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쉽게 안 헤어지려고요"
10년의 옥살이, 첫사랑과의 재혼. 나한일과 정은숙의 러브스토리는 그야말로 드라마틱하다.
20일 방송된 TV조선 '인생다큐-마이웨이'에서 나한일의 두 번의 수감생활과 결혼, 이혼, 재결합, 다시 이혼, 옥중 재혼 등 파란만장한 인생기를 다뤘다. 1990년대 액션 스타였던 나한일은 배우 유혜영과 결혼했지만 9년 만에 이혼했다. 4년 뒤 재결합을 했지만 다시 이혼하는 등 순탄치 않은 결혼 생활을 이어갔다.

2009년에는 대출 브로커를 통해 금융기관으로부터 100억 원 대의 불법 대출을 받은 혐의로 2년 6개월 옥살이를 했다. 특히 출소 3년 만에 해외 부동산 투자 사기 혐의로 다시 구속돼 1년 반을 더 지냈다. 첫 번째 옥살이에선 어머니를 잃었고 두 번째 옥살이에선 아내를 잃었다. 나한일은 사랑하는 이들에게 받은 배신과 상실감에 크게 좌절했다.
그의 곁을 지켜준 건 유혜영과 사이에서 낳은 딸 나혜진이었다. '마이웨이'에서 그는 "가족마저 원망하면 아빠는 얼마나 아플까 싶었다. 교도소에 면회를 가면 마음이 찢어지는 아픔이 있다. 면회가 끝나면 뒤로 해서 수갑을 채운다. 아빠는 제가 나갈 때까지 끝까지 보고 있다. 그 모습을 보면 아픔이 몇 달 간다"며 눈물 지었다.

딸과 함께 나한일의 버팀목이 돼 준 사람은 첫사랑 정은숙이었다. 정은숙은 주연배우로, 나한일은 무명으로 지내던 시절 두 사람은 연인이었다. 동거하며 아이까지 가졌지만 낙태 후 헤어지게 됐고 두 사람은 서로를 가슴에 품은 채 다른 이와 가정을 꾸렸다. 결과적으로 둘 다 결혼에 실패했지만 나한일이 감옥에 있던 때 정은숙이 손을 내밀었다.
2016년 4월, 30년 만에 나한일과 정은숙은 옥중 결혼식을 올렸다. 딸 나혜진은 아빠의 재혼에 관해 "결혼은 아빠의 선택이니까 제가 어떻게 말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아빠가 죄책감을 갖지 말았으면 좋겠다. 지금까지 아빠를 원망한 적은 없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그런 딸을 보며 나한일은 눈시울을 붉혔다.
이제 나한일은 해동검도를 널리 알리면서 배우로서도 재기를 꿈꾸고 있다. 그는 "해동검도는 제 삶에서 굉장히 중요하다. 최대한 많은 해동검도인을 확신시키는 게 꿈이다. 수없이 반성하고 뉘우친 10년의 세월간 분에 넘치는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제 제 자리로 가서 연기자로 일하고 싶다"고 복귀 의지를 내비쳤다.
그를 전폭적으로 응원하고 있는 정은숙이다. 정은숙은 "최진희의 '우린 너무 쉽게 헤어졌어요'란 노래가 있다. 우리가 헤어지기 전 그 노래를 너무 불러서 쉽게 헤어진 것 아닌가 싶다. 이제는 헤어지지 않고 싶다"며 미소 지었다. 나한일 역시 여생을 정은숙과 함께 최선을 다해 살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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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마이웨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