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돌아온 코란도, 달라진 코란도
OSEN 강희수 기자
발행 2019.02.28 09: 45

 “코란도가 돌아왔다.”
지나간 ‘코란도’는 향수(鄕愁)다. 그런데 돌아온 ‘코란도’는 자신감이었다. ‘코란도가 돌아왔다’는 한 마디가 함축한 의미는 적어도 쌍용차 사람들에겐 어휘 그 이상이다. 
쌍용자동차가 ‘신형 코란도’를 출시하면서 차명을 다시 ‘코란도’로 정한 이유가 자명해졌다. 1983년 ‘거화 코란도’로 탄생한 ‘코란도’는 쌍용차를 ‘SUV 명가’로 받들어 올린 주인공이고, 우리나라 SUV의 상징과도 같은 존재다. 

쌍용차가 IMF 이후 수차례 주인이 바뀌는 아픈 시기가 없었다면 ‘코란도’는 한낱 향수로 남았을 수 있다. 하지만 뼈아픈 고통과 재기의 시간을 통과한 쌍용차에 ‘코란도’는 곧 ‘재건’이다. 
지난 26일, 쌍용자동차는 최첨단을 자랑하는 인천 송도국제도시에서 ‘코란도(KORANDO)’의 미디어 시승을 곁들인 출시행사를 열었다. 행사장 분위기는 마치 자신감을 되찾은 SUV 명가의 출정식 같았다. 
최종식 대표이사의 인사말에서부터 자신감이 묻어났다. “‘티볼리’에서 시작한 쌍용차의 재건 흐름이 ‘G4 렉스턴’과 ‘렉스턴 스포츠’ ‘렉스턴 스포츠 칸’을 거쳐 ‘코란도’에서 완성 되고 있다”고 말했다. 코란도의 출시는 쌍용차 SUV 라인업의 성공적인 세대교체와 쌍용차 SUV 라인업의 완성을 의미했다. ‘37년 역사의 최장수 브랜드’라는 말에서는 코란도의 정통성 회복 의지도 보였다. 
미디어 시승에서 만나 본 ‘돌아온 코란도’에선 4가지 특징을 찾을 수 있었다. 쌍용차가 ‘뷰:티풀(view-tiful) 코란도’라고 애칭을 줄 정도로 디자인 완성도가 뛰어났고, 운전자와의 교감 설비는 철저하게 디지털 퍼스트 개념이 적용 됐으며, 종전과 전혀 다른 엔진을 사용했고, 쌍용차가 확보한 온갖 자율주행장치들을 모조리 때려 넣었다는 점이다. 
코란도의 디자인은 쌍용차의 SUV 라인업 중 가장 늦게 나온 만큼 완성도 또한 가장 높았다. 하긴, 정립 된 디자인 언어가 있다면 그 언어를 실현하기에 가장 좋은 사이즈가 준중형이다. 볼보자동차의 히트상품인 SUV 삼형제만 봐도 XC60이 XC90, XC40에 비해 비율이 가장 좋다. 
코란도도 형제 라인업인 ‘티볼리’와 ‘G4 렉스턴’의 분위기를 다분히 풍기고 있다. 그래서 친숙하기도 하지만 또 하나의 완전한 객체이기도 했다. 형제 세그먼트에서 정립 된 디자인 언어들이 차분히 정리 돼 있었다. 풀 LED 헤드램프, 수직배열 LED 안개등, LED 리어 콤비램프로 포인트를 줬지만 역시 돋보이는 것은 전후좌우의 안정된 비율이었다. 특히 후면부 디자인은 딱히 꼬집을 데가 없을 정도로 틀이 잡혀 있었다. 다만 그릴 디자인은 정리가 덜 된 듯한 인상도 준다. 차의 인상을 좌우하는 라디에이터 그릴 디자인은 쌍용차가 장기적으로 풀어나가야 할 숙제처럼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인 균형미는 아주 좋다. 쌍용차가 ‘뷰:티풀(view-tiful)’이라는 말 장난을 시도하기에 충분한 비율이었다. 17인치 알로이휠을 기본으로 18/19인치 아이아몬드커팅휠까지 갖추고 있어 신발에 힘 주고 싶은 이들에겐 선택지가 넓다.  19인치 다이아몬드커팅휠은 차를 순식간에 근육질로 변모시킨다. 
인테리어로 들어가면 ‘디지털 퍼스터’ 콘셉트가 한 눈에 들어온다. 아이패드를 수납할 수 있는 대용량 글러브박스, 여름 운전자의 목마름을 채워 주는 1열 통풍시트, 운전석 전동식 4방향 요추받침대 등은 디지털화를 위한 준비 단계일 뿐이다. 
‘디지털 퍼스트’ 전략은 쌍용차가 ‘블레이즈 콕핏(Blaze Cockpit)’이라고 부르는 운전석 시야각에서 꽃이 핀다. 운전자가 가장 많은 시선을 주는 계기반은 기존 아날로그에서 10.25인치 풀 디지털 클러스터로 교체 됐다. 모드 선택에 따라 완전히 다른 기기처럼 표출 정보와 방식을 변화 시킨다. 
속도계와 토크 게이지가 좌우로 배치된 전통적 개념의 계기반이었다가 차량의 모든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친절한 안내서가 되기도 한다. 한발 더 나가니 내비게이션이 공간을 채운다. 센터페시아에 있는 9인치 AVN의 내비게이션과 미러링이 되도록 해 놓았다. 토크 게이지는 엔진의 회전속도를 디지털 바늘 뿐만아니라 숫자로도 표시한다. 계기반의 형태를 바꾸는 모든 조작은 스티어링 휠에 부착 된 작은 버튼으로 이뤄진다. 
센터페시아의 9인치 AVN 스크린은 단순 내비게이션과 태블릿 PC 사이 어디쯤에 있었다. 내비게이션을 포함한 모든 콘텐츠를 HD 고화질로 즐길 수 있으며 5:5 화면 분할도 가능했다. 이동 중에 지역에 따라 주파수가 달라지면 라디오 주파수를 자동적으로 맞춰주는 기능도 있다. 애플 카플레이, 안드로이드 오토는 물론이고 음성인식도 된다. 2열에 배치 된 220V 인버터는 노트북 컴퓨터도 충전할 수 있다. 
잠시도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않는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들에겐 자동차 안이 더 이상 놀기에 불편한 공간이 아니다. 34가지 컬러로 실내 분위기를 바꿔주는 ‘인피니티 무드램프’는 공간을 시시각각 개인화 할 수 있게 했다.
차의 심장인 엔진은 준중형에 맞는 선택을 했다. ‘신형 코란도’에는 1.6리터 디젤 엔진이 실려 있다. 돌이켜보면 티볼리 디젤 모델의 엔진도 1.6리터다. 그러나 두 엔진은 완전히 다르다. 티볼리 1.6 디젤은 최고 출력이 115마력에 불과하다. 
하지만 신형 코란도의 1.6리터 디젤 엔진은 4,000rpm에서 최고 출력 136마력을 낸다. 최대 토크는 1,500rpm(~2,500rpm)에서부터 뿜어져 나오는데 33.0kg.m에 이른다. 현대차 투싼 1.6디젤 모델이 최고출력 136마력, 최대토크 32.6kg.m이다. 
코란도에 장착 된 1.6디젤은 티볼리 때 썼던 엔진이 아닌, 새로 개발 된 엔진이다. SUV의 속성을 완전히 잃지는 않아 일반 모드, 스포츠 모드 그리고, 겨울철 미끄러운 노면에서 안전한 출발을 지원하는 윈터모드를 선택할 수 있다. 변속기는 아이신(AISIN AW)사의 GENⅢ 6단 자동이다. 
그런데 기존 코란도 C에 달렸던 2.2 디젤은 이번 ‘신형 코란도’에는 없다. 178마력을 내던 코란도 C의 역동성은 버리고 도심형 SUV의 정숙성과 세련 된 디자인을 취했다. 요소수 방식의 SCR(선택적 촉매 환원법)을 채택해 강화 된 배기가스 기준을 충족시키면서도 복합연비는 이륜구동 14.1km/l(수동은 14.5km/l), 사륜구동 13.3km/l를 달성했다. 
미디어 시승코스는 송도 컨벤시아를 출발해 인천대교를 건너 영종도의 해안남로, 공항서로를 돌아오도록 설계 됐다. 인천대교는 시속 100km 구간단속 장비가 설치 돼 있고, 영종도 구간도 어차피 속도는 크게 내지 못하는 환경이다. ‘코란도 C’가 신형 코란도로 바뀌면서 달라진 성격 그대로를 받아들여 달라는 쌍용차의 의도가 배어 있었다. 경쾌한 속도감 보다는 디지털 화 된 각종 편의장치를 즐기며 쾌적한 도심 주행을 즐겨달라는 보이지 않는 요구였다. 
136마력의 최고 출력은 티볼리보다는 훨씬 움직임이 자연스러웠지만 코란도 C의 거친 맛을 기억하는 이들에겐 선택과 집중의 아쉬움으로 남을 수 있다. 쌍용차는 1.6리터 엔진 선택을 두고 ‘다운사이징’이라는 표현을 썼지만 동일 출력의 저배기량 엔진을 뜻하는, 엄밀한 의미의 다운사이징과는 차이가 있어 보인다. 
136마력을 내는 신형 코란도는 ‘도심형 SUV’로 정체성을 정립하고 있었다. 엔진룸은 물론이고 탑승공간까지 흡차음재를 채워 넣었고, 엔진마운트 시스템 최적화, 리어 액슬 4점식 마운트 적용 등의 노력으로 차는 조용히 차분하게 달렸다. 결코 거칠지 않게. 
‘도심형 SUV’로의 변신은 반자율주행을 가능하게 하는 요소들을 대거 투입한 선택에서도 읽을 수 있었다. 기계식이 아닌 전자식 스티어링이어야 적용 가능한 것들이 돌아온 코란도를 똑똑하게 만들었다. 기계식 스티어링은 자연스럽게 프레임 바디의 G4 렉스턴, 렉스턴 스포츠 및 스포츠칸의 차별화 요소가 됐다. 프레임 바디 모델은 본격 오프로더로 특화시킨다는 전략이 읽힌다. 
코란도에는 지능형 주행제어(IACC: Intelligent Adaptive Cruise Control)가  적용 돼 상용화 최고 수준인 Level 2.5의 자율주행 성능을 갖추도록 했다. 긴급제동보조(AEB), 차선 유지보조(LKA), 앞차 출발 알림(FVSA), 부주의 운전경보(DAA), 안전거리 경보(SDA) 같은 첨단 안전사양들이 엔트리 모델인 샤이니부터 장착 돼 있다.
후측방 접근 물체와 충돌위험이 있다고 판단될 경우 긴급 제동해 사고를 예방하는 후측방 접근 충돌 방지 보조(RCTAi)와 하차 시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탑승객하차보조(EAF: Exit Assist Function)도 동급에서 찾아보기 힘들지만 코란도는 갖추고 있다.  
샤이니(Shiny, M/T) 2,216만 원, 딜라이트(Delight, A/T) 2,543만 원, 판타스틱(Fantastic) 2,813만 원 하는 가격도 코란도의 무시못할 매력이다. 
약 4년 동안 3,500억 원의 개발비를 투입해 완성시켰다는 돌아온 코란도. 쌍용차의 차세대 전략모델 코란도는 매력적인 스타일에 최신 기술을 집약시켜 완성한 도심형 SUV였다. /100c@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