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김정현 하차에도 무사 종영...완벽했던 '여운 엔딩' [어저께TV]
OSEN 유지혜 기자
발행 2018.09.21 06: 45

'시간'이 남자 주인공 김정현의 하차에도 무사히 종영했다. 서현이 만든 여운 남는 엔딩이 인상적이었다.
지난 20일 오후 방송된 MBC 수목드라마 '시간' 마지막 회에서는 동생과 어머니의 죽음을 밝히려는 설지현(서현 분)이 권력으로 모든 진실을 덮으려던 천회장(최종환 분)을 무너뜨리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신민석(김준한 분)은 천회장의 앞에서 설지현을 향해 총을 쐈고, 그대로 설지현은 강물로 빠졌다. 알고 보니 이는 설지현, 신민석, 은채아(황승언 분)이 천회장의 악행에 대한 증거를 남기기 위해 구민 계략이었다. 설지현은 어깨에 총상을 입었으나 신민석, 은채아에게 구조돼 복수를 계속할 수 있게 됐다.

신민석, 은채아는 설지현을 도와 진실을 밝히고자 했으나 마지막 순간에는 서로를 의심하고 갈등했다. 설지현은 그런 두 사람을 믿지 못했고, 결국 홀로 천회장의 발언이 담긴 영상을 인터넷에 공개했다. 하지만 천회장은 모든 언론을 동원해 설지현의 영상을 조작으로 몰아갔다. 
설지현이 천회장을 법정에 세울 방법은 비리 장부를 밝히는 것 뿐이었다. 신민석은 이 비리 장부로 천회장의 첫째아들 천수철(서현우 분)과 자신의 안전을 두고 거래하려 했다. 하지만 설지현, 은채아가 한발 더 빨리 장부를 발견했고, 신민석은 모든 욕심을 접고 은채아가 마련해준 방편으로 한국을 떠나기로 했다.
설지현은 세상에 비리 장부를 밝히고, 대중 앞에서 동생과 어머니의 죽음이 권력 앞에서 그저 묻힌 기막힌 현실을 규탄했다. 그는 인터넷 생방송을 통해 "나는 이 모든 것이 단순한 개인의 책임이 아니라 생각한다. 힘이 없는 사람들은 그저 견디고 혼자 이겨내야 하는 사회의 무관심을 거부한다"고 말하며 천회장에 책임을 물었다.
은채아 또한 이 자리에서 자신의 잘못을 밝혔다. 그는 설지현의 이야기를 담은 방송을 폐지시키고, 설지현 엄마를 죽인 뺑소니범인 강인범(허정도 분)이 있는 구치소에 화재를 낸 것이 자신이라고 고백했다. 그는 "수호가 죽고난 후 지현씨를 조금은 이해하게 됐다. 여기까지 오게 만들어 죄송하다"며 무릎을 꿇고 설지현에게 사과했다. 
 
결국 천회장과 은채아 모두 법정에 서게 됐다. 신민석도 설지현을 위해 천회장으로부터 100억 원을 입금 받은 통장을 가지고 법정에 나타났다. 천회장, 신민석은 징역형을, 강인범은 무기징역을, 은채아는 집행유예를 선고 받았다. 설지현 가족의 사망에 관련된 모든 사람들이 법의 단죄를 받게 됐다.  
설지현은 복수를 마쳤지만 다시 외로워졌다. 그는 천수호(김정현 분)를 그리워하며 "당신과의 시간을 영원히 기억하겠다"고 못 다 전한 말을 편지에 옮겨 담았다. 복수를 해도 소중한 사람들을 잃은 설지현은 환하게 웃지 못했다. 권선징악이었지만 한편으로는 먹먹한 결말이었다.
'시간'은 건강 문제로 남자 주인공 김정현이 하차를 했지만, 크게 스토리가 무너지지 않고 무사히 종영을 했다. 김정현이 맡은 천수호가 가지고 있던 시한부 설정이 김정현의 하차를 자연스럽게 해줬고, 남은 서현, 김준한, 황승언이 열연으로 김정현의 빈자리를 메우면서 드라마를 완성시켰다. 복수를 했지만 사랑하는 사람을 모두 보내야 하는 설지현의 모습은 드라마로서는 최선이었던 '여운 엔딩'이었다.
매끄럽지 못했던 사건 해결, 다소 오그라들었던 광장 호소 장면 등은 아쉬웠지만, 남자 주인공의 하차라는 큰 변수에도 흔들림 없이 감정선을 이어간 것은 칭찬받을 만 했다. 거기에 마지막 회까지 정의와 개인의 안위 사이에서 갈등하는 지극히 인간적인 모습의 서현, 김준한, 황승언이 만든 팽팽한 긴장감은 특히 인상적이었다. 약자가 힘없이 눈물을 흘리게 만드는 사회적 무관심을 거부한다는 드라마의 사회적 메시지도 비교적 다부지게 전했다. 
이처럼 합격점을 받을 만 했던 '시간'은 서현, 김준한, 황승언의 열연, 그리고 법의 사각지대에 놓인 약자가 권력에 맞서면서 변해가는 모습을 심도 있게 그린 뚝심으로 마니아 시청자들을 만족시켰다. / yjh0304@osen.co.kr
[사진] '시간'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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