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의 눈은 정확했다…대혼란 수습한 21세 좌완, 역전극 언성히어로 ‘우뚝’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2.04.08 09: 37

‘국보’ 선동열 전 감독의 눈은 정확했다. 대혼란 속에서 마운드에 오른 두산 2년차 좌완 최승용(21)이 3⅔이닝 무실점 역투로 팀의 극적인 역전승을 뒷받침했다.
최승용은 지난 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삼성과의 시즌 3차전에 구원 등판해 3⅔이닝 2피안타 무사사구 3탈삼진 무실점 62구 호투를 선보였다.
최승용은 3-5로 뒤진 3회 무사 1, 2루 위기서 3번째 투수로 등판했다. 앞서 선발투수 박신지와 베테랑 임창민이 대거 5실점하며 역전을 허용한 상황. 최승용은 달랐다. 첫 타자 이재현을 중견수 뜬공으로 잡고 침착하게 첫 아웃카운트를 늘린 뒤 후속 김지찬 타석 때 3루주자 최영진이 더블스틸 과정에서 런다운 아웃되는 행운이 따랐고, 곧바로 김지찬을 중견수 뜬공 처리, 대혼란을 수습했다.

4회초 두산 최승용이 역투하고 있다. 2022.04.07 /jpnews@osen.co.kr

여전히 3-5로 뒤진 4회 역시 안정적이었다. 첫 타자 오선진의 삼진에 이어 호세 피렐라에게 우전안타를 맞았지만 다시 강민호를 헛스윙 삼진, 김헌곤을 3루수 땅볼 처리하며 이닝을 끝낸 것. 이후 5-4로 근소하게 앞선 5회에도 최영진의 내야안타로 처한 1사 1루서 김태군을 루킹 삼진, 이재현을 좌익수 뜬공으로 잡고 실점하지 않았다.
최승용은 6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김지찬-오선진을 연달아 범타로 돌려보냈다. 이후 2사 주자 없는 가운데 이승진에게 마운드를 넘기고 기분 좋게 경기를 마무리했다.
최승용 덕분에 삼성의 득점 본능을 억제한 두산은 4-5로 뒤진 8회말 2점을 뽑으며 최종 6-5 역전승을 거뒀다. 두산 김태형 감독은 경기 후 “최승용이 중요한 순간에 등판해 깔끔한 피칭으로 상대 흐름을 끊어줬다”고 박수를 보냈다.
최승용은 지난해 두산이 발굴한 좌완 원석이다. 소래고를 나와 2021 2차 2라운드 20순위로 두산맨이 된 그는 15경기 승패 없이 2홀드 평균자책점 3.93을 남긴 뒤 포스트시즌 엔트리에 승선해 7경기라는 귀중한 경험을 쌓았다. 꿈의 무대인 한국시리즈에서 3경기 평균자책점 0(1⅔이닝 무실점)의 강심장을 선보이며 향후 두산을 이끌 좌완투수로 주목받았다.
최승용이 본격적으로 유명세를 탄 건 지난 2월 울산 스프링캠프 때였다. 당시 선동열 전 감독이 일일 투수 인스트럭터로 변신해 두산 투수들을 유심히 살펴봤고, 최승용의 투구에 매료된 국보는 “좋다. 네게는 진짜로 해줄 말이 없다”는 최고의 찬사를 보냈다. 이날 선보인 투구는 국보의 찬사에 딱 들어맞는 퍼포먼스였다.
최승용은 경기 후 “앞선 경기들 결과가 좋지 않아 스스로에게 화가 났다. 오늘은 마음을 비우고 못해도 된다는 생각으로 눈앞의 한 타자만 생각하며 편하게 던졌는데 좋은 결과가 있었다”며 “오늘 하루에 만족하지 않고 더 노력해 지금보다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아직 멀었지만 언젠가 두산을 대표하는 투수가 되고 싶다”는 당찬 포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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