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크 워터스' 마크 러팔로, 느려도 묵직하게[Oh!쎈 리뷰]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20.04.01 00: 25

 대기업을 변호하는 대형 로펌에서 변호사로 근무하는 롭 빌럿(마크 버팔로)은 어느 날 갑자기 회사로 찾아온 시골 농부에게 변호를 맡아달라는 부탁을 받는다. 전도유망한 대기업 듀폰이 자신의 마을에 강력한 화학물질을 묻어 버렸다는 것. 할 일이 많았던 롭은 귀찮다는 듯 그를 사무실 안에서 내쫓지만 직접 소의 죽음과 동네 사람들의 건강 상태를 목격하면서 관심을 갖기 시작한다.
롭은 회사의 만류에도 혼자 자료조사를 거듭하면서 로펌 대표에게 지속적인 도움을 요청한다. 그동안 듀폰이 몰래 살포해 온 화학물질이 퍼플루오로옥타노익 에시드(PFOA)라는 이름의 독성 폐기물질이었음을 알아냈기 때문이었다.
오랜 추적 끝에 롭은 PFOA가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코팅된 프라이팬, 렌즈, 아기 매트 등에 사용됐음을 알고 큰 충격에 빠진다. 듀폰은 PFOA의 위험성을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PFOA를 사용하는 것은 물론 무단 방류까지 하며 40년 넘게 진실을 은폐하고 있었다. PFOA로 인해 각종 암 환자 속출, 기형아 출산율이 증가하자 롭은 자신의 변호사 인생을 걸고 대기업 듀폰과의 지난한 싸움을 이어나간다.

영화 스틸사진

영화 포스터
‘다크 워터스’(감독 토드 헤인즈, 수입 CJ엔터테인먼트, 배급 이수 C&E)는 인류의 99%를 독성 물질 중독에 빠뜨린 미국 최고 화학 기업 듀폰의 독성 폐기물질 유출을 폭로하는 실화 영화.
안전과 정의를 위해 맞서 싸운 평범한 변호사 롭 빌럿의 용기는 지켜보는 관객에게도 깊은 충격과 울림을 선사한다. 대체 불가능한 두 배우 마크 러팔로와 앤 해서웨이의 연륜과 관록이 느껴지는 연기가 스크린을 힘 있게 채운다. 이는 곧 영화 자체에 생명력을 불어넣으며 느리지만 천천히, 긴장의 끈을 팽팽하게 동여맨다.
토드 헤인즈 감독은 실제 사건의 중대성을 신중하고 차분한 시선으로 전한다. 느리다고 해도 될 만큼 전반적으로 천천히 흘러가며 감정을 최대한 억제하고 있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더욱 더 극적인 순간과 생각할 거리를 만들어낸다. 러닝타임 1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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