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2'까지 취미로 야구한 사나이의 반전, 101승 투수 대신한다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1.10.13 05: 14

두산 신인 좌완투수 최승용이 부진으로 2군에 내려간 유희관의 대체선발로 낙점됐다. 중학교 2학년까지 취미로 야구를 했던 선수라 더욱 눈길이 간다.
두산 김태형 감독은 지난 12일 잠실 KT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유희관 대신 최승용이 선발 로테이션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101승 투수’ 유희관은 지난달 말까지만 해도 두산의 확실한 5선발 자원이었지만 10월 3일 잠실 삼성전(⅔이닝 7실점)과 10일 창원 NC전(2이닝 5실점)에서 연달아 조기 강판되며 11일 2군행을 통보받았다. 이에 박종기, 김민규, 조제영 등 선발 경험이 있는 투수들이 대체선발로 거론됐지만 사령탑의 선택은 신인 최승용이었다.

두산 베어스 투수 최승용 / OSEN DB

최승용은 소래고를 나와 2021 두산 2차 2라운드 20순위로 지명된 좌완 유망주로, 퓨처스리그서 8경기 1패 평균자책점 5.68을 남긴 뒤 8월 29일 본격적으로 1군에 올라와 한 달 반 가까이 생존에 성공하고 있다. 9월 7경기 등판에 이어 지난 6일 대전 한화전에서 선발 데뷔전까지 치렀다. 기록은 ⅔이닝 2실점이었지만 김태형 감독은 당시 “경기 내용과 관계없이 자기 공을 씩씩하게 던졌다”고 합격점을 부여했다.
이번에 유희관의 대체선발로 최승용을 낙점한 이유도 같은 맥락이었다. 김 감독은 “입단 초반보다 점점 좋아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중간, 선발을 가리지 않고 본인이 갖고 있는 공을 잘 던진다”며 “물론 6이닝을 기대할 순 없지만 공 자체가 괜찮고, 발전 가능성이 있어 지금 상황에서 선발 역할을 하는 게 맞다고 봤다. 미래를 봤을 때 충분히 그 자리에서 괜찮게 던질 것”이라고 신뢰를 보였다.
대한유소년야구연맹에 따르면 최승용은 중2때까지 취미로 주말에 야구를 하다가 중3때 본격적으로 야구를 한 드문 케이스다. 그럼에도 고교 시절 유연한 투구폼과 함께 직구, 슬라이더, 커브, 스플리터 등 다양한 구종을 구사했고, 제74회 황금사자기에서 소래고가 우승후보 야탑고를 꺾고 16강에 진출하는 데 결정적 기여를 했다. 엘리트 전문야구가 아니어도 프로 상위 지명을 받을 수 있다는 걸 보여주며 클럽야구 선수들의 희망으로 떠올랐다.
최승용은 대체선발 낙점 후 “곽빈 형이 처음부터 너무 잘하려고 하지 말고 중간으로 나가듯 매 이닝 매 타자에 전력 투구하라는 조언을 해주셨다”며 “내가 못 던지면 다른 선수가 대체선발로 들어가는 게 맞겠지만 자리를 안 뺏기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backligh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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