렉스턴 스포츠+칸, 시작은 오픈형 SUV, 종착지는 픽업 트럭 
OSEN 강희수 기자
발행 2019.06.26 07: 50

쌍용자동차가 렉스턴 스포츠를 출시했을 때, 다소 억지스러운 세그먼트가 만들어졌다. 유례를 찾아 볼 수 없는 '오픈형 SUV'다. SUV의 명가 답게 렉스턴 스포츠를 SUV의 범주에는 넣고 싶은데 뒤쪽 화물 데크가 열려 있기 때문에 '오픈형'이라는 수식어를 붙였다. 
이 조어법은 나름대로 성과를 거뒀다. 자동차 세법상의 분류처럼 자칫 '화물용'으로 인식 될 수 있는 위험을 방어했다. 
그런데 쌍용자동차가 롱바디 모델인 '렉스턴 스포츠 칸'을 출시했을 때는 쌍용차가 창조한 신 개념이 언급되지 않았다. 그 사이 자동차 소비자들의 인식이 달라져 있었기 때문이다. 쌍용차는 단지 화물 데크가 길어졌을 뿐인 이 차에 '픽업 트럭'이라는 말을 조심스럽게 붙이기 시작했다. 

렉스턴 스포츠 칸.

두 차의 인식 변화는 도로에서 눈으로 확인 되고 있다. 렉스턴 스포츠는 화물 데크 위에 별도의 하드캡을 씌운 차량들이 많은 반면, 렉스턴 스포츠 칸은 하드캡 없이 원래의 데크 모양을 그대로 유지한 채 도로를 질주한다. 자동차 소비자들이 먼저 '픽업 트럭'의 본래 용도를 찾았다는 방증이다. 
'오픈형 SUV'로 시작한 렉스턴 스포츠가 한국형 픽업 트럭으로 진화해 가고 있는 모습이다. 흔히 우리나라에서 ‘트럭’이라고 하면 캡오버(Cap Over) 형태의 1톤 트럭이 주를 이뤘지만 '픽업 트럭'이 득세하는 신호탄이 터진 셈이다. 미국 같은 자동차 선진국에서 픽업 트럭이 어떤 형태로 활용되고 있는 지 국내 소비자들도 잘 알고 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렉스턴 스포츠 칸.
레저활동 및 캠핑을 즐기는 인구가 급증하고 수도권에서도 도심지를 떠나 외곽 신도시로 옮기는 거주자가 늘어나면서 적재 공간이 넓어 실용성이 뛰어난 픽업트럭을 자가용으로 사용하고자 하는 수요도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픽업트럭은 승용 SUV와 상용 트럭의 역할을 모두 수행할 수 있어 자영업에 종사하는 이들에게 SUV는 실용적인 대안이다. 국내에서 찾아보기 힘들었던 오픈형 SUV 시장은 렉스턴 스포츠 브랜드의 출시 이후,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판매된 픽업 트럭은 총 4만 2,021대로 2017년까지 2만 2,912대였던 점을 감안하면, 연간 약 100% 증가했다. 쌍용자동차에 따르면 2019년 1월부터 5월까지 렉스턴 스포츠와 렉스턴 스포츠 칸 두 모델 총 판매대수는 1만 9,155대로 전체 오픈형 SUV 시장에서 절대 강자의 지위를 확보하고 있다.
렉스턴 스포츠는 G4 렉스턴의 플래그십 SUV를 계승하고 G4 렉스턴의 프레임 바디를 그대로 이용하고 있다. 4Tronic을 바탕으로 한 탁월한 온-오프로드 주행성능과 견인능력을 갖춘 LUV(Leisure Utility Vehicle)이다. 그렇다 보니 이런 차에 통상적인 화물차라는 이미지가 붙는 것은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다. ‘오픈형 SUV’라는 새로운 카테고리를 만들어 소비자들의 인식을 바꾼 뒤, 본격적인 픽업 트럭으로 연결하는 전략을 썼고, 그것이 주효했다. 
렉스턴 스포츠 시리즈는 2019년 5개월 동안 1만 9,155대나 팔렸다. 이는 전년 누계 판매량 대비 22.1%가 상승한 수치다. 판매 실적이 증가하면서 렉스턴 스포츠의 내수 시장 입지는 점점 굳건해졌다. 픽업 트럭 특유의 광활한 적재 공간은 기본이고, 레저와 야외활동을 즐기는 구매자층에게 오프로드 주행능력도 크게 어필됐다. 
렉스턴 스포츠 칸.
현명한 소비자들이 중히 여기는 ‘가성비’는 따를 자가 없다. 렉스턴 스포츠의 구매층 분석결과, 가장 많이 판매된 트림은 가성비가 가장 높다고 평가된 ‘어드벤처 모델’이다. 최고 출력은 181마력/4,000rpm, 최대토크는 40.8㎏ㆍm/1,400~2,800rpm를 발휘하며 4륜구동 모델 기준 공인 연비가 9.8㎞/L에 이른다. 구매자의 37%가 선택한 어드벤처 모델은 2,586만원으로, 6단 자동변속기, 열선핸들, 1/2열 시트 열선시트가 기본이다. 여기에 운전석 및 동승석 통풍시트 40만원 옵션을 선택할 수 있다. 레저용이나 개인사업자 모델로 최적의 가성비를 자랑한다. 연간 자동차세 2만 8,500원, 개인 사업자 부가세 환급(차량가격의 10%) 같은 경제성도 매력적이다.
구매자의 96%가 선택한 4Tronic 시스템은 악천후와 오프로드에서도 최고의 주행성능을 체험할 수 있게 한다. 여기에 자동기어잠금장치(LD, Locking Differential)를 통해 등판능력은 5.6배, 견인능력은 4배 가량 우수한 성능을 발휘한다. G4 렉스턴과 동일한 e-XDi220 LET 엔진에 뛰어난 동력전달 성능과 내구성을 장점으로 하는 아이신(AISIN AW) 6단 자동변속기가 조합됐다. 차체의 79.2%에 고장력 강판을 적용했고, 초고장력 쿼드프레임(Quad Frame)을 비롯해 다양한 첨단 안전기술을 적용했다.
롱바디 모델인 렉스턴 스포츠 칸은 렉스턴 스포츠보다 적재능력이 뛰어남은 물론이고, 용도성도 향상 됐다. 렉스턴 스포츠에 비해 310mm 확장된 유틸리티 데크를 장착한 칸은 최대 700kg까지 적재 가능하다. 용량은 1262ℓ로 높이 570mm, 길이 1,610mm, 너비 1,570mm를 자랑한다. 
렉스턴 스포츠 칸.
오픈형 데크에 크기와 부피가 큰 텐트와 장비를 실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견인능력까지 갖추고 있어 캠핑카를 끌 수도 있다. 렉스턴 스포츠에 아쉬움을 느낀 레저족들에게 칸은 확장성이 더 큰 옵션이다. 특히 캠핑을 하거나 낚시를 하기 위해 오프로드를 달려야 하는 레저족들이라면 칸이 제공하는 안정적 주행은 매력적인 선택 요소 중 하나다. 최고 출력 181마력, 최대 토크 40.8kg.m의 힘을 발휘하는 칸은 대용량 적재와 안정적인 주행을 동시에 가능하게 한다.
일반적인 도로에선 2H모드를 사용하다 눈이 많이 오거나 비가 많이 내릴 경우 4H 모드를 전환해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하다. 본격적인 오프로드 시에는 4L 모드를 이용해 어려운 험지에서 쉽게 탈출할 수 있다. 비슷한 기능으로 험로에서 헛바퀴를 돌 때 차동 기어의 기능을 제한하고 상대적으로 정상 회전을 하는 바퀴에 힘을 전달할 수 있게 하는 차동 기어 잠금장치를 지원한다. 다이내믹 5링크 서스펜션을 통해 최고의 접지력도 자랑한다.
쌍용자동차 관계자는 “SUV 인기가 픽업트럭으로 확산되면서 불모지로 여겨졌던 시장에서 새로운 가능성이 나타나고 있다”며 “렉스턴 스포츠가 시장의 선도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는 만큼 오픈형 SUV의 자존심을 걸고 자동차 시장의 외연을 넓히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100c@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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