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수' 테너 박인수, 'S대 후배' 조영남 타박→카이·전유진 응원 ('마이웨이') [종합]
OSEN 최지연 기자
발행 2022.06.06 08: 38

'마이웨이' 테너 박인수가 조영남을 꾸짖고 후배 카이와 전유진을 응원했다. 
5일 방송된 TV조선 '스타다큐 마이웨이'(이하 '마이웨이')에서는 이동원과 함께 부른 '향수'로 클래식과 대중가요의 화합을 이끌어내며 전성기를 구가한 국민테너 박인수의 이야기가 담긴 가운데 조영남과 카이 등 후배들을 만나는 모습이 그려져 눈길을 끌었다. 
이날 박인수는 소리연구회에서 제자들을 양성하는 모습을 보였다. 제자는 "음악의 아버지는 바흐가 박인수 선생님이다. 레슨 때 세게 말씀하실 때도 있지만 제자들을 향한 마음이 진심이다. 욕 듣는 것도 좋다. 욕을 안 들으면 제자가 아니라고 한다"며 "그동안 해오신 것들도 너무 많은데 선생님만큼 음악 할 때 진지하고 겸손한 사람을 본 적이 없다"고 존경심을 알렸다.  

이후 박인수는 마리아 칼라스와의 인연을 떠올렸다. 박인수는 "마리아 칼라스가 줄리아드 음대에 왔다는 얘기를 듣고 오디션을 봤는데 덜컥 됐다. 마리아 칼라스 혼자 심사하더라. 뽑히고 나서 마리아 칼라스가 전화를 해서 '내 마스터 클래스가 있는데 25명 중 3명 내보냈다. 3명 뽑는데 오디션을 보지 않겠냐' 해서 봤다"고 말했다.
'마이웨이' 방송화면
이 오디션에게 박인수는 마리아 칼라스에서 '브라비시모'라는 최상급 칭찬을 받기도 했다. 박인수는 이어 "(마리아 칼라스가) 저를 많이 좋아했다. 쉴 새 없이 오페라를 했다. 오페라도 가곡도 많이 했는데 사람들은 '향수'밖에 모른다"고 전했다. 박인수에게 '향수'는 6개월만에 70만장이 팔리며 클래식과 대중가요의 화합을 이끈 곡이었다.
박인수는 "'향수' 덕분에 오페라나 가곡을 뒤엎겠다는 게 아니고 음악적 시야를 넓혔다. 노래를 불러서 좋고 듣는 사람이 감동 받으면 좋다는 단순한 논리가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이동원과 박인수의 만남을 기억하는 서울대 후배 조영남은 자신의 화실에서 박인수를 반겼다. 둘은 십년 만에 만나는 사이였다. 조영남은 이날 박인수와의 나이차이가 일곱살인 걸 깨달았다. 
조영남은 대학시절을 회상하며 "형은 왕십리 건달 출신이라 까불 수 없었다"고 말했고, 제작진은 "대학생 때 조영남은 어땠냐"고 물었다. 박인수는 "그때도 이상했지"라며 조영남을 디스하는 한편 그때부터 이미 미군 순회공연을 가고 있었다며 천재라고 칭했다. 
'마이웨이' 방송화면
조영남은 "형하고 나하고 순회공연을 했다. 형이 먼저 하고 날 소개하는데 '얘가 학교 때 천재였다. 저는 오페라 주인공 못했는데 조영남은 주인공했다'더라. 까마득한 후배인데 아무리 노래를 잘해도 잘한다고만 하지 그렇게 용감하게 얘기하는 사람은 없다. 그때부터 정말 존경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박인수는 "나는 노력형이고 조영남은 진짜 천재다. 타고났다"고 보탰다. 
그후 조영남은 박인수의 아내가 젊은 시절 미인이었다면서 "형한테 푹 빠졌었다"고 말했다. 그러자 박인수는 "모셔온 거다"라며 결혼생활이 무려 57년에 접어들었다고 답했다. 조영남은 "57년동안 한 여자와 산 거냐?"고 물었고, 박인수는 "한 여자랑 살지 두 여자랑 사냐"며 "나한테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너는 무슨 재주냐. 음악이랑 미술에만 재주가 있으면 됐지"라며 타박했다. 
조영남은 "난 13년 사니까 딴 여자 만났다. 바람 피웠다"라며 "전 잘 됐다. 그 여자(윤여정)도 잘 됐다. 내가 바람피우는 바람에 잘 됐다. 나를 쫓아내고"라 말해 웃픔을 자아냈다. 박인수 또한 "네 와이프로 살았으면 안 됐을 거다"라며 인정했다. 이제 둘은 이동원에 대해 회상했다. 박인수는 이동원을 음유시인으로 떠올렸다. 이동원은 식도암으로 투병, 동료들이 병원비 모금 차 후원 음악회를 열기도 전에 영면에 들었다. 박인수는 당시 미국에 있어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하지 못했음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마이웨이' 방송화면
이후 박인수는 트롯천재 전유진을 만나 팬심을 전했다. 박인수는 전유진을 보자마자 "진짜 팬이다. 탈락했을 때 기분이 안 좋았다"며 "노래를 더 잘 하려고 하지 말라. 타고난 좋은 소리이기 때문에 그거만 살려도 된다"고 조언했다. 이어 박인수는 "노래보다 더 잘하는 게 있냐. 가장 잘하면 이걸 하는 게 맞다"고 말해주었고, 전유진은 "저를 믿고 무대에서 노래해도 되겠다 생각이 든다"고 답했다. 
마지막으로 박인수는 13년 만에 학교를 찾아 후배 신동원과 카이를 만났다. 신동원은 성악가고, 카이는 뮤지컬배우이다. 카이는 "스승과 제자 사이에 어울리는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우정이 있다"며 "학교 다닐 때는 박인수 선생님 제자라는 걸 친구들이 다 부러워했다"고 말했다. 
신동원은 박인수가 유학 중에 자신을 찾아왔음을 떠올렸다. 박인수는 잠수탄 신동원의 집을 물어물어 찾아갔고, 의자도 없이 바닥에 앉아 대뜸 노래를 시켰다. 신동원이 고음에서 고전하자 박인수는 계란으로 처치, 고음이 잘 나오자 이후 가구점을 데리고 가 소파를 사주었다고. 신동원은 "유학생활 내내 함께 했다"고 말했다.  
'마이웨이' 방송화면
이에 카이 또한 박인수에게 도움을 받았던 시절을 떠올렸다. 카이는 "학교 다닐 때 너무 돈이 없으니까 우리나라에 있는 특급호텔은 노래 아르바이트 구하러 다 다녔다. 학교 다니면서 오후에 출근해서 새벽 늦게까지. 술도 따라주면 마셔야 하니까 힘들었다. 그런데 어느날 선생님이 밥 먹자 하시더니 식사 후에 봉투 하나를 주시더라"고 회상했다.
이어 "'노래하는 사람은 노래만 해야 한다' 얘기하셨는데 그 말이 너무 오랫동안 잊히지 않았고 선생님을 위해서라도 이 일을 계속하면 안 되겠다 생각해서 그 주에 일을 그만두고 더 노래에 전력을 다했다"고 말했다. 박인수는 어느새 장성한 후배들을 보며 뿌듯함을 숨기지 못했다. 
한편 박인수는 '향수'에 대해 "그 땐 상상도 못했다. 클래식은 공연장에서였다. 내 생각은 그게 아니었다. 아무데서나 즐겁게 노래 부르는 건데 클래식 노래, 대중 음악이 따로 있나. 장르가 다를 뿐 똑같은 가치의 음악이다"라고 소신발언했다. 그러나 클래식계에서는 반발이 거셌다며 "잃는 게 있으면 반드시 얻는 게 있구나 했다"고 전했다. 그래도 박인수는 '향수'의 인기 덕에 1990년부터 2000년까지 무려 2000회에 달하는 공연으로 클래식 대중화에 힘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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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마이웨이' 방송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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