 주진 않았다. 아쉬운 부분은 있었으나, 감정선이 크게 해치지 않는 선에서 드라마는 잘 마무리 됐다.
이번 작품에서 특히 서현은 큰 성장을 이루었다. 동생과 어머니를 잃고, 연인의 배신을 당하는 극적인 상황에 놓여 점점 변해가는 설지현을 맡아 진폭이 큰 연기를 감당해야 했던 서현. 하지만 서현은 침착하게 설지현을 풀어가며 드라마의 중심을 이끌었다. 덕분에 표현하기 까다로운 설지현이라는 캐릭터를 대체로 잘 표현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었다.
거기에 남자 주인공 김정현이 하차하면서, 드라마의 히로인이 되어야 했던 상황에서도 서현은 드라마의 무사 종영을 견인했다. 김정현과 서현이 절반씩 끌고 갔던 감정선을 오롯이 서현 혼자 짊어지고 가게 돼 부담스러웠을 법했지만, 서현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여주인공으로서의 위엄을 입증해내 박수를 받았다.
황승언도 이번 작품에서 재발견될 수 있었다. 그는 그동안 보여준 톡톡 튀는 연기 대신, 차분하고, 때로는 악독하면서도 갈등하는 다양한 감정 연기를 해냈다. 자신의 안위와 진실을 밝혀야 하는 정의 사이에서 수없이 갈등하는 은채아의 상황을 제대로 표현해내 호평을 받기도.
서현과 황승언 두 여자 주인공들의 열연과 더불어 절제되고 안정된 연기를 펼쳐 드라마에 무게를 더한 김준한의 활약도 인상적이었다. 이처럼 배우들의 열연, 그리고 젊은 배우들의 도약을 남긴 '시간'은 그 자체로 의미를 더했다. / yjh0304@osen.co.kr
[사진] '시간'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